서렙타, 듀센형 근이영양증 유전자치료제 ‘ELEVIDYS’ 유럽 승인 심사에서 부정적 의견 수용

서렙타 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s, 티커 SRPT)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의약품사용자문위원회(CHMP)가 3~7세 보행 가능 듀센형 근이영양증(DMD)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치료제 ELEVIDYS(에레비디스)의 조건부 시판허가(cMA)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채택한 사실을 25일(현지시간) 공식 인정했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2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서렙타는 이번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규제 절차상 요구되는 의견수용 의사를 문서화했다. 파트너사 로슈(Roche)는 “EMA와의 대화를 지속해 대체 경로를 모색, 유럽 환자에게 치료 접근성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중추 임상 3상인 EMBARK 연구에서 ELEVIDYS가 기능적 결과를 평가한 중요 2차 평가지표 대부분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우선 목표(primary endpoint)였던 North Star Ambulatory Assessment(NSAA) 점수 총변화에서는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 문턱을 넘지 못해 주요 지표 미충족 판정을 받았다.

CHMP와 조건부 허가제도, 무엇이 문제였나?
CHMP(Committee for Medicinal Products for Human Use)는 EMA가 의약품 판매허가를 부여하기 전 과학·임상 자료를 최종 검토하는 심사 기구다. 조건부 시판허가는 난치성·중증 질환 치료제에 대해 제한된 데이터로도 예비적 허가를 부여, 환자 접근 속도를 높이되 사후에 추가 확증 데이터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제도이다. 이번 부정적 의견은 “치료 유익성과 안전성 근거 불충분”을 이유로 추정되지만, 세부 평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우리는 ELEVIDYS가 듀센 환아와 가족에게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확신한다. CHMP의 결정을 존중하나, 로슈와 협력해 새로운 자료와 해결책을 제시할 방안을 찾겠다.” — 더그 잉그램(서렙타 CEO)

주가 반응
보도 직후 프리마켓에서 SRPT 주가는 10.64% 급락해 $11.50을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유럽 매출 기회 축소를 즉각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듀센형 근이영양증(DMD)과 유전자치료
DMD는 디스트로핀 단백질 결핍으로 골격근이 점진적으로 약화되는 희귀·난치 유전질환이다. 환자 대부분이 10대 후반 휠체어 생활을 시작하며, 20~30대에 호흡부전·심부전으로 사망한다. ELEVIDYS는 결손 유전자를 보완하도록 설계한 AAV(아데노부속바이러스) 기반 원샷(one-shot) 유전자치료제로, 2023년 미국 FDA에서 조건부 허가를 얻어 판매 중이다.

전문가 시각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1차 지표 불충족이었음에도 CHMP가 완전 거절이 아닌 부정적 의견 의견서(adopted negative opinion)를 택했기에, 추가 데이터·재심사(re-examination) 절차로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견해다. 다만, EU 내 가격·재정 지속성을 고려하면 로슈가 요구 데이터를 충족시키는 데만 최소 1~2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
① EMBARK 장기 추적 결과가 올해 말 공개될 예정이어서, 근력·호흡 기능 지표에서 유의미한 격차가 유지될지 주목된다.
② 미국 FDA가 2026년까지 요구한 ‘확증 임상’ 제출 시한이 다가오고 있어, 결과가 기대치에 못 미칠 경우 미국 허가 유지 여부도 재검토될 수 있다.
③ 경쟁사 리제네론·사노피 등이 개발 중인 차세대 유전자치료 플랫폼이 내년 발표될 경우 시장 판도에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 용어설명
보행 가능(ambulatory) 단계는 DMD 환자가 아직 스스로 걸을 수 있는 초기~중기 상태를 의미한다. NSAA는 평가는 17가지 동작(서기, 계단 오르기 등)을 점수화해 근기능을 측정하는 국제 표준 척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