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2분기 매출 30.5% 증가…전기 SUV ‘YU7’ 수주 호조가 실적 견인

베이징발(發) 실적 속보다. 중국 스마트폰 및 가전 제조사 샤오미(小米)가 2분기(4~6월)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전기차 본격 진출 효과를 입증했다.

2025년 8월 19일, 로이터(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의 2분기 매출은 1,160억 위안(약 161억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 급증했다. 이는 LSEG 데이터 기준 애널리스트 15인이 예상한 1,147억 위안 평균치를 상회한 수치다.

조정(非지배주주 지분·일회성 비용 등을 제외) 순이익은 1년 전보다 75.4% 늘어난 108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해당 지표 역시 시장 컨센서스(101억 위안)를 웃돌았다.

*조정 순이익*은 기업의 실제 영업 성과를 가늠하기 위해 일회성 요인을 제거한 이익 지표로, 글로벌 테크기업들이 주로 사용한다.

신모델 ‘YU7’ 수주가 성장 엔진으로 작동했다. 올해 4월 출시된 샤오미 첫 중형 전기 SUV ‘YU7’은 친환경차 보조금 종료 이후 침체됐던 중국 EV 시장에서 가격 대비 성능(PoC) 우위를 내세워 월평균 수주 4만 대를 넘어섰다. 회사 측은 “YU7이 2분기 전체 자동차 부문 매출의 6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스마트폰·TV·IoT 가전 부문에서 축적한 공급망·소프트웨어 생태계를 EV로 확장한다는 전략을 실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샤오미 UI·스마트홈 플랫폼을 차량 시스템과 연동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전략’이 경쟁 우위를 제공할 것으로 분석한다.

주가 동향도 주목된다.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샤오미 주가는 실적 발표 직전 52.40홍콩달러로 1.2% 하락 마감했으나, 올 들어 52% 상승해 EV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이미 반영됐다는 평가다.

환율 참고 미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1달러=7.1798위안 수준이다.

환율 변동은 달러 표시 실적 비교 시 중요한 변수로, 위안화 약세가 달러 환산 매출을 과대 계상할 수 있다.

샤오미의 다각화 전략은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재편 일환이다. 회사는 웨어러블·스마트가전→EV→에너지저장장치(ESS)로 이어지는 ‘스마트 라이프 전(全)주기’ 생태계를 구축해 2030년까지 매출 5,000억 위안을 목표로 제시했다.

중국 EV 시장 경쟁 구도 역시 관전 포인트다. 기존 비야디(BYD), 테슬라, 니오(NIO)와의 가격·배터리·소프트웨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샤오미는 스마트폰 6억 대 사용자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서비스 결합이 강점으로 꼽힌다.

전문가 시각도 긍정적이다. 홍콩계 증권사 CLSA는 “YU7 예약 대수가 초기 예상을 20% 웃도는 수준”이라며 목표주가를 65홍콩달러로 상향했다. 다만 “EV 부문 대규모 설비투자로 하반기 영업현금흐름이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화제가 된 ‘홍콩 H주’(중국 본토 기업의 홍콩 상장 주식) 투자와 달리, 샤오미는 홍콩 레드칩 구조라 불리는 해외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 중이다. 이는 의결권 구조·배당 정책을 본토 상장 기업과 다르게 만든다는 점에서 투자 시 유의가 필요하다.

기술 용어 해설
PoC (Price over Capability): 동일 가격 대비 제공 기능의 우위를 측정하는 지표다.
조정 EBITDA·조정 순이익: 일회성 항목을 제외해 경상적 이익을 보여주는 회계 지표.


향후 관전 포인트는 △YU7의 해외 출시 일정 △배터리 내재화 여부 △글로벌 경기 둔화 국면에서의 스마트폰·가전 판매 회복세다. 특히 4분기 중국 ‘11·11 광군절’ 대형 쇼핑 이벤트가 수주 확대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총평하자면, 샤오미는 스마트폰 중심 기업에서 전기차·스마트 생태계 기업으로 변모하며 ‘중국판 테슬라+애플’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이번 분기 실적은 그러한 전환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신뢰를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격화되는 EV 가격 전쟁, 기술 규제, 글로벌 금리 환경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