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 마감 동향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S&P 500 지수(+0.09%)와 나스닥 100 지수(보합)가 소폭 상승·제자리걸음을 기록한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0.02%)는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같은 날 장 마감 후 거래되는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08%,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24% 내렸다.
2025년 8월 15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증시는 장 초반 ‘예상치를 훌쩍 웃는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과 10년물 국채금리(4.287%, +5.4bp) 급등이 투자심리를 눌렀으나, 장 후반 매수세 유입으로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 PPI ‘쇼크’…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
PPI는 기업이 상품·서비스를 생산해 도매 단계에서 받는 가격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PPI 상승 → 기업의 생산비 증가 → 소비자물가지수(CPI) 전가 가능성으로 이어져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늠할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7월 미국 최종수요 PPI는 전월 대비 +0.9%(시장 예상 +0.2%), 전년 대비 +3.3%(예상 +2.5%)를 기록하며 ‘깜짝’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 대비 +0.9%(예상 +0.2%), 전년 대비 +3.7%(예상 +3.0%)로 시장 전망을 대폭 상회했다.
■ 연준(Fed) 정책 기대감 후퇴
PPI 충격으로 연방기금(FF) 선물시장은 9월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확률을 93%로 반영했으며, -50bp 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0%로 축소됐다. 전일만 해도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과도하게 긴축적’ 발언으로 -50bp 가능성을 최고 11%까지 반영했던 시장 분위기가 하루 만에 급변한 셈이다.
샌프란시스코 연은 메리 데일리 총재는 “노동시장이 견조한데 50bp 인하는 지나친 긴급 신호”라고 밝혔고, 세인트루이스 연은 알베르토 무사렘 총재 역시 “현 경제 여건으로는 50bp 인하를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 노동시장 지표·국채금리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4,000건(-3,000건)으로 예상(225,000건)과 비슷했고, 계속 청구건수는 195만 3,000건(-1만 5,000건)으로 시장 전망(196만 7,000건)보다 양호했다. 그러나 강한 PPI가 ‘인플레 재가열’ 우려를 자극하며 채권 매도세를 불렀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5.4bp 오른 4.287%를 기록했고, 기대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10년물 브레이크이븐(B/E) 물가율도 2.396%(+2.1bp)로 상승했다.
■ 관세(타리프) 뉴스 및 미·중 무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11월까지)한 지 하루 만에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 부과 계획을 공개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 기업들은 미국 생산설비 투자를 증명하면 예외를 신청할 수 있으나, 관세 폭탄은 전자제품·인도산 수입품(50% 관세)으로 확대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발표된 조치가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13.3% → 15.2%로 높아져 2024년(2.3%) 수준보다 대폭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 관세(타리프)는 정부가 해외에서 들여오는 제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와 교역 조건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과도한 관세는 수입 물가 상승 → 소비자 부담 증가 → 인플레이션 가속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 주간 이벤트 체크
시장 관심은 16일 열리는 트럼프·푸틴 정상회담(15일 15시30분 ET 개막)과 7월 소매판매(+0.6% m/m 예상), 7월 산업·제조업 생산(각 0.0% m/m 예상),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62.0 예상) 등 지표에 쏠려 있다.
■ 기업 실적·섹터별 동향
S&P500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9.1%로, 시즌 시작 전 예상치(+2.8%)를 크게 웃돌며 4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을 기록 중이다. 보고를 마친 82% 기업 가운데 약 82%는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매그니피센트 세븐’ 중 아마존(AMZN) +2.9%가 가장 크게 올랐고, 테슬라(TSLA) -1.1%가 가장 부진했다.
반도체주는 혼조세였다. 인텔(INTC) +7.4%가 급등했지만, 어라인 테크놀로지(ALGN), AMD, 글로벌파운드리스(GFS)는 -1% 이상 하락했다.
가상자산 약세로 비트코인 가격이 -4% 가까이 떨어지자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4.4%, 코인베이스(COIN)·MARA홀딩스(MARA) -0.7% 등 ‘크립토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반면 라이엇 플랫폼스(RIOT)는 +5.7%로 선전했다.
시스코시스템즈(CSCO) -1.5%는 보수적 가이던스 여파였고, 농기계 업체 디어(DE) -6.8%는 곡물가 하락 및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장비 수요 둔화를 우려한 결과다. 다우(DOW) +2%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언더퍼폼 → 뉴트럴’ 상향 조정한 덕에 오름세를 기록했다.
중국 게임·콘텐츠 기업 넷이즈(NTES)는 2분기 매출·게임 성장률이 예상에 못 미치면서 -4% 하락했고, CVS헬스(CVS)는 베어드가 ‘뉴트럴 → 아웃퍼폼’으로 상향 조정하며 +2.4% 상승했다.
■ 해외 증시·채권
유럽 스톡스50 +0.86%로 마감했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은 장중 3년 9개월 최고치를 찍은 뒤 -0.46% 하락 전환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1.45%로, 전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되돌림을 보였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712%(+3.2bp),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641%(+5.1bp)로 상승했다. 스와프 시장은 ECB가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할 확률을 7%로 제한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이번 PPI ‘깜짝’ 상승은 연준의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기조에 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용·소비·임금 흐름이 견조한 가운데 물가 선행 지표까지 강세를 보이면, 연준은 ‘예방적 선제 인하’보다 ‘신중한 확인 후 인하’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9월 FOMC까지 남은 고용보고서·CPI·PCE 물가지표가 모두 중요해졌다. 필자는 “이번 PPI 서프라이즈가 단기 변동성은 키우겠지만, 실질 소비 여건·기업 실적 흐름이 양호한 만큼 증시 하방 경직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연준이 매파 기조로 선회할 경우 성장주·고평가 기술주에 대한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어,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한편 미·중 관세 리스크가 반도체·IT 업종 밸류체인 전반에 구조적 비용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관세와 인플레이션이라는 복합 리스크가 맞물리면, 향후 기업들의 마진 압박과 소비심리 위축이 동시에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시장은 9월 FOMC까지 ‘데이터 vs. 연준 커뮤니케이션 vs. 지정학·관세’ 삼중 변수의 줄다리기를 반복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재무 건전성이 양호한 리오프닝·내수주와 중장기 AI 인프라 수혜주를 분산 편입해 금리·관세·성장 지표 변동에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