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둔화·은행 실적 호조에 뉴욕증시 지지…반도체주는 ASML 경고에 약세

생산자물가(PPI) 완화와 대형은행 실적 호조가 증시 버팀목

뉴욕 증시는 16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가 상승세를, 나스닥 100 지수는 소폭 하락세를 각각 보이고 있다.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전장 대비 0.15% 오르는 반면,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03% 내리고 있다.

2025년 7월 1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증시는 6월 생산자물가(PPI) 지표가 예상을 밑돌며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가 재부각된 점월가 주요 은행들의 긍정적 실적 발표에 힘입어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내년도 실적 전망을 낮춘 탓에 반도체 종목이 약세를 보이며 나스닥 100의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다.

특히 S&P 500 상장 대형 기술주 일곱 종목(일명 ‘매그니피션트 세븐’) 중 테슬라가 2% 넘게 상승한 반면, 일부 반도체 종목은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하며 주목된다.


6월 PPI·산업생산 지표: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미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최종수요 PPI는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고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해, 각각 월가 예상치인 0.2%·2.5%를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 역시 전월 대비 보합, 전년 대비 2.6%를 기록해 예상치(0.2%·2.6%)보다 양호했다. 전년 대비 수치는 수정된 5월치(명목 2.7%, 근원 3.2%)보다 명확히 하락했다.

같은 날 발표된 6월 미국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3% 증가해 시장 예상치 0.1%를 소폭 상회했다. 5월 수치는 -0.2%에서 보합(0.0%)으로 상향 수정됐다. 제조업 생산 역시 0.1% 늘며 예상치(보합)를 뛰어넘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하는 7월 서비스업 활동지수는 -9.3으로, 6월 -13.2에서 개선됐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31일 공개할 베이지북에 주목하고 있다.

참고 베이지북은 연방준비제도가 12개 지역 연준의 경기 동향을 종합해 8주 간격으로 발간하는 보고서로, 통화정책의 정성적 판단 재료가 된다.


연준 정책 전망: 7월 금리 동결, 9월 인하 기대 절반

경제 지표 발표 이후 연방기금(FF) 선물 가격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0.25%p) 인하 가능성을 3%로 반영했으며, 9월 16~17일 회의에서는 그 확률을 58%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PPI 둔화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시사하면서도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촉구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편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451%로 3bp 하락했고, 10년물 BEI(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도 2.397%로 1.7bp 내려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소 완화됐다.


비트코인, 트럼프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원 발언에 반등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전일 3.3% 하락분 일부를 만회하며 1.7% 반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보수 성향 하원의원들을 설득해 ‘GENIUS 법안’ 표결 통과를 독려한 것이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했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를 확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암호화폐 업계가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또한 미 하원 세입위원회 감독소위가 이날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기’라는 주제로 청문회를 개최해 규제 완화를 촉구할 예정이어서, 코인베이스·라이엇 플랫폼스·마라톤 디지털크립토 민감주가 2~4%대 동반 상승하고 있다.


무역·관세 뉴스: 긍정·부정 혼재

전날 재닛 베센트 재무장관이 “미·중 무역 협상이 매우 좋은 국면”이라며 8월 12일 협상 마감 시한과 관련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네시아와의 무역 합의를 발표한 것은 시장에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멕시코산 제품에 30% 관세(8월 1일 발효), 캐나다 일부 제품에 35% 관세(기존 25%), 구리·의약품에 최대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무역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주 주요 경제지표 일정

17일(목)에는 6월 소매판매(전월 대비 0.1%·자동차 제외 0.3% 증가 예상),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234,000건 예상), 7월 필라델피아 연은 기업지수(-1.0 예상), 7월 NAHB 주택시장지수(33 예상)가 발표된다. 18일(금)에는 6월 주택 착공(129만8,000호·3.3% 증가 예상) 및 건축허가(138만6,000호·0.6% 감소 예상), 그리고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61.5 예상)가 예정돼 있다.


실적 시즌 본격 개막…은행·소비재·헬스케어 주목

이번 주 실적 발표는 주로 대형 은행과 소비재·헬스케어 기업에 집중돼 있다. 펩시코, 애보트, US 뱅코프, 제너럴 일렉트릭(GE), 피프스 서드가 17일 실적을 내놓고, 찰스 슈왑,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18일 실적을 발표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 500 상장사 2분기 순이익 증가율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2.8%로, 최근 2년 중 가장 낮다. 야데니 리서치는 11개 업종 중 6개 업종만이 이익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증시·채권시장 동향

유럽 유로 Stoxx 50 지수는 소폭(-0.26%)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03%)와 일본 닛케이225(-0.04%) 역시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선물(9월물)은 6.5틱 상승했고,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699%로 1.3bp,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636%로 1.1bp 각각 움직였다. 스와프시장은 7월 24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을 2%로 반영 중이다.


주요 개별 종목 동향

① 대형 기술주(Magnificent 7)
테슬라가 2% 넘게 상승하며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나머지 여섯 종목은 혼조세다.

② 월가 대형은행
골드만삭스는 개장 전 1% 넘게 올랐으나 장중 상승분을 반납했다. 2분기 주식 트레이딩 수익 43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자산·웰스 매니지먼트 부문 수수료가 11% 증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순이자수익 호조에도 0.3% 하락, 모건스탠리는 자산유입 확대주식 트레이딩 실적 신기록에도 2% 이상 하락세다.

③ 반도체·장비주
ASML이 내년도 매출 전망을 낮추면서 10% 넘게 급락, 마벨 테크놀로지(-5% 이상), 램리서치(-3% 이상)가 동반 하락해 전일 상승분을 되돌렸다.

④ 가상자산 민감주
마라톤 디지털(+4% 이상), 라이엇 플랫폼스(+3% 이상), 코인베이스(+2% 이상)가 비트코인 반등에 동참 중이다.

⑤ 헬스케어
존슨앤드존슨은 2분기 매출·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면서 4% 넘게 급등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PPI(Producer Price Index)는 생산단계에서의 물가상승률을 측정하는 지표로, 소비자 단계 물가지수(CPI)에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 근원 PPI는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해 인플레이션의 기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지표다.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달러·유로 등 법정통화나 현물자산에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를 말한다. GENIUS Act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준비금·감독기준을 명문화해 시장 신뢰를 제고하려는 미국 의회 입법안이다.

매그니피션트 세븐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구글)·아마존·메타 플랫폼스·엔비디아·테슬라 등 미국 대형 기술주 7개를 통칭한다. 이들 시가총액이 전체 S&P 500 시총의 30% 이상을 차지해 지수 흐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 시각
시장 전문가들은 “6월 PPI가 예상보다 낮았다는 점이 연준의 ‘인내적 스탠스’를 정당화하며, 은행 실적도 소비 둔화를 상쇄할 만한 탄탄함을 보여줬다”면서도 “ASML 경고에서 보듯,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기술주 랠리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