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프라(Sempra Energy)가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성과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미국 유틸리티 부문 확장과 운영비 절감이 실적 개선의 핵심 배경이었다고 강조했다.
2025년 8월 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이 에너지 인프라 기업은 조정 주당순이익(EPS) 0.89달러를 기록해, LSEG 집계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0.85달러를 4센트 상회했다.
샘프라는 “자본을 수익성이 더 높은 유틸리티 중심 자산으로 꾸준히 재배분하겠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특히 텍사스 전력망 운영 자회사 온코어(Oncor)는 같은 기간 연결(interconnection) 신청이 40% 급증했고, 신규 전력공급 대상 2만 가구를 추가하며 성장세를 입증했다. 동시에 온코어는 폭풍 피해 복구 비용을 회수하고 향후 투자 지출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종합 기본요금(base-rate) 재검토’ 절차를 주(州) 규제당국에 제출했다.
미국 전력 수요는 최근 데이터센터·클라우드·인공지능(AI) 등 고전력 산업의 급성장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샘프라를 비롯한 유틸리티 기업들은 안정적인 규제 수익률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디지털 인프라 투자를 통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번 분기 운영·유지보수(O&M)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12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경영진은 “표준화된 운영 프로세스와 디지털 시스템 도입 효과가 가시화됐다”고 설명했다.
비핵심 자산 매각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샘프라 인프라 구조(Sempra Infrastructure) 지분 일부와 멕시코 가스 유통 자회사 에코가스(Ecogas)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2026년 중반까지 두 건 모두 완료할 것으로 전망했다.
※참고로, LSEG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ondon Stock Exchange Group)의 금융 정보 서비스 부문으로, 리피니티브(Refinitiv)를 인수한 뒤 세계 주요 기업의 실적 컨센서스 데이터를 제공한다.
캘리포니아 내 샘프라 계열 유틸리티들은 주(州) 송전망 최신 계획에서 6억 달러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이번 분기 동안 전력망 현대화·신재생 통합을 위해 12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한편 샘프라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1.5%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전기차(EV) 충전 인프라 확장 ▲에너지 저장·분산 자원 관리 시스템 도입 가속화 등을 고려할 때, 샘프라의 장기 성장 모멘텀이 견고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용어 해설
기본요금(Base-Rate) 재검토란, 규제 유틸리티 기업이 투자비 회수와 적정 수익률 유지를 위해 주 규제위원회에 요금 조정을 신청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이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전력·가스 산업에서 흔히 활용되는 제도다.
전문가들은 “규제 환경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전력·가스 유틸리티가 장기 배당·안정적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투자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분석한다. 다만 고금리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자본 조달 비용 상승이 배당 성장 속도를 제약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자 관전평
샘프라의 이번 실적은 규제 유틸리티 모델의 방어적 특성과 데이터센터·AI 붐이 결합해 낳은 ‘안정적 성장’의 전형으로 평가된다. 특히 온코어의 연결 신청 급증은 텍사스 전력시장 확대의 바로미터로, 향후 수년간 배전·송전 설비 투자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동시에 자산 매각으로 재원을 확보해 고수익 사업에 재투입하려는 포트폴리오 조정 전략은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높은 투자 집행이 필연적으로 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금리 변동·규제 리스크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