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메리 데일리 총재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다시 한 번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 그녀는 소매판매 호조와 도매 물가(생산자물가지수·PPI)의 예상 밖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빠르면 다음 달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16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데일리 총재는 폭스비즈니스(Fox Business)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이 점차 식어가는 가운데, 경제는 ‘느리지만 멈추지 않는’ 상태에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아직 목표치 위에 머물러 있긴 하지만, 올해 안에 두 차례 정도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정확한 횟수는 향후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 데이터를 지켜본 뒤 더 적을 수도, 더 많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두 차례 인하가 합리적인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부에서도 여전히 ‘데이터 의존적 접근(Data-Dependent Approach)’이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대목이다.
주요 발언 및 배경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에만 매달려 노동시장을 지원할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 메리 데일리 총재
최근 발표된 7월 미국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견조한 소비를 시사했고, PPI도 깜짝 상승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그럼에도 데일리 총재는 ‘과도한 경계’보다 균형 잡힌 정책 기조를 강조하면서, 긴축 장기화가 노동시장에 미칠 부정적 파장을 경계했다.
시장 반응과 Fed Rate Monitor ToolTM 지표
인베스팅닷컴이 제공하는 Fed Rate Monitor ToolTM에 따르면, 9월 회의에서 25bp(0.25%p) 금리 인하가 단행될 확률은 83%로 집계됐다. 반면 금리 동결 가능성은 17%에 불과하다. 해당 도구는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 시장 가격을 실시간 분석해, 차기 FOMC 회의의 결과를 확률 형태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 용어 설명
• Fed Funds Futures는 투자자들이 향후 연방기금금리를 예측·거래하는 파생상품이다.
• bp(basis point)는 1bp = 0.01%p로, 금리 변동 폭을 세밀하게 표현할 때 쓰인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첫째, 7월 소비·물가 지표의 혼조 속에서도 연준 인사들의 ‘연내 두 차례 인하’ 메시지는 비교적 일관성을 보인다. 이는 노동시장 냉각 신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음을 연준이 체계적으로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실물경기 둔화와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 간의 미묘한 균형이 정책 시계를 단축할 수도, 지연시킬 수도 있다. 서비스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완만해질 경우 9월 인하 이후 12월 추가 인하 시나리오가 힘을 얻을 것이며, 반대로 물가 재가열 징후가 뚜렷할 경우 ‘한 차례 인하 후 관망’ 전략이 부상할 수 있다.
셋째,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국면에서 달러 인덱스(DXY)와 미 국채 수익률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단기물(2년물) 금리는 연준 가이던스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경제지표 발표 일정과 연준 위원 발언을 촘촘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향후 일정 및 데이터 체크 포인트
8월 고용보고서(NFP)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월 FOMC 결정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두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거나 물가 압력이 완화된다면, 83% 확률로 제시된 25bp 인하는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기자 해설 및 전망
데일리 총재의 발언은 ‘조기·점진 인하’ 시나리오에 무게를 싣는다. 이는 파월 의장의 “경제가 예상대로 둔화한다면, 올해 안에 적절한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는 기조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다만, 시장은 하향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재발 리스크를 동시에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향후 몇 달간 데이터 변동성에 따라 확률치는 수시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9월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우세하지만 ‘확정적 인하 사이클’을 단언하기에는 이르다. 투자자들은 총재들의 발언과 경제지표 간 미세한 뉘앙스 차이를 해석하는 ‘매크로 디코딩’ 역량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