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증시(S&P/TSX)가 29일(현지시간) 장초반 소폭 하락했다. 전세계적으로 금·은 등 귀금속의 기록적 급등이 차익실현 매물과 지정학적 신호 변화로 되돌림을 보이면서 관련 광산주가 약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지수의 추가 상승 탄력이 둔화된 양상이다.
2025년 12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TSX 60는 이날 오전 1,873.7 캐나다달러(CAD)로 0.1% 하락했다. 직전 주의 단축 거래일 세션에서는 벤치마크인 S&P/TSX Composite가 31,999.76로 마감하며 전주 대비 0.2% 내린 바 있다.
거래는 연말 포트폴리오 정리를 마무리하는 기관투자가들 영향으로 유동성이 얇게 형성됐다. TSX는 연간 기준으로 거의 30%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수년 내 최고 성과를 향해 가고 있으나, 광산주 중심의 급락이 지속되면 내년(2026년) 전환기를 앞두고 지수가 새로운 고점을 뚫기 어려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주식선물도 하락했다. 국경을 넘은 월가에서는 S&P 500이 지난 금요일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소폭 조정 양상을 보이며 조심스럽게 출발했다. 나스닥 100은 엔비디아(Nvidia)와 오라클(Oracle) 등 인공지능(AI) 관련 대형주들이 시간외에서 압력을 받으면서 0.6% 하락했다. S&P 500은 0.4% 내린 채 6,900포인트 부근을 맴돌았고, 다우존스는 0.5% 하락했다.
귀금속과 금속군의 급락
가장 극적인 움직임은 상품시장, 특히 귀금속 시장에서 나타났다. 2025년 중반부터 주목받아 온 귀금속은 성과 실현을 위한 일제 매도에 직면하며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일시적 ‘flush out'(청산)으로 해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26년 2월 인도분 금 선물이 4.2% 하락해 거래가격이 $4,364.40로 내려왔고, 2026년 3월 인도분 은 선물은 6.7% 급락해 $72.11로 거래됐다. 은은 장중 기록한 $83.99의 야간 고점을 지키지 못했다. 구리 선물도 동반 하락하며 파운드당 $5.59로 4.2% 내렸다.
이들 금속의 급락은 금·은에 대한 유동성 유입이 일단 차익실현으로 반전한 점,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 신호가 일부 완화되며 안전자산 선호가 다소 후퇴한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유가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상승
반면 에너지 시장은 하방을 지지받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28% 올라 배럴당 $58.04를 기록했고, 브렌트유는 2.1% 상승해 배럴당 $61.47에 거래됐다. 유가 상단 압력은 두 가지 요인이 경쟁하는 가운데 형성되고 있다.
첫째는 완화 기대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평화협상 진전으로 평화안의 약 90%가 합의된 것으로 전해지며 전쟁 관련 공급 우려를 일부 덜어주는 신호가 나왔다. 둘째는 공급 리스크다.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해군 활동 강화와 중동 지역의 지속적 긴장이 공급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이 두 요인이 상충하면서 유가는 상승 압력과 하락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회의 의사록 공개에 쏠려 있다. 의사록은 2026년 초 금리 인하 속도가 가속화될지 여부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전망이다. 시장은 의사록을 통해 금리정책의 향방과 이에 따른 달러 및 위험자산(특히 금속·주식)에 미치는 영향을 재평가할 것이다. TSX 관점에서는 에너지 섹터의 견조함이 광산주 둔화를 상쇄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추가 설명: 주요 용어와 지수
일반 독자들이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Santa Claus rally”는 연말·연초에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뜻하는 시장 용어이다. “Flush out”은 급등 이후 차익실현 매도로 인해 단기간에 가격이 빠져 나가는 현상을 의미한다. S&P/TSX 60는 캐나다 상장 대형주 60종목으로 구성된 지수이며, S&P/TSX Composite는 캐나다 증시 전체 성과를 반영하는 대표 지수다. 선물(Futures)은 향후 일정 시점에 자산을 특정 가격으로 사고팔기로 약정하는 금융상품으로, 현물 가격보다 변동성이 큰 특징이 있다.
시장 영향 분석 및 시사점
첫째, 금·은과 같은 귀금속의 급락은 광업 관련 주식의 단기 실적과 시가총액에 직접적인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다. TSX가 광산주 비중이 높은 특성을 고려하면, 광산업의 추가 약세는 지수의 연말·연초 모멘텀을 둔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둘째, 에너지 섹터의 상대적 강세는 TSX 내에서 섹터 간 차별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 유가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재차 상승할 경우 에너지 기업의 수익성 개선이 지수 전반을 떠받칠 여지가 있다.
셋째, 연준의 의사록과 향후 금리 인하 기대의 속도는 위험자산 수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만약 의사록이 완화적 기조 가속화에 대한 시그널을 제공하면 달러 약세와 함께 금·은 등 안전자산 수요가 회복될 수 있으나, 현재와 같은 급격한 차익실현은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를 예고한다. 반대로 의사록이 신중한 통화정책 스탠스를 확인시킬 경우, 금속과 일부 성장주에 추가적인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
넷째, 투자자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연말 리밸런싱 및 유동성 저하 시기에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광산주 노출 비중을 점검하고, 에너지 및 방어적 섹터로의 전환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하는 전략이 실효성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2025년 12월 29일 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시사하며, 금·은의 단기 조정과 유가의 지정학적 영향이 향후 지수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연준 의사록과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섹터별 차별화와 포지션 청산·재배분 시점을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