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미국 상원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엔비디아·AMD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중국 판매 허용 결정을 즉각 재고하라며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2025년 8월 1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상원 다수당 대표 척 슈머(뉴욕)와 정보위원장 마크 워너(버지니아)를 포함한 민주당 상원의원 6명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정부가 매출의 15%를 수수료로 받는 대가로 엔비디아와 AMD의 첨단 AI 칩 중국 수출을 허가한 것은 미국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1일 “엔비디아·AMD가 중국에 칩을 판매하되,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는 조건으로 수출 라이선스를 부여한다”고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당초 미국은 2022년 수출규제를 통해 중국의 고성능 AI 칩 접근을 제한해 왔으나, 이번 조치로 규제가 일부 완화된 셈이다.
1. 서한의 핵심 내용
“미국의 국가안보와 군사 대비태세는 최첨단 기술을 유지·보호하는 데 달려 있다. 경쟁 우위를 사실상 ‘커미션’과 맞바꾸는 이번 합의는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 상원 민주당 서한 중
의원들은 특히 엔비디아의 H20 및 AMD의 MI308 같은 최신 AI 가속 칩이 중국의 군사 체계 고도화에 사용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들 칩은 방대한 데이터 학습·추론을 지원해 스텔스 무기, 정밀 미사일, 감시 시스템 성능 향상에 직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2. 엔비디아의 반박
엔비디아 대변인은 CNBC에 “H20은 군사 역량을 향상시키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글로벌 개발자들의 지원을 끌어들여 미국이 AI 경쟁에서 승리하도록 돕는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H20 판매 금지로 미국 납세자에게 수십억 달러의 기회비용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 용어 풀이
AI 가속 칩은 대규모 연산·딥러닝 작업에 특화된 반도체로, GPU(그래픽처리장치) 또는 전용 ASIC 형태로 제작된다. 수출 라이선스는 미국 상무부가 지정한 전략품목을 해외에 판매하기 위해 반드시 취득해야 하는 정부 허가다.
3. 중국 측 반응과 시장 파장
미국 정부의 판매 허용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엔비디아에 냉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들에 미국 칩 구매를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반도체 전문 증권사 번스타인의 린 칭위안 애널리스트는 CNBC에 “일부 기업의 추가 H20 주문이 실제로 중단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매체 The Information은 중국 규제 당국이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주요 IT 기업에 대해 “국가안보 심사를 완료할 때까지 엔비디아 칩 구매를 멈추라”고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4. 향후 전망과 요청 사항
상원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8월 22일까지 이번 합의의 구체적 세부사항과 타 기업과의 유사 계약 여부를 서면으로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서한은 마지막에 “미국 기술 리더십을 거래 대상으로 삼는 무모한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면서 재차 우려를 표명했다.
백악관과 AMD는 CNBC의 논평 요청에 즉시 답하지 않았다.
5. 전문가 진단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국제안보센터(CSI)의 사이먼 리 연구원은 “판매 허용이 무위로 돌아갈 경우, 트럼프 정부는 ‘15% 수수료’라는 정치적 승리조차 얻지 못한 채 동맹의 신뢰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IT 투자자문사 퓨처웨이브의 줄리 박 이사는 “중국의 자국산 칩 자립 가속화를 자극한다면 장기적으로 미국 반도체 업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은 이번 논란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와 AMD 주가가 단기 변동을 보일 뿐, 장기 전망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규제 리스크가 상존하는 이상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6. 정리
결국 첨단 AI 칩을 둘러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은 ‘규제와 예외, 압박과 반발’이 반복되는 형국이다. 미국 내부에서도 국가안보와 경제적 실익이 충돌하면서 정책 일관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교한 수출통제 프레임워크와 지속적 동맹 협력이 필수”라며 “이번 사안이 그 시험대”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