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AN, SOUTH KOREA – OCTOBER 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10월 30일 대한민국 김해 공군기지에서 양자 회담 장소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 Andrew Harnik | Getty Images News | Getty Images
2026년 1월 27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직접적으로 대폭 인상하지는 않으면서도 베이징의 이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고와 정책 수단을 잇달아 제시하며 관세·무역 전략을 확대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최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미·중 간의 섬세한 무역 휴전(truce)이 쉽게 와해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베이징이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이 중국에 실질적 손해를 줄 정도로 집행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는 가운데, 양국이 4월로 예정된 정상회담 준비 계획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분석가들의 평가
힌리치 재단(Hinrich Foundation)의 무역정책 책임자인 데보라 엘름스(De�orah Elms)는 베이징이 트럼프의 최근 관세 위협에 대해 신중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엘름스는 트럼프가 캐나다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이나 다른 여러 무역 파트너에 대한 경고를 실제로 집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컨설팅회사 테네오(Teneo)의 매니징 디렉터 가브리엘 와일다우(Gabriel Wildau)는 트럼프가 과거 금융시장과 기업계의 반발을 받자 이전 조치들을 철회하거나 후퇴한 전례가 있어 중국 지도부가 이번 위협을 끝까지 실행할 것으로 의심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지렛대 확대(Trump’s expanding playbook)
지난 한 달간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흐름을 사실상 장악하는 조치를 취했으며(2026년 1월 12일 보도 참조), 이는 중국의 중요한 원유 공급원 중 하나에 대한 통제력 행사로 해석됐다. 또한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들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는데(2026년 1월 12일 보도), 이 조치는 이란의 최대 원유 구매국인 중국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는 그 외에도 그린란드를 장악하겠다는 위협을 제기해 베이징의 우려를 촉발했다. 중국은 북극 항로 개발에 관심을 보였고 그린란드의 희토류 등 자원에 대해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2026년 1월 8일 보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무력 사용과 관세 위협에서 후퇴했지만, ‘미래 거래의 틀(framework of a future deal)’이 존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2026년 1월 21일 발언).

캐나다가 새로운 분쟁지대
최근 캐나다가 새로운 분쟁의 불씨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타와가 중국과의 무역협정을 추진할 경우 캐나다산 제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2026년 1월 24일 발언). 이는 트럼프의 이전 발언과는 상반되는 태도로, 그는 한때 그러한 무역협정이 ‘좋은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기사에 따르면 ‘총리 마크 카니(Prime Minister Mark Carney)’는 이달 초 베이징 방문 뒤 중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해당 합의에 따르면 오타와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100% 관세를 철회하고, 베이징은 캐나다산 유채씨와 유채박(먹는 부산물)에 대해 보복 관세를 철회하기로 했다. 다보스에서의 연설 이후 트럼프의 태도는 바뀌었고, 카니는 중견국들이 대국의 강압적 전술에 맞서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다보스 연설 관련 보도). 카니는 이후 캐나다가 중국과 포괄적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혀 이번 합의를 제한적 범위로 규정했다(2026년 1월 26일 보도).
아시아그룹(The Asia Group)의 매니징 디렉터 커트 통(Kurt Tong)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협상 준비 과정에서 트럼프의 캐나다 관세 위협이 포지셔닝 전략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한편, 베이징은 캐나다와의 무역협정이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며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유라시아 그룹(Eurasia Group)의 중국 담당 데이비드 미일(David Meale)은 카니의 대중(對中) 행보가 기회를 제공하더라도 캐나다가 워싱턴과의 깊은 유대관계를 완전히 이탈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의 계산(BEIJING’S CALCULATIONS)
중국 관리들은 최근 몇 주간 고조된 긴장 속에서도 워싱턴과의 관계에서 안정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여 왔다. 중국 상무부 부부장(vice minister) 동옌(Dong Yan)은 월요일 브리핑에서 트럼프와 시진핑 주석이 2025년 10월 한국에서 만난 이후 양측 간에 정기적인 소통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신화통신 인용 보도).
동 부부장은 중국은 양국 간 차이를 관리하고 협력을 심화해 안정적이고 건전한 양자관계를 보장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이러한 관계가 상호존중과 윈윈(win-win) 협력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방문 선임 펠로우 스티븐 올슨(Stephen Olson)은 양측이 ‘수류탄을 서로에게 던지거나 적어도 던질 위협을 가하는 세계’에 적응해 왔으며, 이는 두 지도자의 4월 회동 계획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양측 모두 4월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이 최선의 이익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절제된 대응은 미국에 대한 중국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워싱턴과의 관계가 안정적이라는 점을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재확인하려는 외교적 의도도 반영한다. 올해 들어 아일랜드의 총리 마이클 마틴, 한국의 대통령 이재명 등이 중국을 방문했으며, 시 주석은 핀란드 총리 페테리 오르포를 만났고,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는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할 예정으로 8년 만에 영국 지도자의 중국 방문이다. 한편 시 주석은 1월 마지막주 인도 대통령 드로파디 무르무와의 통화에서 베이징과 뉴델리가 ‘좋은 이웃, 친구, 파트너’라며 협력 심화를 촉구했다.
테네오의 와일다우는 베이징이 트럼프의 최근 강공에 대해 제재·무역 제한·군사 배치 등 구체적 대응을 할 징후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의 포괄적인 전략은 미국의 ‘괴롭힘’으로 인식되는 행태를 강조하는 논평을 통해 전 세계적 불신을 증대시키는 동시에, 중국을 제재에 반대하고 다자주의·자유무역·윈윈 협력을 지지하는 대조적 이미지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와일다우는 이러한 전략이 진행 중인 미·중 긴장 완화 국면을 직접적으로 훼손하지 않으면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대가 실수할 때는 그를 방해하지 마라(Never interrupt your adversary when he is making a mistake)’라는 말이 중국의 지도 원칙으로 보인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 가브리엘 와일다우, 테네오 매니징 디렉터
용어 설명(해설)
관세(Tariff): 특정 수입품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으로, 100% 관세는 수입 가격과 동일한 금액을 세금으로 추가해 사실상 수입을 차단하거나 가격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키는 조치다. USMCA(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는 미국·멕시코·캐나다 간의 무역협정으로, 이전의 NAFTA를 대체한 협정 체계이다. 희토류(rare-earth elements)는 전기차 모터, 반도체, 통신 장비 등 첨단산업의 필수 원료로, 특정 국가에 편중된 공급 구조로 인해 전략적 가치가 크다.
경제·시장에 대한 전문적 평가와 시사점
전문가 관점에서 이번 사태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실제로 집행되는지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우선 트럼프가 베네수엘라의 원유 흐름을 통제하는 조치가 지속되면 중국의 단기 원유 수급에 영향이 미칠 수 있으며, 이는 국제유가의 지역적·단기적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와일다우 등의 관측처럼 트럼프가 실질적인 장기 봉쇄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될 경우, 시장은 단기적 변동성은 있더라도 빠르게 안정될 수 있다.
캐나다에 대한 100% 관세 위협은 실제 집행 시 캐나다의 대미 수출 기업과 북미 공급망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농산물, 에너지, 전기차 관련 부품 등 분야에서 즉각적 수출 중단과 가격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캐나다가 중국과 일부 품목에 대해 합의를 한 현재 상황은 전통적 공급망을 급속도로 전환하기 어렵게 만들며,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서의 비중이 큰 것으로 보인다.
환율과 자본흐름 측면에서는 트럼프의 위협이 심화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돼 달러화와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하고, 신흥국 통화에는 하방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 측은 외교·정책적 신중 대응을 통해 금융시장 불안을 최소화하려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인위적 자본통제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특히 희토류·전기차 부품·에너지 분야)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특정 국가에 대한 전략적 의존도를 낮추는 투자와 정책을 촉진할 것이며, 일부 산업에서는 비용 상승과 전환비용이 단기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나리오별로 요약하면, (1) 트럼프의 위협이 단순한 정치적 압박에 그칠 경우 시장 충격은 제한적이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은 상승한다. (2) 관세나 제재가 실제로 집행될 경우 특정 품목의 가격 급등·공급 차질·무역 재편이 가속화될 수 있으며, 글로벌 성장 둔화와 통화·금융시장 변동성이 동반될 가능성이 있다.
결론
종합하면, 베이징은 트럼프의 최근 관세 및 지정학적 압박에 대해 즉각적이고 가시적 대응을 자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고자 하는 외교적 목적과 4월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실무적 이유가 결합된 결과로 보인다. 다만 관세·무역 조치가 실제 집행될 경우 관련 산업과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즉각적이고 광범위할 수 있어 시장 참여자와 정책 당국의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