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I 수요 전환에 따라 소비자용 ‘SATA SSD’ 생산 중단 검토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산업으로의 메모리 공급 전환을 이유로 주로 소비자용으로 쓰이는 저가형 SATA SSD의 생산을 내년 중 중단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유출 정보가 나왔다.

2025년 12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소비자 가전 관련 정보를 유출해온 유튜버 Moore’s Law is Dead는 주말에 공개한 영상에서 삼성전자가 가장 빠르면 1월에 SATA SSD 생산 중단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유출자는 해당 발표가 향후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정이 더 높은 수익성(고마진)과 프리미엄 칩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용으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 생산에 주력하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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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SATA SSD는 소비자용 전자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메모리 드라이브다. 현재는 NVMe(Non-Volatile Memory Express) SSD가 성능 면에서 우세하지만, SATA 방식은 가격 경쟁력 때문에 여전히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용 제품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Moore’s Law is Dead는 SATA SSD 생산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AI 수요가 공급 압박을 가중시켜 내년에 메모리 전반의 가격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는 이메일을 통한 공식 입장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메모리 가격 인상 움직임과 업계 반응

최근 몇 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칩 가격 인상을 단행하거나 시사했다. 두 회사 모두 현 생산 수준으로는 AI로 촉발된 메모리 및 연산 유닛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HBM은 AI 서버에서 사용하는 고급 칩의 핵심 구성 요소이며, 삼성과 SK하이닉스는 NVIDIA Corporation(나스닥: NVDA)에 HBM을 공급하는 주요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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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출 소식은 미국의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 Inc.)(나스닥: MU)가 자사의 소비자 브랜드인 Crucial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힌 지 약 한 주 만에 전해졌다. 마이크론은 소비자용 공급을 축소하고 AI 산업으로 공급을 재배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AI의 메모리 수요 확대가 향후 1년 내에 소비자 전자제품 제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레노버(Lenovo Group, 홍콩: 0992)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 Inc., 뉴욕증권거래소: DELL)는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역풍(headwind)을 경고하며 향후 몇 달간 가격 상승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AI 관련 지출의 수익화 시점과 방법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기술주 밸류에이션에도 하방 압력이 작용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월요일에 3.5% 하락했고, KOSPI 지수는 1% 이상 하락하면서 삼성전자가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폭의 하락을 견인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도 3% 하락했다. 이러한 낙폭은 인공지능 노출이 큰 종목들에 대한 광범위한 매도세가 이어진 결과다.


용어 설명: SATA SSD, NVMe, HBM

SATA SSD는 기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용으로 설계된 인터페이스인 SATA(Serial ATA)를 사용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다.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독자를 위해 간단히 설명하면, SATA SSD는 가격 대비 용량에서 경쟁력이 있어 노트북, 보급형 데스크톱, 저가형 외장 드라이브 등에 널리 쓰인다.

NVMe는 PCI Express(PCIe) 버스를 활용해 더 높은 대역폭과 낮은 지연시간을 제공하는 최신 SSD 인터페이스다. 성능 면에서 SATA를 크게 앞서며 특히 고성능 노트북, 게이밍 PC, 데이터센터 등에서 선호된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은 고대역폭과 병렬 처리가 필요한 GPU나 AI 가속기에서 활용되는 고성능 메모리 유형이다. 물리적으로는 패키지 적층(다층 TSV 등)을 통해 메모리 칩을 매우 가깝게 배치해 폭넓은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한다. AI 연산량이 많아지며 HBM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 영향 및 분석

이번 유출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몇 가지 구조적 영향이 예상된다. 첫째, SATA SSD의 공급 축소는 보급형 PC 및 저가형 소비자 전자제품의 제조원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제조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 또는 사양 조정을 검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둘째, HBM 등 프리미엄 메모리로의 자원 재배치는 AI 인프라 공급망을 더욱 긴밀하게 만들며, 고성능 칩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마진 구조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시장과 데이터센터 시장 간의 우선순위 조정 과정에서 공급 불균형과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측에 따르면 AI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경우, 메모리 가격의 상방 압력은 기술 제품의 최종 가격과 기업의 영업이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PC 제조사와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비용 구조 재검토와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의 전망

여러 시장 전문가와 업계 관측은 이번 발표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향후 6~12개월 내에 공급 측 충격이 체감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일부 분석가들은 삼성전자의 전략적 전환이 메모리 시장의 프리미엄화와 공급 집중화를 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러한 전망은 AI 투자 사이클, 주요 고객사(예: NVIDIA 등)의 수요 변동, 그리고 경쟁사의 대응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의 SATA SSD 생산 중단 가능성은 단순한 제품 라인 조정 이상의 파급력을 갖는다. AI 수요가 메모리 공급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용 저장장치 시장과 기업용 고성능 메모리 시장 간의 자원 배분이 재조정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제조사, 유통사, 최종 소비자 모두에게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