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현주 진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수요로 촉발된 반도체 가격 급등의 수혜를 받아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배 수준으로 뛰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추정치에 따르면 이익 규모는 약 40조5,000억 원(약 269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며, 매출은 약 5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6년 4월 6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LSEG SmartEstimate(29명의 애널리스트 집계)는 삼성전자가 1분기에 영업이익 40조5,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연간으로 기록한 영업이익 43조6,000억 원에 근접하는 수치이다. 다만 일부 기관은 이를 상회하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는데, 예컨대 시티(Citi)는 51조 원을 전망했다.
“You couldn’t ask for things to be better,”라고 다올투자증권의 고영민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시장의 강세를 언급하며 말했다.
메모리 중심의 수익 구조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 호조는 회사가 전례없는 슈퍼사이클(unprecedented supercycle)이라고 표현한 메모리 반도체 경기에 힘입은 것이다. 특히 DRAM(동적 임의 접근 메모리)과 같은 메모리 제품 가격이 AI 수요 확대와 데이터센터의 메모리 수요 증가로 크게 오르면서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전통적 계약가격이 1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2배 올랐고, 4~6월 기간에는 58~63%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DRAM(동적 임의 접근 메모리)는 서버, PC,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서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작동시키는 핵심 반도체다. 용량과 속도에 따라 기계 학습·추론 등 AI 워크로드의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늘면 DRAM 수요가 동반 상승한다.
우려 요인: 중동 전쟁과 공급망 변수
그러나 투자자들은 중동에서의 전쟁이 삼성전자의 성장 모멘텀에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관찰할 것으로 보인다. 전쟁은 에너지 비용 상승과 주요 생산 소재의 공급 차질 위험을 높여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축소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통상적으로 분기 실적 발표 시점에 구체적 사업전망을 상세히 발표하지 않으며, 보다 상세한 실적 내역은 이달 중순 이후에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DRAM 현물가격(스팟 가격)에서 일부 조정 신호가 감지되는데, 이는 스마트폰·컴퓨터 등 최종 기기 가격 상승으로 소비 수요가 일부 둔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우려와 함께 지난달 구글이 공개한 TurboQuant이라는 메모리 사용 최적화 기술의 등장은 메모리 수요에 대한 장기적 관점을 일부 흔들었다.
TurboQuant는 구글이 발표한 기술로, AI 모델이 필요로 하는 메모리 용량을 줄이거나 연산 효율을 높이는 방식의 최적화 기술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이 보편화되면 동일한 AI 워크로드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메모리 용량이 줄어들어 메모리 반도체 수요 성장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주가와 시장 반응
중동 전쟁이 본격화된 2월 28일 이후 메모리 반도체 관련 주식은 매도세에 직면했으며, 삼성전자 주가는 해당 기간 동안 약 14%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서는 빅테크의 AI 투자 계획이 수백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는 기대감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는 여전히 연초 대비 약 50% 상승해 있다.
공급 부족과 수급의 불균형
일부 업계 전문가는 여전히 메모리 반도체의 심각한 공급 부족 상황을 근거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유통업체 퓨전 월드와이드(Fusion Worldwide)의 사장 토비 고너먼(Tobey Gonnerman)은 “지난 3~4주 동안 스팟 가격의 냉각을 봤지만 이는 일시적이라고 믿는다”며 “수요와 주문 잔량(backlog)은 여전히 강하다. 메모리 제조가 전체 수요를 충족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외 사업부의 흐름
삼성전자의 수익 대부분은 메모리 부문에서 창출되겠지만, 다른 사업부는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TSMC와 경쟁하는 삼성의 파운드리(계약 위탁생산) 사업부가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이 부문은 최근 엔비디아(Nvidia)와의 협력을 통해 AI 추론용(Inference) 프로세서 신제품 생산을 맡게 되면서 소폭의 모멘텀을 얻었다.
한편 스마트폰과 평판디스플레이 부문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경쟁 심화로 인해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약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키움증권은 예상했다.
노사 이슈와 비용 압박
또 다른 리스크로는 임금 비용 증가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상여금 제도 개편 등을 요구하며 5월에 파업을 예고한 바 있어, 향후 노동 분쟁은 비용 상승과 생산 차질 요인이 될 수 있다.
경제적 파급 및 전망 분석
전문가 관점에서 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이 예상대로 대폭 개선될 경우 반도체 사이클 회복에 대한 시장 신뢰는 강화될 것이다. 이는 한국 증시와 관련업체의 밸류에이션(valuation)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 에너지 비용 상승, 공급망 교란 가능성, 그리고 TurboQuant 등 메모리 사용 효율화 기술의 확산은 단기적·중기적 가격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향후 가격 경로에 대한 시나리오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획대로 집행되고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경우 DRAM과 낸드의 가격 상승세는 추가 지속되어 삼성전자의 고수익 구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지정학적 충격으로 에너지·소재 비용이 급등하거나 빅테크의 투자 축소가 현실화되면 수요 둔화로 가격 조정이 가속화될 수 있다. 셋째, TurboQuant 같은 메모리 최적화 기술이 빠르게 보급되면 장기적으로 메모리 수요 성장률을 둔화시킬 여지가 있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가 발표할 1분기 실적은 메모리 업황의 강도와 지정학적 리스크, 기술적 효율화 영향이 교차하는 시점에서 나오는 중요한 시장 신호가 될 것이다.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 발표와 이후 열릴 상세 실적 설명회에서 제시되는 수요 전망, 고객사 계약 구조(예: 3~5년 장기계약 전환 여부), 파운드리의 실적 회복 경로 및 노사 관련 리스크 관리 방안 등을 중심으로 추가 정보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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