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 4조7,000억 원(약 33억7,000만 달러)을 기록해 6개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5% 급감한 수치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워싱턴과 서울 간 타결된 무역협정에 따라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회사는 테슬라(Tesla)와 체결한 164억 달러(약 16조5,000억 원)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공급 계약을 계기로 추가 대형 고객사 수주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DS부문 부사장 노미정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대형 고객사로부터 추가 주문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텍사스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미국 파운드리 공장이 2026년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언급은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 쇼크를 발표한 직후 나왔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4% 급감한 4,000억 원으로, 6분기 만에 처음으로 1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회사 측은 메모리 재고평가손과 대중 첨단 반도체 수출 제한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실적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AI 수요 회복 기대감 vs. 지정학적 위험
삼성전자는 2025년 하반기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업황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메타플랫폼스·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은 전날 실적 발표에서 AI 데이터센터용 칩에 대한 강한 수요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글로벌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됐다. 삼성전자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 박순철은 “미·한 양국 정부 간 후속 협의를 면밀히 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은 0.7% 증가한 74조6,000억 원으로 잠정치(74조 원)를 소폭 상회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실적 쇼크에 민감하게 반응해, 이날 오전 코스피 지수 보합세 속에서도 삼성전자 주가는 1.1% 하락했다.
산업·기술적 맥락과 전망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은 엔비디아·AMD 등 GPU 업체들의 AI 서버 수요 폭증으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HBM3E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마이크론·SK하이닉스 대비 기술 격차를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투자자들은 올해 하반기 HBM 출하 확대 여부와 파운드리 수율 개선 속도를 핵심 모멘텀으로 주시하고 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도 변수다. 미국은 지난해 말부터 대중 첨단칩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 오스틴·테일러 공장의 가동률과 고객사 다변화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붐이 지속되더라도 정책 리스크와 공급망 재편 속도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전문가 의견
본지 취재에 응한 국내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가 단기간에 파운드리 경쟁력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초미세 공정(2나노) 전환, ▲HBM 캐파 증설, ▲전략적 고객사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 지속 여부가 관건”이라며, 2025년 연구개발비가 3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했다.
실적 지표 한눈에 보기
• 2분기 영업이익: 4조7,000억 원(-55% YoY)
• 2분기 매출: 74조6,000억 원(+0.7% YoY)
•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4,000억 원(-94% YoY)
• 테슬라 공급계약 금액: 164억 달러
• 관세율: 15%
• 달러/원 환율: 1,393.41원/달러
용어 해설
HBM(High Bandwidth Memory)은 기존 DDR 메모리 대비 데이터 전송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3D 적층 메모리 규격이다. 고성능 GPU·AI 가속기 등에 주로 사용된다.
파운드리(Foundry)는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로부터 주문을 받아 칩을 대량 생산하는 위탁생산 사업을 말한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는 단기적으로 AI 수요 증가라는 호재와 미·중 갈등 심화라는 악재가 공존하는 복합적 환경에 직면해 있다. 핵심은 파운드리 수주 확대, HBM 기술 격차 해소,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유연한 대응 전략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