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55% 급감…美 대중 수출 규제·메모리 약세 영향

삼성전자가 2025년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조7,000억 원(약 33억7,000만 달러)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달 초 전망치와 대체로 일치했지만, 시장 컨센서스인 6조3,700억 원보다는 크게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4조6,000억 원으로 5.8% 감소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미국 정부의 대중 첨단 반도체 수출 제한으로 인한 메모리 칩 판매 둔화다.

삼성전자는 “

미국 수출 제한으로 인한 추가 비용이 일회성으로 반영됐다

”면서도, 향후 인공지능(AI) 수요 성장에 맞춰 생산을 최적화하고 대중 무역 관세 영향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를 우선순위에 두고 점유율 확대를 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애플 아이폰 신제품과의 경쟁 구도를 의식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경쟁에서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주요 경쟁사에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HBM은 기존 D램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를 대폭 높인 차세대 메모리로, AI 가속기·데이터센터 GPU 등에 필수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HBM 시장은 엔비디아·AMD 등 AI 칩 제조사들의 수요 급증으로 고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해당 분야를 빠르게 따라잡지 못할 경우, 중장기 실적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Samsung chip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테슬라와 165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전장(電裝)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전기차용 고성능 칩 공급이 본격화되면 실적 반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 시각·전망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AI·클라우드 수요 확대가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HBM 생산 수율(良率)과 원가 경쟁력이 변수다. 만일 삼성전자가 2026년까지 5세대 HBM(HBM3E) 양산 체제를 갖추지 못한다면, 경쟁사 대비 가격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

또한 대중 수출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 내 공장 가동률과 장비 업그레이드 일정이 지연될 여지가 있다. 회사는 미국과 유럽, 인도에 대한 설비 다변화로 리스크를 분산한다는 계획이지만, 단기 비용 부담은 불가피하다.

반면, IM(모바일) 부문은 폴더블·플래그십 신제품 효과로 일정 부분 수익성을 방어할 전망이다. 특히 2025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Z’ 시리즈 신모델에 S펜 활용도를 대폭 강화해 MZ세대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요약하면,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는 대외 규제와 기술 격차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향후 AI·전장·폴더블 등 성장축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가 중장기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