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칩 제조 자동화를 위해 엔비디아 GPU 5만 개 도입해 ‘AI 메가팩토리’ 구축 추진

삼성전자가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공정 혁신에 본격 나선다. 회사는 엔비디아(Nvidia)의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개를 일괄 도입해 ‘AI 메가팩토리(AI Megafactory)’라 불리는 전용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2025년 10월 31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통해 모바일 기기 및 로봇용 시스템반도체 생산 공정을 자동화·최적화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공장 완공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는 초기 설계 단계부터 AI 기반 시뮬레이션을 적용함으로써 개발-제조-검증 전 주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것으로 전망한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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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확보할 GPU는 엔비디아의 최신 Blackwell 아키텍처 제품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AI 메가팩토리 구축 이후 기존 리소그래피(lithography) 플랫폼을 GPU에 최적화해 20배 향상된 성능을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삼성 간 전략적 맞손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10월 28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기조연설을 통해 팔란티어·일라이릴리·크라우드스트라이크·우버 등과의 협업을 발표한 데 이어, 곧바로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과 만남을 가졌다.

“우리는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AI 분야의 야심찬 리더십 계획을 지원하고 있다.” — 레이먼드 테(Raymond Teh), 엔비디아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사장

엔비디아는 현재 세대 GPU Blackwell과 차세대 Rubin을 합친 수주 잔고가 $5000억(약 670조 원) 규모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전망은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엔비디아 시가총액을 5조 달러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됐다.

한국 주요 그룹들의 GPU 확보 경쟁

엔비디아에 따르면, SK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삼성전자와 유사한 수준의 GPU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한국 대기업들이 AI 인프라 선점에 나서며 글로벌 반도체 가치사슬 내부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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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연구 전 과정에 AI 시뮬레이션 적용

삼성전자는 GPU 클러스터와 함께 엔비디아 ‘옴니버스(Omniverse)’ 플랫폼을 도입해 가상환경에서 공정을 설계·검증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차세대 스마트폰·웨어러블·가전 등 자사 기기에 탑재할 AI 모델 학습에도 GPU 자원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4세대 제품을 엔비디아 AI 칩에 최적화하기 위해 공동 개발을 진행한다. HBM은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적층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극대화하는 기술로, 대규모 AI 연산에서 필수로 꼽힌다.


전문가를 위한 용어 해설

GPU(Graphic Processing Unit)는 대량의 행렬 연산을 병렬로 처리하는 칩으로, 본래 그래픽 작업용으로 개발됐으나 현재는 AI 모델 학습·추론 작업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

리소그래피(Lithography)는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새기는 노광 공정 기술이며, 설계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공정 난이도가 지수적으로 증가한다.

Omniverse는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실시간 3D 디자인·시뮬레이션 협업 플랫폼으로, 실제 공정 조건을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으로 구현해 테스트를 가능케 한다.


삼성, 공급사·고객사·파트너 ‘삼중관계’로 시너지 기대

삼성전자는 AI 칩에 들어가는 HBM을 대량 생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동시에, 엔비디아 GPU를 자사 공정과 제품에 적용한다. 이 같은 공급사-고객사-전략 파트너의 삼중 구조는 양사 간 협력 범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GPU 및 HBM 간 최적화 작업이 완료되면 생산성·수율 개선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규모 GPU 도입과 AI 메가팩토리 구축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 주도권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