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산톨리 CNBC 수석 시장 해설위원이 전하는 오늘의 마켓 노트다.
2025년 9월 11일(현지시간),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직전까지 남아 있던 시장 내 잔존 긴장감이 지표가 예측치와 크게 다르지 않게 나오면서 사실상 해소됐다. 동시에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는 노동시장이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로 받아들여졌으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3%대 인플레이션을 ‘무시’하고 연준(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하를 선반영할 빌미를 제공했다.
이에 따라 주요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 수준을 경신했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5개월 내 최저치인 4% 부근까지 압축됐다. 투자자들은 구직 수당 청구 증가세를 ‘노동시장 약화’로 해석하며 위험자산 선호(리스크온)를 확대했고, 그 결과 주식·채권·파생상품 전반에서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다.
지난 2주간 발표된 고용지표의 부진이 ‘허수(head fake)’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소비·신용·설비투자(Capex)·GDP 추적 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만큼, 연준이 미약한 고용지표를 근거로 비둘기파(완화적) 스탠스로 돌아선다면 시장은 ‘실제로 필요 없는 완화 효과(Easier Fed without needing it)’를 얻을 수 있다는 논리다.
시장의 반응은 ‘강세장 심포니’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전방위적이다. 전체 종목의 80%가 상승했고, 소비주·경기순환주·산업주·소형주·금융주가 두드러졌다. 반도체 지수는 새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고, 신규 기업공개(IPO) 종목도 강한 수요를 확인했다. 변동성지수 VIX는 15 아래로 내려오며 투자 심리 개선을 증명했다.
다만 S&P500 지수는 지난 6주간 순환매와 조정을 거치며 과열 신호가 다소 해소된 상태였으나, 목요일 급등으로 단기적 ‘잡아당김(grabby)’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밈 주식(온라인 커뮤니티·SNS에서 유행하며 급등락을 반복하는 종목)들의 동반 급등이 이를 방증한다.
이번 상승이 ‘새로운 랠리’라기보다는 기존 추세의 가속임을 보여주는 증거도 있다. 지수는 볼린저 밴드 상단을 돌파하며 7월 초와 8월 중순에 이어 세 번째로 추세 채널 상단을 넘어섰다.
채권시장 역시 8월 CPI 발표 전부터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하고, 연준의 비둘기파 전환을 선반영하는 흐름에 들어가 있었다. 10년물 금리는 4% 근처까지 내려왔지만, 하락 폭 자체는 과격하지 않다.
금리선물시장은 연말까지 0.25%포인트 금리 인하 3회를 완전히 가격에 반영했다. 이는 정책 금리가 2024~2025년 중반에 걸쳐 0.75%p 낮아질 것이라는 시장의 확신을 보여준다.
8~9월의 완만한 조정 국면에서 투자자들의 포지셔닝이 다소 보수적으로 바뀌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포지셔닝은 과열과는 거리가 있다. NAAIM 주간 주식익스포저지수가 최근 고점에서 내려온 상태여서, 또 한 차례 확대될 여지도 남아 있다.
주가는 3%대 인플레이션이 일정 기간 지속되더라도 연준이 완화 기조로 전환한다면 이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확장적 재정 지출, 데이터센터 Capex 증가, 기업 재무 건전성, M&A 회복세, 그리고 규제 당국의 ‘사후 승인’ 관행 확산 등은 투자자들의 ‘동물적 감각(animal spirits)’을 자극하고 있다.
그럼에도 ‘좋은 지표가 발표된 날 랠리가 정점을 찍는’ 관성적 패턴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주가는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강세장 고점에 근접해 있으며, 자산 전반의 랠리가 만들어낸 실망 여지 또한 만만치 않다.
“거시적 장애물이 대부분 제거된 듯 보이는 친화적 지표 발표일에 랠리가 끝나는 경우를 잊지 말라.”
※ 1CPI(Consumer Price Index): 미국 노동부가 매월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 인플레이션 동향의 핵심 지표다. 2VIX: 시카고옵션거래소가 산출하는 변동성 지수. 숫자가 낮을수록 시장 변동성에 대한 공포가 적다는 의미다. 3볼린저 밴드: 주가의 표준편차 범위를 시각화해 추세와 과매수·과매도를 판단하는 기술적 분석 도구다. 4NAAIM: 북미액티브투자매니저협회가 발표하는 지수로, 액티브 펀드매니저들의 주식 익스포저(비중)를 측정한다.
전문가 시각●
CNBC를 포함한 월가 전문가들은 “완화적 연준, 견고한 실물·기업 펀더멘털, 위험 선호 회복”이라는 세 가지 축이 당분간 강세장을 지탱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밸류에이션 부담과 매크로 불확실성이 맞물릴 경우, 지표 한두 개만으로도 급격한 변동성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도 병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