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스, 생존 위해 ‘조금 덜 부유한’ 고객층 공략해야

삭스 글로벌(Saks Global)은 상징적인 럭셔리 소매업체로서 최근 파산보호(Chapter 11)를 신청하면서 향후 생존을 위해 고객층 다각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정비가 높고 마진이 얇은 백화점 사업 구조상 근본적 변화를 시도하기가 쉽지 않아 구조조정 이후에도 존속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2026년 1월 1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삭스는 화요일(미국 현지시간) 챕터 11 파산보호를 신청하며 ‘$3.4억 달러가 아닌 $3.4 십억 달러(secured debt: 담보부 부채) 규모의 담보부 채무 재구성 절차에 돌입했다. 파산신청은 수개월에 걸친 구조조정 과정을 시작하는 신호이지만, 절차 종료 후에도 높은 고정비와 얇은 이익률은 실질적 회복을 더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They need to turn the enterprise into a high-margin curation machine… The only path forward is brutal.” — 에릭 쉬퍼(Eric Schiffer), Patriarch Organization 의장

삭스 글로벌은 Saks, Neiman Marcus, Bergdorf Goodman을 포함하는 모(母)기업으로, 법원 제출 문서에 따르면 2025 회계연도(2025년 2월 종료) 매출이 13.6% 감소했고, 2025년 달력연도의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전망은 마이너스로 표시됐다. 회사는 또한 최상위 고객층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 연간 1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상위 3%의 고객이 전체 연매출의 약 40%를 창출한다고 파산 서류에 명시했다.

주목

광범위한 고객층 확보의 필요성

소매업계에서는 백화점의 점유율이 수년간 하락하고 있으며, 관세와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최근 이를 가속화했다고 분석한다. 모닝스타(Morningstar)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스워츠(David Swartz)는 “백화점의 마진은 끔찍히 나쁘다”라고 진단했다. 삭스는 전통적으로 매우 부유한 일부 고객층에 크게 의존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외부 충격에 더 취약했다는 지적이다.

리테일 컨설턴트 스티브 데니스(Steve Dennis)는 “해결책은 단지 부유층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affluent) 고객을 더 잘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객층을 넓히는 전략은 블루밍데일스(Bloomingdale’s) 같은 경쟁자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초래하며, 럭셔리 브랜드들이 자체 매장을 확장하는 추세와도 충돌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초우량(ultra-loyal) 고객을 소외시킬 위험도 존재한다.

특히 파산 서류는 Saks Off Fifth라는 유일한 오프프라이스(off-price) 브랜드의 전자상거래 부문에 대해 “우수한 대안이 나오지 않는 한 청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로 인해 저가·아웃렛 채널을 통한 고객 확대 가능성은 당분간 낮아 보인다.

주목

매장 재고·구조 재검토 필요성

삭스의 미국 내 매장은 125개에 달하며 대부분 규모가 크다. 대형 매장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은 큰 구매와 적은 유동 인구에 의존하는 구조로, 일부 전문가들은 삭스가 매장 수를 줄이면서도 사업 범위 축소 없이 효율을 높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패럴 프리츠(Farrell Fritz)의 파산 전문 변호사 패트릭 콜린스(Patrick Collins)는 “두 브랜드를 한 지붕 아래 통합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동시에 남겨진 매장에는 투자도 필요하다. 데니스는 특히 AI(인공지능), 풀필먼트 자동화, 클라이언팅(clienteling) 시스템 등 기술적 진화를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 제출 문서에 따르면 회사는 8월부터 통합 상품화 플랫폼을 사용해 Saks Fifth AvenueNeiman Marcus 간 재고의 매입·판매를 최적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자·공급망 리스크

삭스는 12월 이자지급을 놓쳤고, 일부 공급업체에 대한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카프리 홀딩스(Capri Holdings)는 삭스를 상대로 $33.3 million(미화 3,330만 달러)의 청구권을 신고했다. 카프리 홀딩스는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브랜드에 대한 수요 약화 속에서 지속적인 매출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일부 공급업체의 재무 스트레스는 삭스의 회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브랜드 정체성·고객 반발 리스크

비용 절감은 쉽지 않다. 매장의 화려함을 없애거나 직원을 대폭 감축하는 조치는 핵심 고객층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예컨대 삭스는 2024년 연례 크리스마스 라이트 쇼를 취소했는데, 이는 고객층의 실망을 샀다. 스워츠는 “TJ Maxx처럼 변할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럭셔리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회의적 시각

삭스의 주요 투자자 중 하나인 아마존닷컴(Amazon.com)의 변호사 캐롤라인 레클러(Caroline Reckler)는 파산 심리에서 삭스가 성공적으로 회생할 가능성에 대해 “거의 또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little to no confidence)”고 말했다. 삭스 글로벌은 본 기사에 대해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용어 설명

Chapter 11(챕터 11) : 미국 파산법의 한 형태로, 채무자가 기업 활동을 계속하면서 법원의 감독 아래 채무 재조정 계획을 수립해 회생을 시도하는 절차이다. 일반적인 청산절차와 달리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 기업의 영업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자·세금·감가상각비용을 제외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의 근사치를 제공한다. 파산서류에서의 “2025년 캘린더 EBITDA가 마이너스”라는 표기는 영업 활동만으로는 손익을 맞추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오프프라이스(off-price) 브랜드 : 제조업체의 당해 시즌 제품이나 재고를 할인 판매하는 소매 모델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럭셔리 백화점과는 다른 가격·재고 전략을 사용한다.

클라이언팅(clienteling) : 소매업에서 고객 데이터와 관계 관리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으로, VIP 고객 관리·재방문 유도·구매 패턴 분석 등을 포함한다.


시장 및 경제적 영향 전망(분석)

삭스의 구조조정과 고객층 다변화 시도는 단기적으로 고급 소매 섹터의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대형 백화점이 차례로 재무적 어려움에 봉착하면 투자자들은 동종 업종 주식과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위험 평가를 조정할 것이다. 공급업체 측면에서는 삭스에 대한 미지급금이 공급망 전반의 현금흐름을 압박해, 브랜드들이 가격·생산 계획을 바꾸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적으로 삭스가 상위 고객 비중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affluent) 고객층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한다면, 매출 기반이 더 넓어져 경기 변동에 대한 내성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브랜드 희석(brand dilution) 위험과 초우량 고객의 이탈 가능성을 상쇄할 만큼의 판매 증가를 달성해야 한다. 기술 투자(예: AI 기반 추천, 풀필먼트 자동화)는 운영비용 절감과 고객 경험 개선 모두에 기여할 수 있어 회생 전략에서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또한 매장 통합(예: Saks와 Neiman Marcus의 점포 통합)과 대형 매장 축소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구조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대형 매장 공실이 늘어나면 해당 지역 상권의 유동성·임대료 수준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지역 경제와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리스크 요인이 된다.


결론

삭스의 파산신청은 단순한 재무적 사건을 넘어 럭셔리 소매업의 비즈니스 모델 재평가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상위 소수의 고액 고객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상대적 부유층(affluent)’을 공략하는 전략은 현실적인 생존 방안으로 제시되지만, 브랜드 가치 유지·기술 투자·공급망 관리·매장 전략을 균형 있게 설계해야 한다. 향후 삭스가 어떤 구조조정안을 제시하고 실행하느냐에 따라 럭셔리 소매시장 전반의 재편 속도와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