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스 글로벌(Saks Global)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미국 소매업계의 잇따른 대형 붕괴 사례 목록에 또 한 건을 추가했다. 이번 파산은 COVID-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의 소매 붕괴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2026년 1월 14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삭스 글로벌은 화요일 늦게 연방 파산법에 따른 보호 신청을 냈다. 삭스 글로벌은 과거 모기업인 허드슨스베이가 2024년에 경쟁사인 네이먼 마커스(Neiman Marcus)를 인수하면서 형성된 백화점 그룹으로, 럭셔리 체인인 Saks, Neiman Marcus, Bergdorf Goodman을 소유하고 있다.
이번 보도는 미국의 전통적 백화점과 소매업체들이 대형 할인점(big-box)과 온라인 소매업체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에 어려움을 겪어왔음을 재확인시킨다. 삭스 글로벌의 파산 신청은 지난 수년간 이어진 백화점 업계의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점포 축소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아래는 미국 백화점과 주요 소매업체 가운데 최근 수년간 파산을 신청했거나 구조조정을 거친 대표적 사례들이다.
삭스 글로벌 (Saks Global)
신청일: 2026년 1월
파산보호 신청을 통해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삭스, 네이먼 마커스, 버그도프 굿맨 등 럭셔리 체인을 보유한 대형 백화점 그룹으로, 팬데믹 이후의 시장 변화와 경쟁 심화 속에서 심각한 유동성 압박을 겪었다.
Lord & Taylor
신청일: 2020년 8월
역사가 깊은 백화점 체인이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챕터 11(Chapter 11)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후 점포 축소와 자산 매각 과정을 거쳤다.
Neiman Marcus
신청일: 2020년 5월
럭셔리 백화점 체인이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같은 해 9월 챕터 11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후 채무 감면과 지배구조 변경을 통해 구조조정이 완료됐다.
J.C. Penney
신청일: 2020년 5월
백화점 체인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뒤, 2020년 12월에는 주요 임대인인 Simon Property Group과 Brookfield Asset Management가 대부분의 소매 및 운영 자산을 인수하면서 챕터 11에서의 퇴출(재매각)이 결정되었다.
Barneys New York
신청일: 2019년 8월
뉴욕의 상징적 소매업체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매물로 나왔다. 법원은 브랜드와 지적재산권을 라이선스 업체인 Authentic Brands에 매각하는 것을 승인했으며, 거래는 2019년 11월 종결되었다.
Sears Holdings
신청일: 2018년 10월
Sears, Roebuck and Co. 및 Kmart를 거느린 지주회사가 수년간의 매출 하락과 수백 곳의 점포 폐쇄 끝에 챕터 11을 신청했다. 2019년 1월 이디 램퍼트(Eddie Lampert)가 약 $5.2 billion의 개선된 인수안을 통해 경합 입찰에서 승리했고, 이를 통해 일부 소매 영업을 유지했다.
그 외 최근 몇 년간 파산을 경험한 주요 미국 소매업체
Claire’s Stores
신청일: 2025년 8월
패션 잡화 유통업체가 두 번째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수백 개 점포를 폐쇄하고 약 800개 남은 점포의 매수인을 찾는 계획을 발표했다.
Rite Aid
신청일: 2025년 5월
약국 체인이 2년 남짓한 기간 내 두 번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전 구조조정으로 부채를 줄였으나 장기적 사업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결과이다.
Joann Fabrics
신청일: 2025년 1월
공예용품 소매업체가 델라웨어에서 챕터 11 보호를 신청했다. 재고 부족이 심화되며 1년 내 두 번째 파산에 몰렸다고 보고되었다.
Party City Holdco
신청일: 2024년 12월
팬데믹 이후 지속적 고전으로 인해 2년 만에 다시 챕터 11을 신청했다.
Lugano Diamonds
신청일: 2025년 11월
사업 매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챕터 11을 신청했다. 투자사 Enhanced Retail Funding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입찰자로 합의하는 등 추가 입찰을 유도하는 법원 감독 매각 절차를 진행했다.
Bed Bath & Beyond
신청일: 2023년 4월
자금 확보에 실패해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같은 해 스핀오프된 가정용 소매업체인 Christmas Tree Shops도 2023년 5월 파산을 신청했다. 이후 미 법원은 2023년 8월 이를 챕터 7(청산)으로 전환했다.
Tailored Brands
신청일: 2020년 8월
Men’s Wearhouse의 소유주가 코로나19 여파로 파산보호를 신청했으나, 2020년 12월에 구조조정을 마치고 챕터 11에서 나왔다.
Ascena Retail Group
신청일: 2020년 7월
Ann Taylor와 Lane Bryant의 소유주가 팬데믹의 경제적 충격으로 챕터 11 보호를 신청했다.
Brooks Brothers
신청일: 2020년 7월
남성 의류 브랜드가 챕터 11을 신청했으며, 200년 역사를 가진 기업은 2020년 8월에 Authentic Brands Group과 Simon Property Group에 $325 million에 매각되었다.
J.Crew Group
신청일: 2020년 5월
의류 체인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며 $1.65 billion의 부채를 탕감하는 조건으로 채권자들에게 소유권을 양도하는 합의를 진행했다.
Forever 21
신청일: 2019년 9월 (미국 법인 추가 파산: 2025년 3월)
패스트패션 업체는 온라인 유통업체와의 경쟁 및 소비자 트렌드 변화로 2019년 파산을 겪었고, 미국 운영법인은 2025년 3월 추가 파산을 신청하며 국내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Nine West Holdings
신청일: 2018년 4월 (추후 구조조정)
챕터 11을 통해 출구전략을 수립했고, 부채를 10억 달러 이상 감축한 뒤 Nine West와 Bandolino 브랜드 및 핸드백 사업 등을 Authentic Brands Group에 $340 million에 매각했다.
Toys “R” Us
신청일: 2017년 9월
당시 최대 규모의 장난감 체인과 Babies “R” Us를 소유한 회사가 약 $2.5 billion의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 파산은 2002년 Kmart 이후 자산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의 소매업 붕괴로 기록되었다.
용어 설명
챕터 11(Chapter 11)은 미국 파산법에서 채무자의 사업을 계속 운영하면서 채무 재조정(plan of reorganization)을 통해 회생을 도모하는 절차다. 반면 챕터 7(Chapter 7)은 자산을 청산해 채권자에게 분배하는 청산 절차다.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는 법원 감독 매각 과정에서 초기 입찰자로서 기준가를 제시하는 전략적 입찰자를 의미한다.
시장·경제적 영향 분석
이들 대형 소매업체의 연쇄적인 파산은 다각적인 파급효과를 야기한다. 우선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형 점포의 공실 증가로 임대료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대형 랜드로드(임대인)들이 소매 임대료에서 받던 수익이 줄어들면, 투자회수 기간이 길어지고 자산가치가 하락할 우려가 있다. 실제로 J.C. Penney의 경우 2020년 말 Simon Property Group과 Brookfield가 자산을 인수하면서 소유구조 변화를 통해 일부 충격을 흡수했다.
둘째, 공급망과 제조업체에 대한 영향이다. 백화점들의 축소와 폐점은 브랜드 및 공급망 파트너들에게 주문 감소와 재고 과잉을 야기할 수 있으며, 중소규모 공급업체의 현금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소비자 행동 측면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쟁이 가속화되며, 옴니채널 투자와 디지털 전환이 필수 과제로 부상할 것이다.
넷째, 단기적으로는 특정 브랜드의 매각이나 라이선스화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Barneys, Nine West, Brooks Brothers 등의 사례에서 보듯 지적재산권과 브랜드 자산이 라이선싱 업체나 투자사에 매각되면 브랜드는 소유구조만 변경된 채 존속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구조조정은 노동시장과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남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 관점에서는 리테일 업종에 대한 재평가가 불가피하다. 대형 백화점의 실패는 동일 업종의 타 기업 가치에 즉각적인 재평가를 유발하며, 관련 부동산, 사모펀드 참여기업, 채권시장 등에 파급될 수 있다. 특히 레버리지가 높은 기업은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함께 취약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결론
삭스 글로벌의 파산 신청은 단지 한 기업의 실패를 넘어, 미국 소매업 구조 전반의 변화와 시장 재편을 보여주는 신호다. 소비 패턴의 변화, 온라인 경쟁의 증대, 상업용 부동산의 부담 등 복합적 요인이 결합된 결과로 해석된다. 향후 투자자, 임대인, 브랜드 소유자, 정책입안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구조적 변화를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