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원당(10월물) 가격은 13일(현지시간) -0.09센트(-0.53%) 하락한 파운드(lb)당 16.94센트로 마감했다. 같은 날 런던 ICE 백설탕(10월물)은 +1.00달러(+0.21%) 오른 톤당 474.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 연속 랠리로 두 달 만의 고점을 찍었던 흐름이 일단 진정된 모양새다.
2025년 8월 13일, 나스닥닷컴·바차트 공동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분에 대한 롱(매수) 포지션 청산에 나서며 가격을 눌렀다. 특히 뉴욕 선물은 3거래일 동안 4% 넘게 뛰었던 데 따른 숨 고르기 성격이 짙다.
상승 동력으로 지목됐던 요인은 브라질의 공급 불확실성이다. 시장조사 업체 코브리그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지난주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로 2025/26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6억t(Conab 전망치 6억6,340만t)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세계 최대 생산국의 감산 가능성을 부각시키며 가격을 끌어올렸다.
“펀드(헤지펀드 등)들은 과도한 순매도(Net Short)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어, 작은 악재에도 대규모 쇼트커버링이 촉발될 수 있다.” — 주간 COT 보고서 분석
실제 8월 5일 기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커미트먼트 오브 트레이더스(Commitment of Traders, COT)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의 뉴욕 원당 순매도 규모는 전주 대비 25,923계약 늘어난 151,004계약으로 6년 만의 최대 수준이다. 대규모 공매도 잔량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COT 보고서란? 각 거래 주체별 선물·옵션 포지션을 주간 단위로 공개하는 자료로, 투기적 자금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반면 브라질 생산 회복 조짐은 상승 압력을 일부 상쇄했다. 지난달 31일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는 7월 1~15일 중남부지역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5% 증가한 340만t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탕수수를 설탕 생산에 투입한 비율이 지난해 50%에서 올해 54%로 높아졌다.
인도의 잠재적 수출 재개 소식도 약세 요인이다. 블룸버그는 “풍부한 몬순 강우(평년 대비 +4%)로 10월 시작되는 새 시즌에 인도 정부가 설탕 수출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는 2025/26 시즌 200만t 수출 허가를 요청할 방침이다.
앞서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 연합회는 6월 2일 “2025/26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t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2024/25 시즌 생산량(2,620만t) 대비 급반등 전망으로,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
글로벌 수급 전망과 가격 영향
지난 6월 30일 상업 트레이더 Czarnikow는 2025/26 시즌 전 세계 설탕 공급이 750만t 흑자로, 8년 만에 최대 규모 잉여를 이룰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세계 생산 1억8,932만t(+4.7% YoY), 재고 4,118만t(+7.5% YoY)”이라는 기록적 공급 확대를 예고했다.
다만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시즌 적자 규모를 547만t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9년 만의 최대 부족분으로, 2023/24 시즌 131만t 흑자에서 상황이 반전됐다는 점을 시사한다.
브라질 중남부의 누적 생산 부진도 무시하기 어렵다. Unica에 따르면 2025/26 시즌 7월 중순까지 누적 생산량은 전년 대비 9.2% 감소한 1,565만t에 그쳤다. 브라질 정부 산하 Conab도 2024/25 생산이 4,411만t(-3.4%)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한편 세계 3위 생산국 태국의 2024/25 설탕 생산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t으로, 공급 확대 흐름에 동참했다. 태국 정부 산하 사탕수수·설탕위원회는 2025/26 시즌에도 2% 증가한 1,030만t을 예상한다.
시장 전문가 시각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기상 변수와 펀드 포지션 조정이 가격을 주도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인도·태국 생산 회복과 미·브라질 대두·옥수수 공급 확대 등 대체 작물 흐름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한다. 대규모 순매도 포지션은 ‘불씨’ 역할을, 공급 개선 전망은 ‘물줄기’ 역할을 하며 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구도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저점 매수 시도와 단기 트레이딩이 병행되고 있다. 다만 USDA·ISO 전망치가 상이하고, 엘니뇨·라니냐 등 기후 변수도 남아 있어, 가격 방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헤지(위험회피) 목적의 옵션·스프레드 전략을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 주의 : 기사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관련 종목에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이 없음을 밝혔다. 본 기사 정보는 투자 자문이 아닌 참고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