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최고경영자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가 2025년 들어 단행된 1만5,000명 이상의 대규모 인력 감축에 대해 “최근 결정들이 무겁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2025년 7월 24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나델라는 같은 날 직원들에게 보낸 장문의 메모에서 “무엇보다도, 최근의 직무 폐지(job eliminations)가 나와 여러분 모두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메모 서두에서 감원 사태를 직접 거론하며 ‘기업의 사명(why), 목표(what), 실행 방식(how)을 재점검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메모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나기 직전, 나델라가 현지 통신·정보기술부 장관 부디 아리에 세티아디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공개됐다. 회사는 2025년 초부터 긴축 경영에 돌입해 현재까지 누적 1만5,000여 명을 감원했다.1
■ 감원 이후 주가 첫 500달러 돌파
마이크로소프트는 7월 2일 추가로 약 9,000명의 인력을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이에 투자자들은 7월 9일 종가 기준 주가를 사상 처음으로 500달러 위로 끌어올렸다. 2024년 6월 기준 전체 직원 수 22만8,000명을 기록했던 회사는 올해 감원을 반영한 최신 인력 규모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기술 산업은 프랜차이즈 가치(franchise value)가 존재하지 않는 영역이기 때문에, 성공은 역설과도 같다. 진보는 직선이 아니라 역동적이며 때론 불협화음을 낳는다. 그러나 그 속에는 우리가 세상을 재구성하고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새로운 기회가 존재한다.” — 사티아 나델라 CEO 메모 중
이번 구조조정은 단순히 마이크로소프트만의 일이 아니다. 스타트업 인사 데이터 사이트 Layoffs.fyi 집계에 따르면 2025년 들어 글로벌 기술 업계에서만 8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 일본 리크루트홀딩스는 7월 초, 자회사인 취업 플랫폼 ‘인디드(Indeed)’와 기업 정보 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에서 1,3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당시 리크루트홀딩스 CEO 또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업무 방식 전반을 재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내부 구성원 불만 고조
링크드인·레딧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최근 몇 달 사이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의 허탈감이 확연하다. 한 개발자는 링크드인 게시물에서 “회사를 사랑했고 지금도 그렇지만, 이번 감원은 회사가 내세우는 가치가 거시적 의사결정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적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엔비디아(Nvidia)에 이어 세계 2위 시가총액을 기록 중이다. 윈도우(Windows)와 오피스(Office)라는 대표 소프트웨어 사업은 여전히 견고하며,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는 생성형 AI 붐을 타고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특히 오픈AI(OpenAI)를 포함한 수많은 기업이 엔비디아 GPU를 임대해 AI 모델을 학습·추론하면서 애저 매출이 탄력을 받고 있다.
■ ‘소프트웨어 공장’에서 ‘지능형 엔진’으로
나델라는 메모에서 지난 10년간 ‘지구상의 모든 개인과 조직이 더 많이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미션을 언급하며, AI 시대에 맞춰 이를 재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의 ‘임파워먼트’는 특정 역할에 맞춘 도구를 만드는 차원을 넘어, 모두가 자신만의 도구를 만들어낼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찍어내는 공장에서, 모든 개인·조직이 필요한 것을 지을 수 있게 하는 지능형 엔진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오는 수요일 2025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월가에서는 생성형 AI 수요가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추가 감원 가능성이 있는지를 주목하고 있다.
■ 용어 풀이 및 배경 설명
• 벨트 타이트닝(Belt-tightening): 비용 절감이나 구조조정을 통한 긴축 경영을 의미한다.
• 프랜차이즈 가치(Franchise value): 기존 사업 모델만으로도 장기간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뜻한다. IT 산업은 변화 속도가 빨라 이러한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다.
• AI 시대의 임파워먼트: 인공지능 도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개별 사용자가 자신만의 프로그램이나 워크플로를 만들 수 있게 돕는 것을 강조한다.
분석: 감원 충격에도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AI 플랫폼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방증한다. 다만 인재 유출, 남은 직원들의 사기 저하, 그리고 ‘기업 문화’에 대한 신뢰 훼손이 중장기 성장동력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