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공정 장비·소모품 시장의 글로벌 리더 사토리우스(Sartorius AG)가 2025회계연도 상반기 실적을 공개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입증했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사토리우스는 2025년 1~6월 그룹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조정 EBITDA(※)는 11.9% 늘어난 5억 2,700만 유로를 기록했고, 조정 순이익은 작년 1억 4,800만 유로에서 13.7% 증가한 1억 6,900만 유로로 뛰어올랐다.
조정 EBITDA(Underlying EBITDA)는 기업의 근본적인 영업 수익성을 보여 주기 위해 일회성 비용·수익을 제외한 지표다. 바이오 제약 장비 업계에서는 연구개발(R&D) 비용과 인수·합병(M&A) 관련 비용처럼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거해 본업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견고한 실적 배경과 시장 평가
사토리우스는 생명공학·제약 공정용 필터, 배지, 배양 시스템 등을 제공하며 CDMOContract Development & Manufacturing Organization와 글로벌 제약사들의 생산 효율화 수요를 흡수해 왔다. 이번 분기에도 세포·유전자 치료용 공정 솔루션 공급이 증가하면서 매출 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회사 측은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신규 고객 수주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영진은 “
현재 예상되는 관세 인상 혹은 이에 따른 대응 조치를 가이던스에 반영하지 않았음에도, 당사의 시장 지위와 가격 경쟁력은 흔들리지 않을 것
”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전반적인 공급망 압박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핵심 고객층의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2025년 가이던스 유지
회사는 2025 회계연도 전체 가이던스를 변경 없이 유지했다. 매출 성장률과 수익성(EBITDA 마진) 전망에는 관세나 보호무역 여파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사토리우스는 “필요 시 가격 정책·원가 구조 조정을 통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고부가가치 연구·제조 소모품의 높은 진입장벽, 그리고 글로벌 제약사들과 체결해 둔 장기 공급 계약을 사토리우스의 핵심 방어선으로 꼽는다. 실제로 같은 업계 다른 기업들이 겪은 원재료 가격 상승 압박 속에서도 사토리우스의 EBITDA 마진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간 점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유지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관전 포인트
필자는 다음 세 가지 관전 포인트에 주목한다. 첫째, 장기적으로 세포·유전자 치료제 상업화가 가속화되면 일회용(Disposable) 바이오 공정 솔루션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글로벌 금리 인상 주기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사토리우스가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토대로 R&D 및 M&A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보호무역 기조가 심화되더라도 고도로 특화된 바이오 공정 장비는 대체 공급처 확보가 쉽지 않아, 사토리우스의 가격 결정력이 유지될 여지가 크다.
종합적으로 볼 때, 사토리우스의 상반기 실적은 경기 불확실성을 상쇄할 만큼의 견조한 내재 성장성과 운영 효율 개선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하반기에도 관세 변수, 신규 바이오 의약품 승인 속도, 그리고 원재료비 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EBITDA: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 —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비교적 순수한 영업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