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러의 ‘스트래티지’, 비트코인 랠리 힘입어 6분기 만에 흑자 전환

워싱턴 — 미국 나스닥 상장사 스트래티지(Strategy Inc.)가 6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마감하고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로 꼽히는 이 회사는 2025년 7월 31일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암호화폐 시장의 ‘골드러시’ 수혜를 톡톡히 입증했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2025년 2분기(4~6월)에 $99억7,000만 달러(주당 $32.60)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1억260만 달러 순손실(주당 57센트)에서 극적으로 돌아섰다. 이는 2023년 4분기 이후 1년 반 만에 처음 실현한 영업 흑자다.

이번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은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암호화폐 가격 급등이다. 스트래티지는 6월 30일 기준 597,325 BTC를 보유 중이며, 평균 매입 단가는 $70,982다. 같은 시점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120,000을 돌파했다가 최근 $116,600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GENIUS 법’ 서명, 암호화폐 산업 첫 제도권 이정표

업계에서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이달 초 서명한 GENIUS Act를 ‘제도화의 분수령’으로 평가한다. 해당 법안은 디지털 자산과 관련한 포괄적 규제·감독 프레임워크를 처음으로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법안 통과 전후로 시장 합법화 기대를 반영하며 비트코인을 대거 매수했고, 이것이 스트래티지의 14억 달러 상당 디지털 자산 공정가치 평가이익으로 직결됐다.

“우리는 비트코인을 재무준비금(Treasury Reserve Asset)으로 받아들이는 초고속 성장·초고속 채택(Hyper-Growth, Hyper-Adoption) 국면에 진입했다.” — 마이클 사일러(Michael Saylor), 스트래티지 창립자 겸 이사회 의장


전략적 자금조달: 현금·전환사채·주식 병행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시작한 시점은 2020년이다. 초기에는 잉여 현금을 투입했으나, 이내 저금리 전환사채(Convertible Bond)와 신주 발행을 병행하며 공격적으로 물량을 늘렸다. 이러한 ‘레버리지 기반 매집 전략’은 위험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2024년 4분기 회계기준 변경으로 평가이익 인식이 허용되면서 2025년 들어서 실제 손익에 막대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가 역시 가파르다. 2025년 들어 39% 상승해 비트코인 상승률(25%)을 웃돌았다. 2024년에는 무려 5배 가까이 폭등하며 12월 나스닥 100 지수 편입에 성공했다. 이러한 성공 사례는 여러 상장사가 ‘사일러식 금 庫(금고) 전략’을 모방하도록 자극했다.


‘사일러 따라하기’ 확산… 이더·알트코인으로 다각화 움직임

최근 일부 기업들은 이더리움(ETH) 등 소형 토큰까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스팩(SPAC·백지수표기업) 합병을 통해 암호화폐 자산을 지분증권으로 포장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스트래티지의 사례가 여전히 ‘비트코인 집중’에 머문 것과 대조적이다.

백지수표기업(blank-check vehicle)은 사업 실체 없이 공모를 통해 자본을 조달한 뒤, 추후 특정 기업과 합병해 상장시키는 특수목적법인이다. 규제 환경이 급변하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스팩 모델은 신속한 상장·자금조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핵심 용어 해설 및 전망

GENIUS Act: 기사 본문에서는 구체적 조항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해당 법을 ‘디지털 자산 정의 및 규제 기반’을 마련한 첫 연방 법률로 해석한다. 이처럼 제도권 편입 기대감은 투자 심리를 크게 개선시키는 촉매로 작용한다.

전환사채(Convertible Bond): 일정 조건에 따라 발행사의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채권이다. 금리가 비교적 낮아 기업 입장에선 자금조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반면, 주가 상승 시 기존 주주 지분 희석이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에서 확인된 ‘디지털 자산 회계처리 개선’이 기관투자가의 참여 문턱을 낮춘다고 진단한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평가익 의존형 실적’의 지속 가능성에는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비트코인 가격이 $120,000 이상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 ▲스트래티지가 포트폴리오를 이더리움 등으로 확대할지, ▲GENIUS Act 후속 세부 규정이 어떻게 마련될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