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웨스트항공, 2차 조종실 보안장벽 장착 첫 기체 상용 운항 개시

[투자·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2차 조종실 보안장벽(secondary cockpit barrier)을 설치한 첫 여객기를 실제 운항에 투입했다. 해당 기체는 Boeing 737 MAX 8로, 최근 인도된 직후 2025년 8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콜로라도주 덴버로 첫 상업비행을 마쳤다.

2025년 8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운항은 9·11 테러 이후 20여 년간 이어져 온 조종실 침입 방지 대책 논의의 구체적 결실로 평가된다. 항공기 제조사 보잉과 에어버스는 2023년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발표한 ‘신조 기체 2차 장벽 의무화’ 규정에 따라, 올해 8월 26일부터 장벽이 설치된 기체를 순차적으로 항공사에 인도하고 있다.


■ 2차 조종실 장벽이란?
2차 조종실 장벽(Secondary Barrier)은 조종실 출입문을 열어야 하는 식사·화장실·운항 교대 시점에 외부인이 난입하지 못하도록 물리적 차단막을 추가로 설치하는 장치다. 주로 금속 메시(mesh)나 강화 합성섬유로 제작되며, 열고 닫는 데 1~2초가량밖에 걸리지 않아 객실 승무원의 업무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 2001년 9월 11일 테러 이후 미 국내 노선 항공사는 두꺼운 방탄 조종실 문을 채택했으나, 문을 여닫을 때 취약점이 노출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주목

FAA는 새 규정에서 “신규 상업용 여객기에는 2차 장벽을 반드시 장착할 것”을 의무화했다. 다만 기존 기체에 대한 레트로핏(후장착) 의무는 적용하지 않는다. 이를 두고 미국 조종사노조연합(ALPA)은 “항공 보안은 과거가 아닌 현재 진행형 위협”이라며 기존 기체에도 단계적 장착을 요구하고 있다.


■ 사우스웨스트, 업계 평균보다 2년 앞당겨 도입
FAA는 신규 인도분 장벽 장착 의무 시행을 2026년 7월 31일까지 유예해 달라는 항공업계 요청을 수용했다. 델타항공·아메리칸항공·유나이티드항공 등 대다수 대형 항공사는 유예기간을 활용해 ‘운항 현장 적응·승무원 교육·비용 분산’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유예기간을 사용하지 않고 즉시 적용”이라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우리는 장벽 장착 작업을 빠르게 마칠 수 있고, 새 기체를 인수하는 즉시 상용 운항에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
— 저스틴 존스(Justin Jones) 사우스웨스트항공 운영총괄 부사장(EVP of Operations)

존스 부사장은 추가로 “올해 보잉 737 MAX 8을 약 25대 더 인도받을 예정이며, 해당 기체 모두가 장벽을 장착한 상태로 합류한다”고 설명했다.

주목

■ 시장·안전 전문가 시각
항공보안·운항 컨설턴트들은 사우스웨스트의 조기 도입이 ‘안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중장거리 노선 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일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동종 업계가 비용과 절차를 이유로 유예를 활용하는 가운데, 선제적 대응은 투자자 신뢰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반면 일부 항공사는 “승객 탑승·하차 흐름을 재조정해야 하는 만큼 시뮬레이션과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유지하고 있다.


■ 항공산업 전반 파급 효과
현재 연간 약 1,300대의 상업용 여객기를 인도하는 보잉·에어버스 등 제조사는 장벽 부품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FAA 규정에 따라 미국 우선 적용이지만,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유사 기준을 검토할 경우, 장벽 설치는 전 세계 표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장벽·보안 체계 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9%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업계 과제와 전망
전문가들은 조종실 장벽이 ‘물리적 안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한다. 사이버 공격, 드론 위협 등 비접촉 보안 리스크에 대응하려면 종합적인 다중 보안 레이어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기존 기체 장착 미의무로 인해 동일 노선·동일 항공사 내에서도 기체별 보안 수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승객 고지·승무원 숙련도 향상을 위한 추가 지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