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웨스트항공, 1월 27일부터 지정 좌석제 도입 확정…‘A-B-C’ 자유석 탑승 절차 역사 속으로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이 50년 넘게 유지해 온 자유석(open seating) 제도를 공식적으로 종료하고, 오는 2026년 1월 27일부터 지정 좌석제를 시행한다. 고객은 2025년 7월 29일부터 좌석을 지정할 수 있는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2025년 7월 21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 경쟁사 대비 열세에 놓인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대적 사업 모델 개편의 일환이다. 사우스웨스트는 올해 이 개편안으로 8억 달러, 2026년에는 17억 달러 규모의 EBIT(이자·세전이익) 증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1971년 텍사스 지역항공사로 출범한 뒤, 줄곧 좌석 지정 없이 탑승 순서에 따라 원하는 좌석을 먼저 차지하는 독특한 방식을 유지해 왔다. 이는 ‘A-B-C 그룹’으로 불리는 순번 시스템, 그리고 체크인 24시간 전 알람을 맞춰 가장 앞순번을 확보하려는 고객 행동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두 개의 무료 수하물 정책까지 변경될 예정인 만큼, 회사의 ‘차별화 요소’ 대부분이 재편될 전망이다.


새로운 탑승 그룹 체계

기존 세 줄(A·B·C)로 나뉘던 보딩 라인은 8개 그룹으로 세분화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실험을 통해 속도 저하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 그룹 1·2 – 최상위 엘리트 회원과 최상위 운임 구매 고객.
  • 그룹 3~8 – ‘Choice’ 및 ‘Basic’ 운임 고객을 좌석 위치별로 배정.
  • 신용카드 보유자(Rapid Rewards 카드 포함)최대 그룹 5까지 보장.

탑승구 앞에는 두 줄(two queues)만 남겨 혼잡을 줄인다. 스테퍼니 셰이퍼 모디(Stephanie Shafer Modi) 요금·부가수익 담당 전무는 “효율성을 우선하되, 최우수 고객의 편익을 동시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요금·좌석 종류·항공기 개조

사우스웨스트는 가격 세부 사항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표준(Standard)·선호(Preferred)·여유 공간(Extra-Legroom) 등 3단계 좌석을 판매할 예정이다. 추가 공간 좌석을 확보하려면 과거와 달리 ‘빠른 탑승권’ 대신 직접 좌석을 선택·결제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 사우스웨스트는 Boeing 737 항공기 내부를 재배치 중이며, 전체 항공기 약 25%에 해당하는 200대가 개조를 마쳤다. 탑승 전 추가 비용을 내면 더 넓은 좌석을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


고객 경험 변화와 가족 동반 여행

셰이퍼 모디 전무는 “가족·동행 고객이 함께 앉을 권리는 최우선”이라며, 좌석 미지정 표를 구매해도 최대한 함께 배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원하는 좌석·열을 확정하려면 사전에 선택 옵션을 사용하는 편이 유리하다.

“가족이 ‘통제감’을 원한다면, 지금 판매 중인 다양한 제품을 활용해 좌석을 지정할 수 있다.” – 스테퍼니 셰이퍼 모디 전무


전문가 시각: ‘가치 vs. 수익’ 균형 조정

전문가들은 사우스웨스트의 상징과도 같던 자유석 제도 폐지가 브랜드 정체성 희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견조한 현금흐름 확보라는 현실적 이유가 더 크다고 본다. checked-bag 요금 부과·좌석 지정료 도입은 이미 미국 대형 항공사들의 핵심 부가수익원이다. 사우스웨스트 역시 경쟁사 대비 낮은 단위당 수익(RASM)을 개선할 여지가 크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멤버십 프로그램(Rapid Rewards) 혜택 차별화다. 상위 등급 고객과 제휴 카드 사용자를 앞세우는 방식은 델타·아메리칸·유나이티드항공이 이미 채택해 검증된 모델이다.


용어 해설

Open Seating – 좌석 번호 없이 탑승 순서로 자유롭게 착석하는 방식. 1970년대 저가항공이 도입, 빠른 회전율이 장점이다.

Rapid Rewards –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마일리지 프로그램. 비행 횟수·이용 금액에 따라 등급이 올라갈수록 무료 항공권·조기 탑승 등이 제공된다.

EBIT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의 줄임말로, 기업의 영업 실적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향후 일정 및 전망

2025년 7월 29일 – 지정 좌석 선택 가능 항공권 판매 개시.

2026년 1월 27일 – 실제 지정 좌석제 시행 및 8개 그룹 보딩 시작.

항공업계에서는 사우스웨스트가 내년 상반기 중 수하물 유료화·새 운임체계까지 단계적으로 확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소비자 관점에서 ‘무제한 수하물·자유석’이라는 두 가지 메리트가 사라지는 만큼, 가격 경쟁력이 일정 부분 희석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탄력적 요금제·프리미엄 좌석이 정착되면 객단가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Southwest Boeing 737

결국 이번 변화는 ‘저가항공의 원가 절감 전략’과 ‘풀서비스 항공사의 부가수익 전략’이 점차 수렴하는 추세를 방증한다. 사우스웨스트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향후 저비용항공사(LCC) 전반의 비즈니스 모델 재편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