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로이터]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의 밥 조던(Bob Jordan)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회사의 턴어라운드(turnaround) 전략의 일환으로 장거리 국제선 취항과 프리미엄 공항 라운지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9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이 로이터 통신 보도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조던 CEO는 “초기 단계에서는 다소 위험 감수 성향이 높은(more risk-tolerant) 접근법을 취해 협동체(narrow-body) 기종으로 장거리 국제선을 시험 운항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광동체(wide-body) 항공기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지금까지 단일 기재 전략을 고수해 왔으나, 글로벌 노선 확장을 위해서는 기단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이에 따라 여러 제조사와 장·단기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기종, 투입 시점, 투자 규모 등은 아직 내부 검토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용어 설명 및 맥락
장거리 노선(long-haul)은 일반적으로 비행 시간이 6시간 이상인 국제선을 가리키며, 미 대륙을 넘어 유럽·아시아·남미 등지를 잇는 항로가 대표적이다. 광동체(wide-body) 항공기는 동체 폭이 넓어 좌석 열이 7열 이상 배열되고 화물 적재량이 커 장거리 운항에 최적화돼 있다. 반면 협동체(narrow-body) 항공기는 동체 폭이 4~6열로 비교적 좁아 중·단거리 운항에 주로 투입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현재 B737 계열 단일 기종만 운영해 정비 효율과 운용 비용을 최소화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광동체 도입은 회사 설립 이래 최초로 기단 구성 원칙을 바꾸는 중대한 결정이 된다.
기업·산업적 의미
조던 CEO는 “프리미엄 공항 라운지 구축 또한 고객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라며 “기존 가격 경쟁력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면서도,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통해 수익 다각화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그간 ‘저비용·단거리’ 이미지가 강했던 회사가 서비스 고급화로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장거리 국제선 진출과 라운지 운영은 단순히 노선 확대 차원을 넘어, 프리미엄 시장에 대한 존재감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 밥 조던 CEO
시장 전문가들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장거리 국제선에 진출할 경우, 미국 4대 메이저 항공사(아메리칸·델타·유나이티드·알래스카)와의 경쟁 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본다. 특히 델타항공 등이 이미 운영 중인 스카이 클럽(Sky Club) 같은 라운지 서비스와 직접 경쟁이 예상된다.
도전 과제와 리스크
그러나 운항 허가, 슬롯 확보, 승무원 장거리 운항 규정 개정 등 해결 과제도 적지 않다. 더불어 광동체 구매·리스 비용, 정비 인프라 구축, 조종사 훈련 등에 드는 초기 투자액은 수십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 조던 CEO는 “재무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단계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제유가 변동성, 환율 리스크, 노사 협상,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외부 변수도 향후 투자 속도와 범위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특히 최근 여러 항공사가 지속가능항공연료(SAF) 도입 압력을 받는 점도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장거리 전략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문가 시각
항공 컨설팅사 캡스테인 애널리틱스(Capstane Analytics)의 애널리스트 리사 최 연구원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장점은 운영 단순성과 고객 충성도다. 다만 광동체 기단 도입은 복잡성을 높여 기존 강점을 희석할 위험도 존재한다”면서 “협동체를 통한 시험 노선 운항은 리스크를 분산하는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투자은행(IB)은 “단일 기재 전략을 포기하는 순간, 유지·정비 비용이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다”며 ‘신중 접근’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사우스웨스트항공 측은 “점진적 투자와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기대 효과
회사 내부 추산에 따르면, 장거리 국제선 취항이 현실화될 경우 연평균 매출은 5~7% 추가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단, 공식 숫자는 아직 미공개 또한 프리미엄 라운지 운영으로 부가수익이 확대되면 기존 저비용 항공사 수익 구조의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북미·카리브해·멕시코 등 11개국 121개 도시를 운항하고 있으며, 830여 대의 B737 기단을 보유하고 있다.(2025년 2분기 기준)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가격 경쟁력’에는 강점이 있지만,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와 프리미엄 서비스 부문에서는 경쟁사 대비 약세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향후 일정
조던 CEO는 “향후 6~9개월 내에 기단 다각화와 관련한 1차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6년 중 파일럿 노선을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또한 “프리미엄 라운지는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개장할 수 있도록 공항 운영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항공동맹체(Alliance) 가입 또는 코드셰어(Code-share) 확대가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이를 통해 장거리 노선에 필요한 네트워크·탑승률을 확보하고, 초기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결론 및 전망
밥 조던 CEO의 11일 발언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저비용·국내선 중심’이라는 기존 정체성을 넘어,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으로 발돋움하려는 분명한 신호로 해석된다. 단일 기재 전략을 유지하며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해 온 회사가 새롭게 장거리 국제선·프리미엄 라운지라는 두 축을 추가함으로써,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수익 구조를 고도화하려는 의지가 읽힌다.
다만 대규모 투자 비용, 운영 복잡성, 시장 경쟁 심화 등 현실적 제약도 만만치 않다. 향후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어떤 형태의 기단 구성과 단계적 투자 로드맵을 제시할지, 그리고 라운지 서비스가 실제로 고객 경험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따라 장기 성장 스토리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