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증권거래소(Tadawul)가 12일(현지시간) 약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Tadawul 전종목지수(All Share Index, TASI)는 0.20% 하락하며 1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소매·호텔·관광·시멘트 업종이 약세를 주도해 지수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장 마감 기준 TASI는 전 거래일 대비 24.37포인트 내린 11,981.47포인트를 기록했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업종별로는 소매(-2.01%), 호텔·관광(-1.55%), 시멘트(-1.12%)가 두드러진 낙폭을 보였다.
특히 소매 업종의 경우, 내수 회복 기대가 둔화되면서 매도 물량이 집중됐다. 호텔·관광 업종도 성수기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되었다는 인식 속에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됐다. 시멘트 업종은 재료비 상승 압력이 지속되며 수익성 둔화 가능성이 부각됐다.
개별 종목으로는 Red Sea Housing Services Company(종목코드 4230)가 장중 10% 가까이 급등해 눈길을 끌었다. 이 종목은 종가 기준 9.96%(+4.14포인트) 오른 45.72사우디리얄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BAAN Holding Group Company SJSC(1820)가 4.98%(+0.11포인트) 상승한 2.32리얄, Astra Industrial Group(1212)이 4.71%(+6.70포인트) 오른 149.00리얄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Methanol Chemicals Company(2001)는 9.92% 급락하며 5년래 최저치인 10.62리얄로 주저앉았다. Fawaz Abdulaziz AlHokair Company(4240)는 4.91% 내린 25.54리얄, Jahez International Company for Information Systems Technology SCJSC(6017)는 4.68% 떨어진 23.40리얄로 약세를 이어갔다.
“하락 종목 216개, 상승 종목 123개, 보합 15개”라는 마켓 통계가 하루 동안의 투자 심리 위축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매도 우위 흐름이 확인됐으며,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변동폭이 더 컸다.
특히 Methanol Chemicals Company의 5년 신저가는 투자자들의 손실 회피 성향(위험기피)을 자극했다. 시장 관전 포인트로는 향후 이 종목이 10리얄 선을 지지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국제 원자재 시황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배럴당 63.34달러로 0.97%(0.62달러) 내렸다. 같은 시각 북해산 브렌트유 10월물은 0.75%(0.50달러) 하락한 66.13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금 12월물 선물가격은 0.21%(6.98달러) 밀린 온스당 3,397.72달러로 집계됐다.
외환시장에선 유로/리얄(EUR/SAR) 환율이 0.28% 오른 4.37을, 미달러/리얄(USD/SAR)은 3.75에서 변동이 없었다. 같은 시간대 달러 인덱스(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는 0.29% 내린 98.07을 기록하며 미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 해설1에 따르면, 유가 조정과 맞물린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이번 지수 하락에 영향을 줬다. 유가가 배럴당 65달러 부근에서 지지 여부를 시험하는 상황에서, 사우디 증시 투자자들은 에너지 가격과 국가 재정의 상관관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또한, 달러 약세는 해외 투자자들의 신흥시장 자금 재분배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으나, 동시에 사우디 리얄은 미국 달러에 페그(Peg)되어 있다는 점에서 환헤지 매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용어 설명 : 타다울(Tadawul)은 사우디아라비아 유일의 증권거래소로, TASI는 코스피와 유사하게 상장 전 종목의 시가총액 가중 평균을 나타낸다. 페그제란 자국 통화를 특정 통화(주로 달러)에 고정해 환율 변동을 최소화하는 제도를 말한다. 사우디 리얄은 1달러당 3.75리얄 수준에서 고정되어 있어, 대외 불확실성이 증폭될 때도 환율 변동폭이 제한적이다.
향후 전망 측면에서, 증권가에서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글로벌 유동성 방향성이 뚜렷하게 잡히지 않을 경우 TASI 12,000선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단기적으로는 핵심 경기지표 발표, 국제 유가 방향성,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비전 2030 프로젝트 집행 속도가 모멘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관투자가들은 최근 시총 상위 에너지·금융주 비중을 줄이고, 방위산업·헬스케어 등 비(非)유가 민감 섹터로 분산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개별 이벤트 대비가 필요한 개인투자자의 경우, 기업 실적 발표 일정과 사우디 중앙은행(SAMA)의 유동성 정책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이날 증시는 -0.20%라는 제한된 낙폭에도 불구하고 1개월 최저치를 경신함으로써 기술적 약세 신호를 보냈다. 투자자들은 단기 조정 국면이 장기 하락 추세로 이어질지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업종별 수급 흐름과 글로벌 매크로 이벤트를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