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가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감소와 순이익 둔화를 확인했다. 세계 최대 원유 기업인 아람코는 정유·화학 제품 가격 약세가 이어진 가운데 거래 물량 확대가 일부 완충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2025년 8월 5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아람코의 2분기 조정 순이익은 920억4,000만 사우디리얄(약 245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사전에 집계된 애널리스트 예상치(237억 달러)를 상회했지만 작년 동기 대비로는 감소세가 이어졌다.
* 환율은 기사 작성 시점 블룸버그 데이터에 근거한 1달러=3.75사우디리얄 가정
매출 하락세
같은 기간 총매출은 3,788억3,000만 리얄로, 전년 동기 4,257억1,000만 리얄 대비 약 11% 감소했다. 회사 측은 “원유 및 정제 화학제품 가격 하락이 주요인”이라고 밝혔다.
“시장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며, 2025년 하반기 석유 수요는 상반기보다 하루 200만 배럴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 아민 나세르(Amin Nasser) 아람코 최고경영자
유가 흐름
국제 유가는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저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2분기 중 이스라엘·이란 긴장 고조로 일시 반등했으나, 미국발 광범위한 관세 정책 탓에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가 재부각됐다. 원유 선물은 달러화 강세와 경기 불확실성에 압박을 받으며 박스권에 머물렀다.
증산 효과 기대
사우디아라비아는 다른 7개 산유국과 함께 자발적 감산 220만 배럴/일을 9월까지 단계적으로 완전 해제할 예정이다. 독립 분석기관이 집계한 OPEC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는 6월 일평균 935만6,000배럴을 생산했다. 감산 종료가 완료되면 아람코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차입 확대
아람코는 2024년 하반기에 두 차례 총 9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으며, 2025년에는 3개 트랜치로 50억 달러를 추가 조달했다. 글로벌 저금리 기조와 투자자들의 고신용 등급 선호가 맞물리며 회사채 수요가 견조하게 형성됐다.
배당 정책 조정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배당이다. 회사는 2025년 연간 배당 목표를 854억 달러로 설정해 전년(1,242억 달러) 대비 크게 낮췄다. 3분기에는 기본 배당 211억 달러와 성과 연동 배당 2억 달러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8월 4일 기준 배당수익률은 5.5%로, 엑슨모빌(3.6%)과 쉐브론(4.5%)을 앞섰다.
국가 재정과의 연계성
아람코 배당은 사우디 정부 재정에 직접적 파급을 미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비전 2030(Vision 2030) 전략 하에서 국가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도 여전히 핵심 재원이다. 사우디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3.9% 성장했으며, 이는 비(非)석유 부문이 주도했다.
용어 해설
• 배당수익률(Dividend Yield): 주가 대비 연간 배당금 비율을 의미하며, 투자자가 배당을 통한 현금 흐름을 가늠할 때 활용한다.
• 트랜치(Tranche): 채권 발행 시 조건이 다른 여러 분할 발행 물량을 지칭한다. 예컨대 만기, 금리, 통화가 다를 수 있다.
• 조정 순이익(Adjusted Net Income): 일회성 손익을 제외해 본업에서 발생한 실질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각 기업이 정의한 방식에 따라 산출된다.
전문가 시각
분석 : 유가가 박스권을 탈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람코의 증산 카드는 실적 방어에 유효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무역 긴장과 달러화 강세가 수요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어, 향후 배당 유지 능력이 투자 심리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아람코가 저금리 환경을 활용해 조달한 자금을 어떤 신규 투자에 투입할지도 주목된다.
또한 사우디 정부 재정의 석유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만큼, 내년 이후 국제 유가 향방이 국가 재정 및 비전 2030 프로젝트의 속도에 직접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