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발 주요 식품업계 뉴스
2025년 8월 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국부계 특수목적법인인 SALIC International Investment Company(SIIC)가 브라질 경쟁 당국(CADE)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자신들은 BRF 및 미네르바(Minerva)의 ‘수동적(passive) 소수 지분 투자자’일 뿐이라고 공식 해명했다.
SIIC는 BRF 지분 11.03%와 미네르바 지분 24.49%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있는 어떠한 정치적 권리(의결권·이사 선임권 등)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브라질 육가공 2위 기업 마르프리그(Marfrig)가 BRF를 인수·합병(M&A)하려는 계획을 두고 경쟁사 미네르바가 ‘사우디 투자자의 이해상충’을 문제 삼자 나온 해명이다.
CADE의 정보요청과 SIIC의 답변
브라질 경쟁 당국 CADE는 지난 6월 초기심사 단계에서 Marfrig–BRF 합병을 조건 없이 허가했으나, 곧바로 미네르바가 “경쟁사 간 민감 정보 교환 가능성”을 문제 삼으며 심사 연장을 요청했다. CADE는 8월 11일 화상 전체회의에서 연장 여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만약 사우디 투자자가 마르프리그 지분까지 얻게 되면, BRF·마르프리그·미네르바 세 기업 모두의 내부 경영 정보가 한 손에 집중될 수 있다” – 미네르바 측 주장
이에 대해 SIIC는 “우리는 의결권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Marfrig–BRF 합병 주주총회에서도 기권했다”며 “향후에도 동일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혀 이해상충 가능성을 일축했다.
240+90일 규정…합병 심사 시계
브라질 독점금지법에 따르면, CADE는 복합적 결합 심사를 위해 최대 240일(필요 시 90일 추가) 안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 따라서 연장 결정이 내려질 경우 최종 승인·불승인 통보 시점은 2026년 초까지도 밀릴 수 있다.
합병 완료 시 글로벌 식품 메이저 탄생
Marfrig과 BRF가 결합하면 남미·중동·아시아 3대륙에 가공 공장 네트워크를 구축한 또 하나의 초대형 브라질 식품기업이 탄생한다. 업계는 연간 매출을 2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하며, 소고기·가금류·가공식품 등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 단백질 기업’ 출현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 해설: ‘수동적 지분’이란 무엇인가
‘수동적(passive) 지분’은 투자자가 배당이나 주가 상승만을 목적으로 보유하고, 경영 참여·의결권 행사·이사회 진입 등을 하지 않는 형태를 말한다. 이는 국제 자본시장법상 ‘Pure Investment’로 분류되며, 규제 완화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CADE가 미네르바의 문제 제기를 얼마나 ‘실질적 위험’으로 볼지가 핵심이다. 둘째, SIIC가 향후에도 기권·불개입 노선을 지킬 경우, 법적·경제적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글로벌 곡물·단백질 수급 불안 속에서 사우디 정부의 식량 안보 전략과 브라질 육가공 ‘빅3’ 지형도가 어떻게 교차할지 주목된다.
기자의견: 현재로서는 SIIC의 ‘수동적 투자’ 선언이 법적·절차적 쟁점 해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사우디 정부가 2030년까지 식량 자립도를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국가적 어젠다를 추진 중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중동 지역에서의 생산·조달·수출 전략이 복합적으로 얽힐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