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용사 어드벤트 인터내셔널(Advent International)이 스위스 반도체 기업 유블록스 홀딩(U-Blox Holding)을 약 13억 달러(10억5천만 스위스프랑)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2025년 8월 1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어드벤트는 간접 자회사인 ZI 제니스(ZI Zenith)를 통해 공개매수(public tender offer) 형태로 거래를 진행한다.
주당 제시가격은 135스위스프랑으로, 6개월간 거래량가중 평균가(volume-weighted average price) 대비 53%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양사는 공동 성명에서 “해당 제안은 주주에게 즉각적이고 확실한 현금 가치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거래 조건 및 일정
이번 공개매수는 규제 기관 승인을 포함한 관례적 조건 충족이 전제되며, 향후 6개월 이내 결제 완료가 예상된다. 어드벤트 측은 “모든 절차가 원활히 진행될 경우, 유블록스는 비상장 상태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135프랑은 유블록스의 장기 기술 경쟁력과 성장 전망을 반영한 가격”— 어드벤트 관계자
유블록스의 현황
유블록스는 차량 내비게이션·로봇·농기계용 위치·항법용 마이크로칩 및 소프트웨어를 설계·제조하는 업체다. 2007년 취리히 증시에 상장했으며, 수십 년간 GPS·GNSS 분야에서 특화된 기술력으로 유럽을 대표하는 위치·항법 솔루션 공급사로 자리해 왔다.
회사 측은 지난주 금요일(16일) 어드벤트와 인수 협상 중임을 공식 확인했다. 같은 날 발표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EBIT) 규모는 770만 프랑으로 전년 동기의 2,800만 프랑에서 대폭 축소됐다.
아울러 세포형(cellular) 무선 통신 모듈 사업부를 매각하고 핵심 사업인 내비게이션·위치추적 솔루션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올 초 발표했다. 이번 매각 대금은 연구-개발(R&D) 투자와 영업 손실 보전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참고
보도 시점 기준 환율은 1달러=0.8063스위스프랑이다. 따라서 거래 총액 10억5천만 프랑은 미화 약 13억 달러에 해당한다.
핵심 용어 해설
사모펀드(Private Equity)는 기관·고액자산가로부터 모은 자금을 비공개 방식으로 기업에 투자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지분 매각이나 IPO를 통해 수익을 실현하는 투자 방식이다.
공개매수(Tender Offer)는 인수 주체가 증권시장 밖에서 다수 주주에게 동일한 조건으로 주식을 매입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제안하는 절차를 말한다. 대규모 경영권 거래에서 주로 활용된다.
거래량가중 평균가(VWAP)는 일정 기간 거래된 가격×거래량을 합산한 뒤 총 거래량으로 나눈 값을 뜻한다. 시장 가격 왜곡을 줄여 실질적 평균 매입 단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전문가 시각 및 시사점
어드벤트의 53% 프리미엄 제시는 유블록스가 보유한 차세대 자율주행·IoT 시대 핵심 기술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공급망 불안정과 전장(電裝) 기술 수요 확대가 겹치면서, 전문 칩 설계사의 밸류에이션이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모펀드의 단기 재무개선→재상장(Exit) 시나리오보다, 산업 내 전략적 재편을 염두에 둔 장기 보유 전략이 가능성 높다고 본다. 어드벤트는 최근 자동차 소프트웨어, 로보틱스, 농업기술 스타트업 등과 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으므로, 유블록스를 플랫폼 센서 허브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규제 승인이 변수다.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반도체·위치정보 장비에 대한 안보·데이터 주권 심사가 강화되고 있어, 절차가 길어질 경우 결제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본 거래는 글로벌 반도체·위치정보 산업 지형에 적지 않은 파급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국내 부품업체·팹리스(fabless) 기업들도 위치·항법 솔루션 수요 확대에 대비한 R&D 방향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