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 B형 간염 백신 개발사 다이나백스 22억 달러에 인수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Sanofi)가 미국 바이오기업 다이나백스 테크놀로지스(Dynavax Technologies)를 약 22억 달러(19억 유로)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성인용 B형 간염 백신(Heplisav‑B)과, 임상 초기 단계에서 유망성을 보인 대상포진(Shingles) 실험백신을 사노피의 백신 포트폴리오에 더하는 거래다.

2025년 12월 2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사노피는 이번 인수로 백신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보도문에는 매수 대금, 거래 구조, 향후 일정 및 관련 시장 상황이 상세히 담겼다.

거래 개요
사노피는 다이나백스의 주식 1주당 $15.50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인수를 진행하며, 이는 다이나백스의 종가 $11.13 대비 약 39%의 프리미엄에 해당한다. 다이나백스 주가는 거래 발표 직후 미 거래시간에 거의 39% 급등해 $15.45를 기록했고, 사노피 주가는 발표 당일 0.7% 하락했다.

주목

자금조달 및 일정
사노피는 이번 거래 대금을 가용 현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며, 2026년 1분기 내 인수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거래가 2025년 재무 전망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치·규제 환경과 시장 영향
보도는 또한 이번 인수가 미국의 백신 규제 및 예방접종 정책 재편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 보건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가 소아 예방접종 정책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영아 대상의 B형 간염 백신에 대한 오랜 범용 권고(Universal recommendation)를 철회했고 이는 의료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행정부는 2026년에 적용될 추가적 변경사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매출 현황
다이나백스의 Heplisav‑B만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B형 간염 예방 백신으로, 두 번 접종(1개월 간격)으로 면역을 유도한다. 이는 다른 백신들이 통상적으로 6개월에 걸쳐 세 번 접종되는 것과 대조된다. 해당 제품은 2025년 3분기에 $9,000만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내 연간 최고 매출을 $6억9백만(= $609 million)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사노피는 독감, 소아마비 백신과 더불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항체 치료제인 Beyfortus 등 기존 제품군에 성인용 B형 간염 백신과 대상포진 백신 후보를 추가하게 된다. J.P.모건의 분석가들은 다이나백스의 실험 백신 Z‑1018이 초기 안전성과 효능 신호가 대규모 임상에서 재현될 경우 2030년 이후 사노피의 매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목

경쟁 구도
대상포진 시장에서는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Shingrix가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 GSK의 Shingrix는 올해 약 40억 유로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며, 다이나백스가 제시한 초기 임상 결과에 따르면 Z‑1018은 50~69세 대상 92명 임상에서 Shingrix와 유사한 면역반응을 보였고, 안전성 프로파일은 더 우수한 신호를 나타냈다(다이나백스 발표, 8월).

업계 배경
사노피는 2021~2031 기간을 내재한 제품 수명과 특허 만료를 감안해 신제품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대표적으로 블록버스터 천식 치료제 Dupixent의 특허는 2031년에 만료될 예정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대체할 수익원 확보가 시급하다. 올해 사노피는 영국의 민간 백신개발사 Vicebio$15억에 인수했고, Blueprint Medicines와의 거래에서는 최대 $95억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규제 리스크와 산업 전반의 압력
올해 들어 사노피와 영국 라이벌 GSK는 미국 독감 백신 시장에서의 압박을 보고했으며, 호주 바이오텍 CSL은 백신 사업부의 분사를 연기했다. CSL은 분사 연기 사유로 “변동성 확대와 예상보다 큰 미국 예방접종률 하락”을 지목했다. 이런 환경은 백신 제조사들에게 수익성과 시장 예측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William Blair의 애널리스트 매트 피프스(Matt Phipps)는 “우리는 규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가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가격·가치 평가
사노피가 제시한 주당 $15.50는 다이나백스의 직전 종가 대비 39%의 프리미엄이다. William Blair의 피프스는 다이나백스의 Heplisav‑B 가치가 약 $26억(= $2.6 billion) 정도로 추정된다고 밝혀, 제시 가격은 그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현재의 보수적 거래 가격이 단기적 규제 리스크와 백신 수요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Sanofi의 연구개발 상황 및 규제 이슈
사노피는 이와 별도로 다발성 경화증(MS) 치료제 후보 tolebrutinib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거부됐다고 밝혔다. 사노피 연구개발 책임자 후만 아슈라피안(Houman Ashrafian)은 이번 결정이 회사에 “놀라운 결과”였으며, FDA가 이전에 제시한 검토 일정과 방향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아슈라피안은 “오늘의 FDA 결정은 이전에 기관이 사노피에 제공한 피드백과 비교해 중대한 방향 전환이다. 우리는 FDA의 이번 조치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이번 인수는 단기적으로 사노피의 백신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성인용 백신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Heplisav‑B의 두 번 접종 방식은 환자 순응도를 높여 장기적으로 안정적 매출원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Z‑1018의 임상 성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대상포진 시장의 점유율을 일부 흡수할 수 있다. 다만 규제 정책 변화, 특히 미국 내 예방접종 권고의 수정과 같은 외생적 요인은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단기적 매출 변동성은 불가피하다.

재무적·전략적 시사점
사노피가 가용 현금으로 인수를 완료할 경우 재무구조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전망이지만, 향후 임상·규제 단계에서 추가 비용과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Heplisav‑B의 현재 분기 실적과 애널리스트의 최고치 전망(연간 $609 million)을 고려할 때, 인수 후 통합 및 마케팅 전략 실행이 관건이다. 또한 Shingrix와 같은 강력한 경쟁제품과의 비교, 보험·공공 예방접종 정책 변화가 가격·판매 전략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결론
사노피의 다이나백스 인수는 백신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보강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인수 가치 평가, 규제 불확실성, 시장 수요의 변동성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할 때, 향후 실질적인 수익 기여 여부는 임상 시험 결과와 각국의 예방접종 정책 변화에 달려 있다. 이번 거래는 사노피가 Dupixent 특허 만료(2031년)를 대비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연장선이다.

참고: 환율 표기는 보도 자료 기준으로 1 유로 = $1.1789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