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 습성 황반변성 신약후보 ‘SAR402663’로 美 FDA 패스트 트랙 지정 획득

사노피(Sanofi)가 습성(신생혈관) 연령관련 황반변성(neovascular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nAMD) 치료를 목표로 개발 중인 1회 투여형 망막내(유리체내) 유전자 치료제 ‘SAR402663’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 트랙(Fast Track) 지정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2025년 9월 1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지정은 해당 질환으로 심각한 시력 손실 위험에 처한 환자들에게 치료 옵션을 앞당겨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노피는 현재 SAR402663을 대상으로 1/2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해당 시험에서는 안전성·내약성·효능 지표가 종합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SAR402663의 작용 기전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억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체적으로, 바이러스 벡터를 통해 soluble FLT01 유전자를 망막 세포에 전달해 VEGF 활성을 차단함으로써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항-VEGF 주사제가 월 1~2회 반복 투여가 필요한 반면, SAR402663은 ‘원샷(one-and-done)’ 방식으로 투여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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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트랙 지정이란?
패스트 트랙은 FDA가 중증 질환 치료제 가운데 미충족 의료 수요(unmet medical need)를 해결할 잠재력이 큰 후보 물질을 대상으로 개발과 심사를 신속화하는 제도다. 패스트 트랙에 올라서면 사전에 세분화된 검토 절차,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신청 자격, 롤링 심사(Rolling Review)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돼 상업화 일정이 최대 수개월까지 단축될 수 있다.

nAMD 시장 규모와 치료 공백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50세 이상 인구 실명 원인 1위로 꼽히며, 특히 ‘습성’ 또는 ‘신생혈관’ 형태는 망막 하부에 비정상적 혈관이 급속히 자라면서 출혈·부종을 일으켜 몇 개월 내 시력을 잃을 위험이 크다. 세계 nAMD 치료제 시장은 2024년 약 120억 달러(약 16조 원) 규모로 추정되며, 고령화 가속에 따라 연평균 7% 이상 성장세가 예상된다.

기존 치료 한계유전자 치료의 기회
현행 표준 치료인 항-VEGF 단클론항체 주사(예: 아일리아, 루센티스)는 매월 또는 격월 주사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주사 간격이 늘어나면 재발 위험이 커져, 환자 순응도(compliance) 저하가 주요 문제로 지적돼 왔다. SAR402663이 임상에서 장기 지속 효과를 확인받을 경우 ▲주사 횟수 감소 ▲진료 부담 완화 ▲의료비 절감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사노피 글로벌 개발총괄 존 리드 박사는 “이번 패스트 트랙 지정은 SAR402663의 혁신성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전문가 시각
일반적으로 유전자 치료제는 생산 공정 복잡성과 고가 약가가 난제이지만, 미충족 수요가 높은 안과 분야에서는 건실한 비용-효과성을 입증할 경우 급속 확산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최근 아벨리스·록손 등 경쟁사 후보 물질이 초기 임상에서 긍정적 데이터를 내놓으면서 ‘눈으로 향한 유전자 치료’가 R&D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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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 파이프라인 전략
사노피는 희귀질환·면역질환에 집중된 기존 포트폴리오에 안과 영역을 추가하며, 다각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패스트 트랙 획득으로 사노피는 FDA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데이터 제출·심사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승인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용어 설명: ‘유리체내(intravitreal)’ 투여는 안구 내부의 젤状 물질(유리체)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 약물이 망막에 고농도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해준다.

사노피 관계자는 “1/2상에서 확보한 안전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3상 pivotal 시험 설계를 조율 중”이라며 “환자·의료진 모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이어질 경우, SAR402663은 2028년 전후 미국 시장 진입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사노피가 안과 분야에서 본격적 존재감을 드러내며, 자사 혁신 플랫폼 ‘플리어적스(Plier-x)’ 기술과의 시너지도 모색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