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발 —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Sanofi)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벨렌 가리호(Belén Garijo)(65)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지연된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가속화하며, 미국에서 제기되는 백신 회의론에 대응하는 등 다각적인 난제를 안고 있다.
2026년 2월 13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가리호는 2021년부터 독일의 Merck KGaA를 이끌어 왔으며, 가리호의 성향에 대해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대담하고 세부에 강하며 실행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R&D(연구개발) 성과는 엇갈리는 편이며, 그녀 재임 중 Merck의 주가는 하락했다는 지적도 있다.
사노피의 주가는 지난 1년간 약 25% 하락했으며, 회사가 2월 중 CEO인 폴 허드슨(Paul Hudson, 58)이 이달 사임하고 4월 가리호가 공식 취임한다고 발표한 직후인 목요일에 3.5% 추가 하락했다. 허드슨의 경영은 신약 블록버스터의 부재로 전환 작업이 제약을 받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주요 이해관계자 진단
“CEO 교체는 R&D 혁신이 실패했거나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다. 가리호의 최우선 과제는 R&D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 Markus Manns, Union Investment 포트폴리오 매니저
일각에서는 가리호가 복잡한 기업 구조를 다루는 능력과 트럼프 대통령과 체결한 가격 관련 협상 등을 잘 처리한 점을 높이 평가했으나, Merck 재임 기간의 일부 R&D 실패와 한정된 신약 출시 실적(취임 기간 동안 시장에 나온 신약은 세 건에 불과했다는 평가)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핵심 과제: ‘듀픽센(Dupixent)’ 대체
사노피의 가장 큰 문제는 신약 개발이다. 듀픽센은 사노피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허가 2030년대 초반부터 순차적으로 만료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신약을 확보하지 못하면 매출에 큰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사노피 주가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왔다.
전문가 코멘트로는 “듀픽센 대체가 사노피의 핵심 전략적 도전”이라는 평가가 있다. 이는 의약품 포트폴리오의 집중도(risk concentration)가 높은 상황에서 파이프라인의 다변화가 절실함을 의미한다.
백신 사업의 약세
백신 부문은 매출의 거의 5분의 1(약 20%) 수준을 차지하지만 최근 몇 년간 매출이 둔화했다. 허드슨 전 CEO는 이 부문 약세를 미국 보건 행정 당국의 백신에 대한 보다 적대적 태도와 연관지어 언급한 바 있다. 미국 내 백신 회의론은 판매와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추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리호의 이력과 리더십 스타일
가리호는 임상약리학 전공으로 마드리드의 라파스(La Paz) 병원에서 의사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Merck KGaA에서 제약사업 책임자로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공급망 관리를 이끌었고, 지난해에는 그룹의 SpringWorks Therapeutics 인수(39억 달러)를 포함한 딜을 주도했다. 또한, 그녀는 독일 DAX 상장사 최고경영자를 맡은 최초의 여성으로 기록되어 왔다.
동시에 Merck 재임 기간 일부에선 R&D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Merck에서 상용화된 신약은 세 건에 불과했고, 이는 사노피가 그녀에게 R&D 부문을 기대하는 근거와 동시에 우려 요인이 되고 있다.
내부 구조 개선과 실행력
가리호와 함께 일했던 투자자들은 내부 구조 개선과 마진 보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 투자자는 “가시적인 부분(R&D와 사업 개발)은 순조롭지 않았지만 내부 구조는 개선됐고 수익성은 지켜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그녀가 “에너지와 역동성을 갖췄고 사노피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다”며 내부 사정 숙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기 전망과 역할
일부 분석가와 투자자들은 가리호를 전환기(transition)형 CEO로 보고 있다. 컨설턴트인 니콜라스 뒤마스(Nicolas Dumas)는 “그녀는 조직에 압박을 가하고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는 인물로, 영구적인 장기 CEO가 되기보다는 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설명
블록버스터 신약은 연간 매출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대형 의약품을 의미한다. 단일 제품에 매출이 많이 의존하는 기업은 해당 제품의 특허 만료나 경쟁 약물의 등장에 큰 영향을 받는다. R&D(연구개발)는 임상시험 설계, 규제 승인, 후보물질 발굴 등 신약을 상용화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뜻하며,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분야다. DAX는 독일의 주요 주가지수로 대형 상장기업들을 포함한다.
금융시장과 향후 전망(분석)
단기적으로는 CEO 교체 발표와 함께 주가가 추가 하락하는 등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중기적으로는 가리호가 R&D 생산성 개선을 어떻게 달성하느냐에 따라 주가와 기업가치가 좌우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긍정적 시나리오에서는 가리호가 내부 R&D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외부 파트너십, 인수합병(M&A), 기술 도입을 통해 듀픽센의 매출 공백을 보완할 대체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 이 경우 매출 하락 리스크가 완화되고 투자자 신뢰가 회복되며 주가의 반등 여지가 생긴다.
부정적 시나리오에서는 대체 약물 확보가 지연되거나 임상 실패가 이어져 듀픽센의 특허 만료 시점에 매출 공백이 현실화될 수 있다. 백신 수요 회복이 더뎌지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백신 부문에서도 추가적인 약화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재무적 압박으로 구조조정, 비용 절감, 자산 매각 등의 조치가 불가피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가리호의 첫 6~12개월이 분수령이 될 것이다. R&D의 초기 신호(임상시험 진전, 라이선스 계약, M&A 발표 등)가 긍정적이면 리레이팅(valuation 재평가)이 가능하나,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단기적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결론
사노피는 듀픽센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30% 이상)와 백신 사업의 최근 약세(매출의 약 20%)라는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다. 가리호는 조직 실행력과 내부 구조 개선에서 강점을 보였지만, R&D 실적은 엇갈리는 평가를 받아왔다. 따라서 그녀의 리더십 아래에서 R&D 생산성 개선, 파이프라인 다각화, 미국 시장에서의 백신 수요 회복 전략이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추진되느냐가 사노피의 향후 실적과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