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Sanofi SA)는 자사의 실험 약물인 토레브루티닙(tolebrutinib)이 1차 평가변수(primary endpoint)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2025년 12월 15일 발표했다. 회사는 이 결과를 근거로 원발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Primary Progressive Multiple Sclerosis, PPMS)에 대한 규제 승인 신청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5년 12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과는 사노피가 수행한 글로벌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제3상 임상시험인 PERSEUS 연구에서 나온 것이다. 연구 결과 토레브루티닙은 위약(placebo)과 비교했을 때 6개월 복합 확정적 장애 진행(6-month composite confirmed disability progression)의 지연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보여주지 못했다. 참고로 PPMS 환자는 전체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약 10%에 해당한다.
PERSEUS 시험 설계은 전 세계 다기관에서 진행된 무작위 배정·이중맹검(랜덤화·더블블라인드) 제3상으로, 참가자들은 하루 1회의 경구용 토레브루티닙 또는 위약을 최대 약 60개월(약 5년)까지 투여받았다. 사노피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PPMS 적응증에 대한 규제 신청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노피 연구개발 총괄 부사장 후만 아슈라피안(Houman Ashrafian)은 「오늘 결과에 실망스럽다; 다만 이번 결과가 다발성 경화증의 기저 병리학에 대한 이해를 개선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연구에서 관찰된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 임상시험과 일관되었으며, 약물 유발성 간손상(Drug-Induced Liver Injury, DILI)은 여전히 확인된 위험으로 엄격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규제 현황 및 과거 지정을 보면, 토레브루티닙은 2025년 7월 아랍에미리트에서 비재발성 이차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non-relapsing secondary progressive multiple sclerosis) 적응증으로 잠정 승인을 받았으며, 유럽연합(EU) 및 기타 관할구역에서는 현재 규제 심사 중이다. 또한 이 약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024년 12월에 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혁신 치료제 지정)을 받은 바 있다.
기전 설명 및 용어 정리
토레브루티닙은 뇌로 침투 가능한(Brain-penetrant) 경구용 브루톤 티로신 키나제(Bruton’s Tyrosine Kinase, BTK) 억제제로 개발됐다. BTK 억제제는 주로 면역세포의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해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기전을 가지며, 다발성 경화증에서는 특히 신경염증(neuroinflammation)을 표적화하는 것이 목표다. 원발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PPMS)은 초기부터 점진적으로 신체 기능이 악화되는 형태로, 재발·관해(relapsing-remitting)를 반복하는 형태와 달리 염증과 퇴행적 손상이 병존해 치료 표적과 시험 디자인이 복잡하다.
간손상(DILI)에 대해서는 임상에서 보고된 바와 같이 간기능 검사 이상, 중증의 경우 간염 혹은 간기능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치료 중 정기적인 간수치 모니터링과 위험도 관리 계획(Risk Management Plan)이 필수적이다.
재무 및 향후 일정
사노피는 토레브루티닙의 무형자산 가치에 대해 손상검토(impairment test)를 실시할 예정이며, 그 결과는 2025회계연도 4분기 및 연간 실적과 함께 2026년 1월사업 순이익(Business net income)이나 주당순이익(Business EPS)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2025년 재무 가이던스에는 변함이 없다고 명시했다.
시장·전략적 의미 및 분석
이번 발표는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PPMS 적응증에 대한 규제 신청 중단으로 해당 적응증에서의 매출 기대치는 사실상 철회된다. 다만 토레브루티닙이 다른 적응증, 특히 비재발성 이차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에서 잠정 승인을 받은 점과 EU 등에서의 심사 진행 상황은 남아 있어 전체 상업적 가능성이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다.
둘째, 사노피는 손상검토 결과를 2026년 1월 실적 발표 시 반영하겠다고 했으므로, 투자자들은 그 결과를 통해 토레브루티닙 관련 무형자산의 회수가능성 및 장부가치 조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회사가 이미 가이던스에 변화가 없다고 선언했지만, 시장은 임상 실패와 관련된 미래 수익 불확실성을 민감하게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 주가에 단기적인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경쟁 약물 및 기존 치료제의 상대적 지위가 재평가될 여지가 있다.
셋째, 임상 실패의 원인 규명과 데이터 심층 분석은 향후 개발 전략에 중요하다. 사노피는 성과를 통해 다발성 경화증의 병리학적 이해를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다른 BTK 억제제 계열이나 면역조절제 개발에 대한 연구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쟁사들 역시 PERSEUS 연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임상 설계·대상자 선택 기준·바이오마커 활용 등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적 해석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한 임상시험의 실패가 해당 계열 전체의 가능성을 단정 짓지는 못한다고 본다. 다만 PPMS는 병태생리학적으로 이질성이 크고,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평가변수 선택과 환자 층화(stratification)가 민감하게 작용하므로, 추가적인 서브그룹 분석과 바이오마커 연구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회사 측이 공개할 상세 데이터와 추가 분석 결과가 향후 연구 재설계 또는 적응증 전략 변화의 핵심 근거가 될 것이다.
결론
사노피의 토레브루티닙은 PERSEUS 제3상에서 PPMS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1차 평가변수에 실패했으며, 이로 인해 해당 적응증에 대한 규제 신청은 추진되지 않는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이전 결과와 일관된 프로파일을 보였으나 약물 유발성 간손상 위험은 여전해 엄격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회사는 토레브루티닙의 무형자산에 대해 손상검토를 실시하고 2026년 1월 실적 발표 시 결과를 공시할 예정이며, 재무 가이던스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개발의 복잡성을 재확인시키는 한편, 향후 임상 설계와 경쟁 구도의 재평가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