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기후변화 대응 전략에 대해 기존의 ‘재앙 방지’ 프레임에서 인류 복지 향상 중심으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5년 10월 28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게이츠는 COP30(제30차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을 앞두고 게이츠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공개 서한에서 “지나치게 많은 자원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만 집중돼 있다”며 “질병·빈곤 극복과 삶의 질 향상에 더 많은 재원이 투입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한에서 “기후종말론적 관점(doomsday view)은 과학적 사실과 인류의 혁신 능력을 과소평가한다”며, ‘전략적 피벗(Strategic Pivot)’을 통해 ‘인류 복지에 최대 기여를 하는 분야’로 투자가 이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CNBC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도 “
기후 문제는 매우 중요하지만 전체 인류 복지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
”라고 재차 못 박았다.
파리협정 목표 “비현실적” 평가
게이츠는 2015년 합의된 파리기후협정(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C로 제한) 목표에 대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혁신과 정책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1.5°C 달성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하며, 목표치를 무조건 유지하기보다 ‘비용 대비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현실적 경로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Breakthrough Energy 구조조정 배경
게이츠가 설립한 기후기술 투자펀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Breakthrough Energy)’는 2025년 초 수십여 명의 직원을 감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 2기 환경 규제 완화 기조에 맞춰 게이츠의 투자제국이 재편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파리협정 들쑥날쑥 합류
지난 10년간 미국은 행정부 교체 때마다 파리협정 참여 여부를 번복해 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가입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차 임기 시작과 동시에 탈퇴를 선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재가입을 추진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다시금 탈퇴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장기적인 기후정책 연속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거대 IT기업 ‘2030 넷제로’ 목표 흔들
메타(Meta), 알파벳(Alphabet),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T기업들은 2030년까지 넷제로(Net-zero) 또는 카본 네거티브(Carbon-negative) 목표를 설정했지만, 인공지능(AI) 붐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이 변수가 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지속가능성 담당 임원 멜라니 나카가와는 2025년 2월 사내 보고서에서 “
“달(목표)은 더 멀어졌지만, 인공지능이라는 더 크고 빠른 로켓을 만들어 결국 달에 도달할 것”
”이라고 밝힌 바 있다.
AI 투자 거품 우려와 게이츠의 전망
게이츠는 CNBC 인터뷰에서 “AI 분야 투자의 상당수는 ‘dead ends(막다른 골목)’가 될 것”이라면서도 “테크 기업이라면 이 경쟁에서 빠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용어 설명
COP(Conference of the Parties):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 전 세계 190여 개국이 참여해 기후변화 대응을 논의하는 연례 회의다.
넷제로(Net-zero): 배출한 온실가스를 흡수·제거해 실질적인 총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개념이다.
카본 네거티브(Carbon-negative): 배출량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제거해 순배출량을 ‘음수’로 만드는 고도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