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7’만의 랠리인가, 미 증시 구조적 전환점인가 — 트럼프-발(發) 관세정책이 초래할 대형주 우위의 10년 시나리오

‘대형주 천하’는 이제 시작일 뿐인가

—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유지·확대가 S&P500 내부 지형까지 바꿀 장기 판도를 해부하다


1️⃣ 문제의 출발점 — 관세 재강화 & ‘S&P 495’ 경고음

지난 8월, 월가는 두 개의 상반된 숫자에 술렁였다.

  1. 시가총액 상위 7개 기업(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메타·아마존·테슬라)이 전체 S&P500 시총의 33%를 돌파.
  2. 이들을 제외한 ‘S&P 495’의 2025년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5%에 불과.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도입한 15~25%의 대(對)중·EU 관세를 전면 유지하고, 반도체·배터리·가전·일부 소비재에 추가 관세(최대 50%)를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대형주가 궁극적 승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이것이 단순 ‘순환매’인지, 혹은 구조적 전환의 신호탄인지는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


2️⃣ 관세 + 규모의 경제 = 대형주의 비대화

관세 충격이 중소형주에 불리한 이유는 명확하다.

구분 대형주(Top 50) 중소형주(Russell 2000)
해외 매출비중 평균 56% 평균 22%
다변화된 공급망 3개 대륙 이상 1~2개 국가 편중
관세면제 로비능력 상시 전담팀 제한적
대체 생산지 전환비용 매출 대비 3%↓ 매출 대비 10%↑

즉, 관세라는 고정비가 생기면 규모의 경제를 갖춘 기업일수록 변동비 전가율이 낮고, 영업마진 회복이 빠르다. 월가가 2018~2019년 무역전쟁 국면에서 실제로 관찰한 현상이기도 하다.


3️⃣ ‘S&P 척도’가 흔들리면 경기 선행신호도 흔들린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하는 LEI(선행지수)에는 S&P500이 포함된다. 그러나 지수가 몇 개 초대형주에 의해 견인되면, 신호 대 잡음비가 악화된다. 2024~2025년 사이 LEI가 12개월 연속 하락해도 침체가 현실화되지 않았던 배경에는 바로 ‘지수 왜곡’이 있었다.

S&P500 vs 동일가중
S&P500 (시총가중) 대 동일가중 ETF(RSP) 수익률 괴리

• 2024년 9월 ~ 2025년 7월
– S&P500 :+22% / RSP :+8%
– 이 기간 중 GDP QoQ 성장률은 평균 +1.1%p.


4️⃣ 장기 시나리오 ① — ‘양극화 고착’

필자는 관세가 적어도 2028년까지 완화되지 않는 베이스라인을 가정한다. 이 경우 기대할 수 있는 구조는 다음과 같다.

  • EPS 기여도: 빅7이 S&P500 전체 EPS 성장의 55% 이상 차지.
  • 밸류에이션 스프레드: 대형주 PER 20배, 동일가중 PER 15배→2028년 12배로 더 축소.
  • IPO 한파: 관세 리스크·금리 고점으로 고성장 스타트업 상장 지연.
  • 고용시장: EAO(Extended Automation Outsourcing) 트렌드 확산 → 중소기업 일자리 초과감축 1.5%p.

이는 2000년대 IT 버블 붕괴 직후와 유사하지만, 이익의 절대규모가 달라 ‘버블’ 붕괴가 아닌 ‘지속적 집중’이라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5️⃣ 장기 시나리오 ② — ‘역(逆)균형 회복’

반대로 관세가 2026년 중간선거 이후 부분 완화되고, Fed가 2026년 말까지 정책금리를 150bp 이상 인하한다면?

  1. 우리나라 코스닥과 유사하게, 미 소형주 PBR 0.9배 → 1.2배 재평가.
  2. M&A 활성화: 대형주 현금 → 실적 부진 중형주 인수(반도체 장비·2차전지 소재).
  3. 연준 완화 → 달러 약세 → 관세 약화 + 원자재 수입가 안정 → 리테일·항공 마진 확대.

그러나 정치 일정상 관세 철폐에는 ‘긴 절차·협상’이 필요하다. 필자의 확률 가중 평균 시나리오는 ① 60%, ② 40%다.


6️⃣ 실물경제 — 가계·고용에 미치는 후폭풍

미 상무부 소비자지출(PCE) 통계에 따르면 관세 부담이 가계 지출에 전가되기까지 평균 9개월 시차가 있다. 대형주는 가격결정력이 높아 판가 2.2% 인상으로 방어하지만, 소형 소매업체는 마진 손실 직격탄을 맞는다.

사우스웨스트항공·월마트처럼 관세와 인건비에 노출된 기업은 ‘더블 미스’ 가능성이 높다는 Wolfe Research 경고는 이 지점에 있다.


7️⃣ 투자 전략 로드맵 — 3단계 분할

개인·기관 투자자가 취할 수 있는 전술적 대응을 3단계로 요약한다.

  • 단기 (2025 하반기): 하이볼(고변동) 매크로 → Quality Growth ETF(Qual) + Hedge Pairs(롱 S&P500 숏 RSP).
  • 중기 (2026~2027): 관세 지속 + 연준 완화 → 대형주 콜옵션 캘린더 스프레드 / Russell 2000 풋옵션 Protective Collar.
  • 장기 (2028+): 정책 사이클 반전 → Equal-weight ETF + 액티브 소형주 펀드 로 벤치마크 교체.

특히 옵션 시장에서는 Skew Premium이 대형주 콜옵션 쪽으로 기울어 있고, 소형주 풋옵션 IV 는 역사적 평균 대비 +2시그마이므로 보호 포지션 비용이 높다. 따라서 캘린더 리스크 리버설 같은 순 프리미엄 0 전략이 유효하다.


8️⃣ 결론 — ‘관세 시대’가 낳을 미 증시의 비선형 미래

필자는 관세 → 규모의 경제 → 영업 레버리지 라는 연쇄 효과가, 향후 10년간 미국 증시에서 “대형주 다변화 포트폴리오 내지 빅7 집중” 두 갈림길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본다.

핵심 체크리스트

  1. 관세 관계 행정명령·상원 법안 통과 추이
  2. ‘S&P 495’ 6개월 평균 EPS 모멘텀 반등 여부
  3. Fed 정책금리 vs 10년물 스프레드 지속성
  4. 대형주 M&A 공시 (2026) → 소형주 엑시트 기회 포착
  5. AI CapEx 사이클 2단계(서버팜 → 엣지) 진입 신호

즉, 관세는 결국 초격차 자본기술·정책 로비 능력을 지닌 기업에게 지나친 장벽이 아닌 ‘비용 전가의 무기’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중소형주는 기술혁신이나 틈새시장 공략이 없는 한, 규모의 역풍 속에서 멀티플 디스카운트를 감수해야 한다.

본 칼럼은 정보 제공 목적입니다. 투자 판단은 독자 본인의 책임이며, 필자는 언급된 금융상품·종목에 대한 이해관계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