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데이터센터 구축 자원, 풍부한 인력 풀과 디지털 사용자 기반, 그리고 시장 기회에 주목하고 있다. 클라우드·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규모 자본 투입이 단기간 내에 이어지면서 인도는 글로벌 AI·클라우드 허브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25년 12월 11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4년간 175억 달러(약 24조 원)를 투자해 초대형(hyperscale) 인프라를 확장하고, 국가 플랫폼에 AI를 내장하며 인력 준비성(workforce readiness)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아마존(Amazon)은 기존에 투자한 400억 달러에 더해 350억 달러 이상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혀, 단 이틀 이내에 빅테크의 약 500억 달러 규모 투자가 잇따르는 모습이다. 인텔(Intel)도 인도에서 반도체 생산 계획을 발표하며 PC 수요 증가와 AI 채택 속도를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인도의 전자정보통신부(Ministry of Electronics and Information Technology)의 사무차관 S. Krishnan은 CNBC에 “모델이나 컴퓨팅 능력만으로는 기업이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없으며, 애플리케이션 계층을 만드는 기업과 이를 배치할 대규모 인력 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스탠퍼드 대학이 집계한 글로벌·국가별 AI 활력도(Global and National AI Vibrancy) 지표에서 인도는 미국, 중국, 영국과 함께 상위 4개국에 포함됐고, 개발자 커뮤니티인 GitHub는 인도의 오픈소스 프로젝트 비중을 전체의 24%로 집계해 최고 비중을 기록했다.
핵심 기회: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Krishnan은 “인도의 기회는 토대 모델(foundational model)이나 대규모 컴퓨팅만이 아니라, 기업 수익을 창출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데 더 크다”고 말했다. 즉 기초 모델을 바탕으로 실제 산업·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대규모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용어 설명: ‘기초 모델(Foundational model)’은 대규모 텍스트·이미지·음성 데이터를 학습해 다양한 작업으로 파인튜닝하거나 응용할 수 있는 대형 AI 모델을 의미한다. ‘하이퍼스케일(Hyperscale)’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또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들이 대량의 컴퓨팅·저장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설계·운영 방식을 말하며, ‘GPU‑rich data centers’는 AI 모델 학습·추론에 필수적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다수 보유한 데이터센터를 뜻한다.
Tarun Pathak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연구이사는 “이번 대규모 자본투입은 마이크로소프트에 GPU 중심 데이터센터에서의 선점 이점을 제공하고, Azure를 인도의 AI 작업부하에 선호되는 플랫폼으로 만들며 정부의 AI 공공 인프라 구축 구상과의 정합성을 심화시킨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가 중요한 이유
데이터센터 측면에서 인도는 여러 장점을 보유한다. 일본·호주·중국·싱가포르 등 아시아 태평양권의 전통적 허브들이 성숙해진 반면, 싱가포르는 토지 제약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장 여력이 제한된다. 반면 인도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개발이 가능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유럽 주요 허브와 비교해 전력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최근 인도의 재생에너지 공급 능력 확대는 전력 소모가 큰 데이터센터의 운영비 구조를 개선하는 요인이다.
현지 수요도 성장 동력이다. 전자상거래 성장으로 인한 클라우드 수요 증대, 소셜미디어 데이터 저장 의무화 가능성 등은 지역 내 데이터센터 투자 필요성을 높인다. IDC의 Deepika Giri(빅데이터·AI 연구 책임자)는 “인도는 아태지역에서 AI 지출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이며, AI 모델을 운용할 수 있는 적절한 컴퓨팅 인프라가 부족한 점이 큰 기회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리적·도시별 확장과 현지화
글로벌 기업들은 기존의 해안 도시 중심 데이터센터(예: 뭄바이·체나이)뿐 아니라 방갈로르(Bangalore), 하이데라바드(Hyderabad), 푸네(Pune) 같은 IT 인력 밀집 도시로 용량을 확장하고 있다. Krishnan은 “전세계 서비스를 위해 인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서, 서비스 기반과 가까운 IT 도시들에 용량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인도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전세계 AI·클라우드 서비스의 엔진으로 활용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경제적·시장적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자본투입이 인도 내 관련 인프라 건설·운영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반도체·전력·냉각 등 연관 산업의 수요를 증대시킬 것이다. 특히 인텔의 반도체 제조 계획은 인도 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와 제조업 고도화 측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클라우드·AI 인프라 공급의 지역 내 증가는 서비스 지연(레이턴시) 축소, 데이터 주권(data residency) 요구 충족, 그리고 현지화된 AI 애플리케이션 확산을 촉진할 것이다.
시장 측면에서는 글로벌 클라우드 제공자의 경쟁 가속화가 예측된다. 대규모 설비 투자로 인한 공급 증가는 클라우드 서비스 가격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으며, 이는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 비용을 낮춰 AI·디지털 전환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인프라 투자 회수 기간이 길고 전력·토지·환경 규제 등 운영 리스크는 잔존해 투자 수익률(volatility)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책·규제 및 리스크
인도 정부의 데이터 주권 정책, 인센티브 체계, 전력·토지·환경 규제의 변화는 투자 타임라인과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과 반도체 기술 공급 제한은 일부 기술·부품의 현지 조달을 어렵게 만들어 투자 계획을 수정하게 할 소지가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현지 규제 환경과 공급망 리스크를 면밀히 고려해 단계적 투자와 파트너십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결론
요약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175억 달러, 아마존의 350억 달러 이상 추가 투자 계획, 인텔의 반도체 제조 발표 등은 인도를 단순한 수요시장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AI·클라우드의 핵심 엔지니어링·배치 허브로 전환시키려는 움직임이다. 인도는 풍부한 인재, 대규모 데이터센터 개발 여력, 비교적 낮은 전력비와 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인해 향후 수년간 데이터센터 및 AI 인프라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본 기사에는 CNBC의 Dylan Butts와 Amitoj Singh의 보도가 기초 자료로 활용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