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3만 개 보유한 ‘비트코인 스탠다드’, 칸토르 피츠제럴드 SPAC 합병 통해 나스닥 상장 추진

가상자산(암호화폐) 기업 ‘비트코인 스탠다드 트레저리 컴퍼니’(Bitcoin Standard Treasury Company, 이하 비트코인 스탠다드)가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나스닥 상장에 도전한다고 17일 밝혔다.

2025년 7월 1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상장은 미국 월가 중견 투자은행 칸토르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가 후원하는 ‘블랭크 첵(blank-check)’ 차량과의 합병 방식으로 추진된다. SPAC은 통상 비상장 기업과의 합병을 목표로 우선 증시에 상장해 자금을 모은 뒤, 합병을 통해 피합병 회사를 우회 상장시키는 구조다.

비트코인 스탠다드는 공개 합병 완료 시점에 3만 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재무제표에 보유하게 되며, 이는 상장사 기준 네 번째로 큰 규모의 비트코인 보유고가 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평가액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현재 시세를 적용해도 상당한 수준의 가치를 형성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거래는 2025년 4분기(10~12월)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합병과 동시에 비트코인 스탠다드는 나스닥에 직상장 형태로 편입되며, 투자자들은 기존 SPAC 주식을 통해 회사 지분에 간접 투자하게 된다.

칸토르 피츠제럴드는 4개월 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 및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36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매입을 위한 암호화폐 조인트벤처를 출범시킨 바 있다. 이번 SPAC 합병 역시 해당 암호화폐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비트코인 스탠다드는 막강한 디지털 자산 보유량을 바탕으로 퍼블릭 마켓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선사하게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SPAC 방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전통적 IPO 절차 대비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시장 변동성이 심한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신속한 상장을 가능케 한다는 점이다. 특히 나스닥은 기술·핀테크 기업 친화적 규제환경을 제공해 암호화폐 기업들의 ‘선호 거래소’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3만 개 비트코인 보유가 단순 보유 자산을 넘어 “비트코인 채굴회사·결제서비스사·상장지수펀드(ETF) 이외 기업이 취득한 사례 중 손꼽히는 규모”라며, 향후 나스닥 상장사들의 디지털 자산 편입 경쟁을 가속화할 변곡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대규모 비트코인 보유 기업의 상장 확대가 가격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상장사가 규제당국 공시·감사 의무에 따라 투명하게 재무 정보를 공개하면,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논리다.

다만, 합병 완료까지는 규제 심사·주주 승인·시장 상황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 특히 2025년 4분기 목표 시점 이전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관문을 통과해야 하며, 이는 가상자산 업계 전반의 규제 리스크와 맞물려 있다.

SPAC 합병 절차를 이해하기 어려운 투자자를 위해 부연하면, SPAC은 먼저 ‘빈 껍데기’ 회사를 상장시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이후 실제 운영 실체를 가진 비상장 기업을 찾아 합병한다. 합병 뒤에는 피합병 기업이 상장사 지위를 승계한다. 비트코인 스탠다드는 바로 이 ‘피합병 기업’에 해당한다.

업계 관측통들은 “칸토르·테더·소프트뱅크라는 굵직한 이름들이 얽힌 점에서, 비트코인 스탠다드의 나스닥 직행은 암호화폐 시장에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대형 금융기관과 가상자산 기업의 협업은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향후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비트코인 스탠다드는 2025년 내 ‘티커(Ticker)’를 부여받고, 나스닥 전광판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회사는 구체적인 티커 심볼과 공모가 범위 등 세부사항은 추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거래가 상장 후 주가 및 비트코인 시세에 미칠 영향, 그리고 대형 기관들의 암호화폐 투자 확대 흐름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