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동반 하락세…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핵심 변수

■ 암호화폐 3대 종목이 여름 고점 대비 급락

지난 여름 사상 최고치 또는 그에 근접한 가격을 기록했던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XRP(리플)이 9월 초 현재 모두 큰 폭의 조정을 겪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하락을 일시적 조정으로 볼지, 시장 구조적 문제의 신호로 볼지 갈림길에 서 있다.

2025년 9월 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여름 동안 시장을 달궜던 저금리 기대와 ‘크립토 트레저리(기업 금고) 전략’ 열풍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에 따라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은 7월 고점 대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고, 시가총액 2·3위권인 이더리움·XRP 역시 동반 약세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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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투자자 이미지


1) 금리 변수가 촉발한 투자심리 냉각

최근 하락의 가장 흔한 설명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이다. 8월 초만 해도 ‘가을 금리 인하’ 기대가 시장에 광범위하게 반영돼 있었다. 이는 관세 충격에 대비해 경기 완충 장치를 마련하려는 정책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예상치를 웃도는 물가 지표가 속속 발표되면서 연준의 인하 여력에 제동이 걸렸다. 동시에 백악관과 연준 사이의 힘겨루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겹쳤다. 역사적으로 낮은 금리는 위험자산, 특히 암호화폐에 우호적이었다. 2020~2021년 ‘제로 금리’ 환경이 직·간접적으로 직전 불마켓(bull market)을 견인한 전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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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크립토 트레저리 회사 모델의 부침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크립토 트레저리 컴퍼니’ 모델의 흥망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1가 선구적으로 비트코인을 대규모 매입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같은 접근법이 이더리움·XRP까지 확산됐다.

“한 부문의 저성장 기업이 특정 코인을 공격적으로 매입해 주가를 끌어올린다”는 스토리텔링이 여름 내내 혁신적 전략으로 칭송받았다.

그러나 최근 시장 분위기는 달라졌다. 일각에서는 ‘일시적 유행’ 혹은 ‘투기적 거품’이라는 회의론이 고개를 든다. 거대 기업과 풍부한 유동성이 맞물려 과도한 레버리지가 형성됐고,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모델 자체가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1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나스닥 상장 데이터 분석 기업으로, 2020년 이후 비트코인 매수 전략에 집중하며 시가총액이 급등했다.


3) 새로운 촉매를 찾는 시장

비트코인·이더리움·XRP를 다시 끌어올릴 ‘차세대 호재’가 무엇이 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단기적으로는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재부상하거나, 암호화폐 친화적 입법이 속도를 낼 경우 상승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Strategic Bitcoin Reserve)’ 계획이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현재 행정부는 ‘재정 중립(budget-neutral)’ 방식으로 매입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정부 효율성부(DOGE) 지출 삭감과 관세 수입 확대가 후보로 거론됐으나, 스콧 베슨트 재무장관은 “2026년 이전 대규모 매입은 어렵다”는 입장을 최근 밝히며 기대감을 낮췄다.


4) 투자 전략 점검 시점

분석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은 위험도가 더 높은 토큰으로 자금이 순환(rotating)되는 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 이 같은 ‘리스크 온(risk-on)’ 기류는 최소 2026년 1분기까지 시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4년 주기 사이클 종료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

즉, 공포에 휩싸일 단계는 아니지만 포트폴리오 리밸런싱분산 투자 전략을 진지하게 고려할 때라는 조언이 힘을 얻는다.


5) ‘비트코인에 1,000달러 투자해야 할까’

모틀리풀(Motley Fool) Stock Advisor 팀은 “현재 매수 최적 종목 10선”을 발표했으며, 해당 리스트에 비트코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과거 넷플릭스(2004년 12월 17일 추천)·엔비디아(2005년 4월 15일 추천)의 사례를 들어 장기 초과수익을 강조했다. Stock Advisor 모델 포트폴리오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2025년 8월 25일 기준 1,049%로 S&P500(185%)을 크게 웃돈다.

모틀리풀은 비트코인·이더리움·XRP를 보유·추천하고 있음을 공시했다.


◎ 용어 풀이

크립토 트레저리 컴퍼니란, 본업과 무관하게 특정 암호화폐를 대규모로 매입해 ‘기업 금고’에 보유함으로써 주가와 시가총액 제고를 노리는 전략을 뜻한다. 전통적 현금·국채 대신 고수익·고위험 자산을 금고에 편입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크다.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은 미국 정부가 석유 비축 전략을 벤치마킹해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매입·보관하겠다는 계획이다. 예산 중립 원칙을 고수하면서 매입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4년 주기는 비트코인 반감기(채굴 보상 절반 감축)와 맞물려 시장이 대세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는 경험칙이다. 2017년, 2021년이 대표적 고점으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