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비킹 테라퓨틱스(Viking Therapeutics, NASDAQ: VKTX) 주가가 19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37% 급락했다. 동사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VK2735’의 2상 임상시험(VENTURE-Oral Dosing) 결과를 공개했으나, 높은 치료 중단율이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2상 시험에서 VK2735는 위약(placebo)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총 13주간 투약 결과, 최고 용량 투여군에서 최대 12.2%의 체중 감소가 관찰됐고, 위약군은 1.3% 감소에 그쳤다. 이로써 ‘1차 시험 목표(primary endpoint)’는 달성됐다.
그러나 치료 중단율(treatment discontinuation rate)이 문제로 떠올랐다. VK2735 투여군의 중단율이 28%에 달해 위약군 18%를 크게 웃돌았다. 투자은행 Mizuho의 애널리스트 자레드 홀츠(Jared Holz)는 “
엘라이 릴리(Eli Lilly, NYSE: LLY)의 경구 비만 치료제 후보와 비교하면 대부분 지표가 열세다. 릴리의 중단율은 72주 장기 시험에서도 중간 20%대에 머물렀다
”고 평가했다. 그는 “비킹이 단기간에 경구용 비만 치료제 시장의 주류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라이 릴리 주가 영향
같은 날 엘라이 릴리 주가는 1.5%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VK2735의 부정적 시그널이 오히려 릴리 후보물질의 경쟁우위(competitive advantage)를 부각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구 GLP-1/GIP 이중 작용제란 무엇인가?
VK2735는 GLP-1(glucagon-like peptide-1) 및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dual) 작용제다. GLP-1과 GIP는 모두 인체 내에서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최근 당뇨·비만 치료의 핵심 타깃으로 부상했다. 기존 주사제와 달리 ‘경구 제형(oral tablet formulation)’은 복용 편의성을 높여 환자 순응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안전성 지표
회사 측은 “위장관 관련 이상반응(gastrointestinal-related adverse events)의 99%가 경증 또는 중등증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높은 중단율이 이러한 안전성 설명을 상쇄했다는 평가다. 임상 현장에서는 경증이라도 메스꺼움·복부 팽만 등 부작용이 지속될 경우 환자가 약물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탐색적 유지 용량(maintenance dosing) 결과
비킹은 추가로 진행한 ‘탐색적 유지 투여군’에서 저용량으로도 체중 감소 효과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투자자 반응 및 향후 과제
미국 개인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VKTX가 올 들어 고공행진을 보인 탓에, 이날 급락으로 “리테일 투자자에게 가혹한 하루”라는 코멘트가 이어졌다. 애널리스트들은 “파이프라인 개선 또는 차세대 후보물질 확보 없이는 기관·환자 모두의 관심을 되찾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놨다.
법적·규제 일정
이번 결과는 미 식품의약국(FDA)에 제출돼 다음 임상 단계(2b/3상) 설계에 반영될 예정이다. 비만 치료제는 최근 FDA의 패스트트랙 심사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아, 규제 당국의 판단 속도가 향후 주가 방향성에 결정적일 수 있다.
전문가 해설 및 전망
시장 관점에서 가장 큰 쟁점은 ‘효능 대비 순응도’다. 체중 감소폭 자체는 경쟁사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3개월 만에 28%가 중단했다는 점은 장기 복용 환경에서 더 큰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무게 감소 폭이 선형(linear)으로 확대될 조건보다, 부작용 관리와 복용 편의성 유지가 향후 성공 변수로 꼽힌다.
또한 치료 중단율은 보험사와 정책당국의 약가 협상 과정에도 영향을 준다. 보험청구 데이터상 순응도가 낮으면 급여 승인이 지연되거나, 환자 본인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
요약하면, “효과는 입증됐으나, 부작용 관리가 숙제”라는 전형적 논리가 재현된 셈이다. 향후 비킹이 용량 조절 전략과 신규 투여 방식(예: 구강용 필름, 서방형 제제)을 개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도 시사점이 있다. 경구 GLP-1/GIP 시장이 확대될수록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수출(L/O) 협상 과정에서 ‘순응도 데이터’가 신규 필수 지표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일부 국내 바이오벤처가 경구형 펩타이드 플랫폼을 연구 중이며, 이번 사례는 임상 설계 단계에서 조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교훈으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