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Beyond Inc., NYSE: BYON)의 주가가 7.2% 급등했다. 행동주의 투자 펀드 셰이 캐피털(Shay Capital)이 블록체인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산 분리·독립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한 직후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셰이 캐피털은 비욘드 마커스 레모니스(Marcus Lemonis)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회복세에 접어든 비욘드의 핵심 사업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메디치 벤처스(Medici Ventures) 포트폴리오—특히 tZero와 그레인체인(GrainChain) 직접 지분—의 수익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행동주의 주주인 셰이 캐피털은 자신들이 “significant” 즉,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즉각적 조치를 제안했다. 핵심 제안은 다음과 같다.
① 그레인체인 지분을 위한 SPV(특수목적법인) 설립: 신규 법인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BYONS’ 티커로 주식 배당 형식으로 상장·거래된다.
② 메디치 벤처스 전체 포트폴리오에 대한 CVR(Contingent Value Right·조건부 가치권) 배포: 해당 권리는 ‘BYONR’ 티커로 거래되며, 자산 매각·수익화 여부에 따라 주주에게 추가 가치를 제공한다.
전문용어 풀이
SPV(특수목적법인)은 특정 자산이나 프로젝트를 분리해 관리·운영하기 위해 설립되는 기업으로, 모기업 리스크와 독립적으로 자산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VR(조건부 가치권)은 특정 이벤트(예: 자산 매각, IPO 등)의 성과에 따라 추가 이익을 받을 권리다. 주주는 CVR을 주식처럼 보유·거래하면서 미래의 잠재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우회 상장 방식으로 신규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빠르게 상장하게 해주는 ‘백지수표(blank check)’ 기업을 의미한다.
서한에서 셰이 캐피털은 “지난 10년간 비욘드 주주들은 블록체인 벤처에 4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며, 자산 회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tZero가 경쟁업체들보다 기술·규제 측면에서 앞서 있다며, 시가총액 1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는 여타 블록체인 기업 대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셰이 캐피털은 tZero가 상장(IPO)이나 SPAC 합병에 성공하면, 비욘드는 희석 없는 자본조달(dilution-free financing)로 성장 전략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사회에 보낸 요구사항에서 셰이 캐피털은 영업일 기준 10일 이내에 제안 수용 여부와 실행계획을 서면으로 답변하라고 촉구했다.
비욘드 경영진은 이미 지난달 tZero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자산 수익화 절차를 공식화했으나, 셰이 캐피털은 “더 결단력 있는 실행”을 주문했다.
기자 해설 및 전망
블록체인 산업이 ‘윈터(침체기)’를 딛고 재평가 국면에 진입하면서, 전통 상장사들이 보유한 디지털 자산 가치에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행동주의 주주의 압박은 해당 자산을 빠르게 시장에 노출시켜 가치를 확정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특히 CVR 구조는 주주에게 리스크는 낮추고 잠재 수익은 확대하는 ‘옵션’ 역할을 한다. 금융공학 관점에서 BYONR이 실제로 상장되면, 유사한 구조의 ‘옵션형 배당’이 한국 시장에도 도입될지 주목된다.
향후 비욘드가 셰이 캐피털의 제안을 수용할 경우, 한국 투자자들도 NYSE에서 BYONS·BYONR을 통해 분리된 블록체인 자산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반면, 경영진이 소극적 대응을 보일 경우, 추가적인 위임장 대결(proxy fight)이나 소송(litigation)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행동주의 주주의 협상 카드로는 이사 선임 요구, 공개 매수 제안 등이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메디치 벤처스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아직 장부가치(Book Value)에 묶여 있다”며 “분리 상장이 현실화할 경우, 비욘드 본업(전자상거래·리테일)과 블록체인 자산 모두가 시장에서 투명하게 재평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