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Vista Equity Partners)가 사모 대출(private debt) 대신 브로드리 신디케이트 대출(broadly syndicated loan)을 활용해 보유 기업의 자본 구조를 재편하고, 연간 최소 2억 달러의 이자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비스타는 이번 주 금융 소프트웨어 업체 피나스트라(Finastra)의 재융자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등 글로벌 투자은행이 주선한 시장에서 41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이번 거래는 2023년 체결된 53억 달러 규모의 사모대출 중 상당 부분을 대체한다. 당시 피나스트라의 자금 조달은 사모 신용 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으나, 시장금리 상승과 투자자 저변 확대에 따라 공동대출 시장으로 갈아타는 편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신디케이트 대출이란?
브로드리 신디케이트 대출은 한두 개의 주관 은행이 여러 기관투자자에게 대출 참여 지분을 널리 배분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사모대출은 연기금·보험사·대체투자펀드 등 소수의 투자자가 비공개로 직접 자금을 빌려주며, 유동성이 낮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 최근 레버리지드론(Leveraged Loan) 시장의 유동성 회복으로, 차입기업들은 더 낮은 금리와 유연한 조건을 제공하는 신디케이트 대출로 이동하고 있다.
피나스트라의 재융자를 통해 비스타는 선순위 담보부 채권(first-lien)의 가산금리를 미국 벤치마크 금리(보통 SOFR) 대비 4 %p로 낮췄다. 이는 기존 사모대출 금리(벤치마크 + 7.25 %p)보다 3.25 %p 낮은 수준이다. ※ 선순위 채권은 기업이 파산할 경우 변제 우선순위가 가장 높아 보통 차입 비용이 저렴하다.
반면, 후순위(세컨드-리엔) 채권(second-lien)은 변제 순위가 낮아 벤치마크 + 7 %p로 책정됐다. 그럼에도 기존 사모대출 환경과 비교하면 전체 차입 포트폴리오 금리가 상당 폭 하락해 연간 이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전략은 단일 거래에 그치지 않는다. 비스타는 앞서 노우비포(KnowBe4) 인수 자금과 아발라라(Avalara) 인수 자금도 같은 방식으로 재조달했으며, 7월 29일에는 덕크리크 테크놀로지스(Duck Creek Technologies)를 대상으로 한 추가 공동대출 절차를 시작했다.
“레버리지드론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과 투자자의 위험 선호 확대 덕분에, 전통적 사모대출이 제공하던 고금리·폐쇄적 구조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시장 관계자의 평가가 이어졌다.
현재 전 세계 사모 신용 시장 규모는 약 1조7,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그러나 인수·합병(M&A) 거래가 주춤하면서 숨통이 막힌 사모대출 투자자들은 높은 금리 요구로 차입기업의 부담을 키우고 있으며, 이 때문에 신디케이트 대출을 ‘가교(bridge)’로 활용해 조달비용을 낮추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 분석
1) 기관투자자의 현금은 여전히 풍부하지만 대형 M&A 프로젝트가 감소해 갈 곳을 잃은 자금이 레버리지드론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2)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동결 또는 완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변동금리 구조인 공동대출 금리가 하향 안정될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3) Vista Equity처럼 기술·소프트웨어 분야에 집중한 사모펀드는 성장성을 지렛대 삼아 시장에서 더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레버리지드론은 벤치마크 + 가산금리 구조로 책정되므로, 향후 기준금리 변동에 따라 이자 부담이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다. 차입비용을 장기적으로 안정화하려면 금리 헤지(금리스왑·옵션) 전략이 필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기자 해설 | 레버리지드론 시장 투자 열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사모대출 의존도가 높았던 IT·소프트웨어 기업이 가장 먼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비스타의 결정은 금리 환경이 변할 때 자본 시장 접근성을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에도 벤치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