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트레이시, 니베디타 발루, 다비데 바르부시아 기자 | Reuters
글로벌 대기업인 씨티그룹과 맥도날드를 비롯한 다국적 기업들이 올 들어 캐나다 메이플 본드 시장에 대거 진출하고 있다. LSEG 데이터와 애널리스트‧투자자 설명에 따르면, 이들은 투자자 수요가 견조하고 차입 비용이 미국보다 저렴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5년 9월 2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비달러 자산을 선호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정책이 불러온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캐나다에서 외국계 발행사가 발행한 ‘메이플 본드(Maple Bond)’ 규모는 9월 25일 기준 C$163.2억(미화 163억 2,000만 달러)1에 달했다. 이는 2024년 한 해 전체 발행액 C$130억을 이미 넘어섰고, 2023년 연간치 C$162.8억도 소폭 추월했다1.
Andrew Parker 맥카시 테트로(National Capital Markets Practice 공동대표)는 “올여름부터 딜이 끊이지 않았다”며 “캐나다 금리가 더욱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Parker는 특히 넥스트에라 에너지 캐피털 홀딩스(NextEra Energy Capital Holdings)가 발행한 C$20억(미화 14억 4,000만 달러) 규모 메이플 본드를 올해 최대급 거래 사례로 꼽았다.
메이플 본드란 무엇인가
메이플 본드는 캐나다 달러 표시로 발행되는 외국계 기업의 채권을 의미한다. 미국 달러화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 투자자 층을 다변화하려는 발행사, 그리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선호하는 투자자 사이에서 수요가 맞물리며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통화정책 차별화도 시장 확대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달 들어서야 기준금리를 재차 인하하기 시작한 반면,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더 빠른 속도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단행해 왔다.
또한 2025년 1월 메이플 본드가 FTSE 러셀 채권지수에 편입된 이후 지수 추종 자금이 새로 유입되면서 수요가 강화됐다고 Rob Brown RBC 캐피털마켓 캐나다 채권자본시장 공동대표는 설명했다.
유럽 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포착된다. 로이터는 이달 초 미국 기업의 유로화 채권 발행이 연초 이후 사상 최대치(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Principal Asset Management의 고정수익 부문 책임자인 Mike Goosay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모호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비달러 자산을 요구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이에 대응해 다른 통화로 차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캐나다 시장에서 씨티그룹, 뉴욕라이프, 퍼시픽라이프 등 대형 금융·보험사가 발행 규모 상위권에 올랐다. 다만 이들은 모두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미국 IG(투자등급) 스프레드, 사상 최저권…하지만 리스크 잠재
미국 기업채 수요 역시 강세를 보여 투자등급(IG) 스프레드가 최근 수년 내 최저 수준까지 좁혀졌다. 이번 달 Fed의 추가 금리 인하로 시장이 더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는 장기적 리스크가 과소평가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재정적자 확대가 장기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번복을 거듭하는 통상 정책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며, 연준(Fed)·노동통계국(BLS) 등 핵심 기관의 정치화가 시장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대규모 수입 관세 부과를 선언한 직후, 미국 기업채 발행은 급감하고 스프레드는 빠르게 확대됐다가 최근 들어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CreditSights 투자등급 크레딧 전략 책임자인 Zachary Griffiths는 “광범위한 관세와 Fed·BLS 같은 핵심 경제기관의 정치화가 외국 투자자에게 달러 자산 비중을 어느 정도로 가져갈지 고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외환시장에서 미화 1달러는 1.3935캐나다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 LSEG 집계 수치 기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