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코프 스틸(ASX:BSL)이 2024/25 회계연도(2024년 7월 1일~2025년 6월 30일) 실적을 발표하며 순이익이 전년 대비 급감했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 철강업체 블루스코프 스틸은 세전·세후 손익 모두 감익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미국 코팅 제품(BlueScope Coated Products) 사업부와 관련한 A$4억3,900만달러(호주달러, 약 3,780억 원)의 손상차손(impairment charge)을 반영하면서 실적이 크게 후퇴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순이익(NPAT)은 A$8,38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A$8억570만 달러에서 급감했다. 조정 영업이익(Underlying EBIT)은 A$7억3,800만 달러로, 1년 전의 A$13억4,000만 달러 대비 약 45% 감소했다. 이러한 부진은 글로벌 철강 스프레드(steel spread) 축소와 미국 코팅 제품 사업부의 가치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실적 발표 직후, 시드니 증시에서 블루스코프 주가는 장중 한때 7% 급락하며 A$22.55까지 떨어졌다. 이는 6월 말 이후 7주 만의 최저치다.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01시 47분(GMT) 기준으로도 2.3% 하락한 A$23.67에 머물렀다.
배당 정책도 유지됐다. 회사는 보통주 1주당 최종 배당금 0.30 호주달러를 선언했다. 이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이지만, 전반적인 수익성 둔화를 고려하면 배당 성향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실적 지표
※다음 수치는 모두 호주달러 기준(A$)
· 순이익(NPAT): 8,380만 (전년 8억 570만)
· 조정 EBIT: 7억 3,800만 (전년 13억 4,000만)
· 손상차손: 4억 3,900만 (BlueScope Coated Products)
여기서 손상차손(impairment charge)은 자산의 장부가액을 회수가능가액으로 다시 계산해 감소분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절차다. 이번 경우, 블루스코프가 2022년에 인수한 미국 코팅 제품 사업부의 미래 현금흐름 전망이 악화되면서 평가액을 대폭 낮춘 것이 원인이었다.
또 다른 핵심 변수인 철강 스프레드(steel spread)는 원재료(철광석·석탄)와 제품(열연·냉연·코일)의 가격 차이를 뜻한다. 스프레드 축소는 곧 판매 마진의 수축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시장 반응 및 업계 의미
증권가에서는 ‘예견된 부진’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미 글로벌 철강 수요가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 고점 기조 속에 약세를 보였고, 동시에 원재료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 마진 압박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자동차·주택 수요 둔화와 높은 재고 부담이 겹쳐 코팅 제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모건스(Morgans)와 맥쿼리(Macquarie) 등 호주 주요 증권사는 이번 손상차손을 일회성 비용으로 간주하면서도, 철강 시황 개선 없이는 이익 회복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전망
블루스코프는 2025/26 회계연도 상반기(2025년 7월~12월)에 EBIT 5억 5,000만~6억 2,000만 달러를 제시하며 점진적 회복을 예고했다. 회사 측은 비용 절감과 미국 철강 스프레드 개선을 가장 중요한 동력으로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포트켐블라(Port Kembla) 제철소의 고로 효율화, △미국 콜럼버스(Columbus) 공장의 코팅 및 도장(塗裝) 라인 합리화, △친환경 전기로(EAF) 확대를 통한 에너지 비용 절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전문가는 글로벌 수요 회복 시점이 변수라고 지적한다. 세계철강협회(WSA)는 2025년 글로벌 철강 수요 증가율을 1.7%로 전망하지만, 중국·유럽·미국 모두 경기 회복 모멘텀이 약하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에 따라 블루스코프가 제시한 EBIT 가이던스는 보수적 추정으로 해석된다.
기자 해설 및 전망
첫째, 손상차손이 영업현금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더라도, 자본 대비 이익(ROE) 지표를 훼손해 밸류에이션 압박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철강업 특성상 재무 레버리지와 사이클(호황·불황 변동성)이 크다. 따라서 블루스코프가 밝힌 비용 절감과 친환경 설비 전환은 리스크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전기로(EAF)는 고로 대비 탄소배출을 50% 이상 줄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 조달금리와 규제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셋째, 주가 급락은 단기 과민반응일 수 있다. 손상차손이 이미 실적에 반영돼 ‘어닝 쇼크’ 우려는 일단락됐고, 배당 수익률은 2%대를 유지한다. 다만 철강 스프레드가 예상보다 더 빨리 회복되지 못하면 추가 조정 여지도 남아 있다.
결론적으로, 블루스코프 스틸의 2024/25 실적은 구조적·일회성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복합 악재였다. 친환경 설비 투자와 글로벌 수요 회복이 맞물리기 전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는 스프레드 지표, 미국·호주 주택 경기, 원자재 가격 흐름 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