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핀테크 기업 블록(Block Inc.)이 정기 편입 대상에 오르면서 월요일(현지시간) 주가가 7% 급등했다. 이는 시가총액 480억 달러 수준의 블록이 대형주 기준 대표 지수에 합류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나타난 즉각적인 시장 반응이다.
2025년 7월 2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S&P 다우존스 인디시즈를 운영하는 S&P 글로벌은 블록이 석유기업 헤스(Hess)를 대체해 S&P 500에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헤스는 앞서 셰브론(Chevron)에 540억 달러(약 74조 원)에 인수되며 지수에서 제외될 예정이었다.
이번 발표는 금요일 장 마감 직후 나왔으며, 주말을 거친 월요일 정규장 개장과 동시에 패시브(지수 추종) 펀드들의 대규모 매수 수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선매수세가 집중됐다. S&P 500 종목을 그대로 추종해야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및 인덱스펀드는 지수 조정일에 맞춰 블록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증권사 스티븐스(Stephens)는 메모에서 “패시브 자금이 약 1억 100만 주를 매수할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블록의 최근 평균 일 거래량 11일치에 해당한다.
시가총액·유동성·수익성 : S&P 500 편입 요건 충족
블록의 월요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80억 달러를 기록해 S&P 500 구성 종목의 중간치보다 상당히 높다. 다만 연초 이후 주가는 여전히 8%가량 하락해 있어, 시장은 향후 주가 회복을 위한 성장 모멘텀에 주목하고 있다. 블록은 모바일 결제 플랫폼 캐시앱(Cash App)과 점포 결제 단말기 서비스로 알려져 있다.
“지난 분기 총이익(gross profit) 성장률은 시장 예상에 못 미쳤지만, 조정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 스투 노빅(Stu Novick), 기미 크레딧(Gimme Credit) 선임 애널리스트
캐시앱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 정체는 투자심리에 부담을 주었으나, 조정 EBITDA 및 자유현금흐름 지표가 나아지면서 경영진은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서 블록은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해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핀테크 경쟁사 로빈후드는 아직 ‘지수 밖’
한편 로빈후드(Robinhood)는 지난 1년간 주가가 345% 급등하며 미국 증시 최고의 랠리를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S&P 500 편입 심사에서 여러 차례 제외됐다. 시가총액이 거의 1,000억 달러에 육박했음에도, 수익성•재무건전성 지표가 아직 위원회 기준에 미치지 못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월요일 로빈후드 주가는 5% 내렸다.
CNBC ‘클로징 벨: 오버타임’(Closing Bell: Overtime) 프로그램은 5월 1일자 방송에서 매출 부진과 가이던스 하향 이후 블록 주가가 급락했던 장면을 재조명하며, “이번 S&P 500 편입 결정이 신뢰 회복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용어 풀이 및 시장 영향력
① S&P 500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산출하는 미국 대형주 500개 종목 지수로,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80%를 포괄한다. 기관투자자들은 이를 ‘미국 경제의 축소판’으로 간주한다.
② 패시브 펀드는 지수를 그대로 추종해 운용하는 펀드로, 편입·제외 종목이 바뀌면 반드시 해당 비중만큼 매매한다. 결과적으로 지수편입 발표 직후엔 신규 편입종목 수급이 급격히 타이트해져 단기 주가 상승 압력이 발생한다.
③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모바일 송금·투자 플랫폼·암호화폐 등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블록의 사례가 “지수 효과(Index Effect)”를 교과서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패시브 자금이 한꺼번에 유입되면 유동성 여건이 개선되고, 기업 입장에선 기관투자자 지분 비중 확대를 통해 장기 자본 조달이 보다 수월해진다. 다만, 편입 이후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실적 개선이 뒤따라야 주가가 고평가 논란을 피할 수 있다.
블록은 이번 편입 결정으로 세계 최대 기금 및 연기금 포트폴리오에 자연스럽게 이름을 올리게 됐다. 회사 측은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과 비용 효율화를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캐시앱 사용자 기반 확대, 암호화폐 결제 인프라 개발, 해외 시장 진출 등이 주가 변동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지수 리밸런싱(Rebalancing) 시행일을 전후해 거래량이 다시 한번 급증할 것으로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