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GLP-1 의약품 시장, 어디까지 성장할까
체중 감량 및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GLP-1(Glucagon-Like Peptide-1) 계열 주사제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폭발적이다. 엘리 릴리(Eli Lilly)와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보험 보장 범위, 가격 전략, 카피캣(compounded) 의약품, 경구제(알약) 개발 등이 향후 시장 지형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2025년 11월 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두 회사는 공격적인 물량 확대와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다수 글로벌 제약사·바이오텍이 연간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맥킨지(McKinsey)는 2030년까지 미국 환자 2,500만~5,000만 명이 GLP-1 치료제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1. 엘리 릴리 독주, 노보 노디스크의 추격
릴리는 2025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GLP-1 주사제 처방 점유율 60%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와 제프바운드(Zepbound)가 각각 당뇨·비만 시장에서 “더 나은 체중 감량과 내약성”을 입증했다는 TD 코웬 애널리스트 분석
이 결정적이다. 반면 노보 노디스크는 오젬픽(Ozempic), 위고비(Wegovy) 공급 차질과 카피캣 확산으로 점유율이 하락했다.
주가도 엇갈렸다. 릴리는 연초 대비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2025년 들어 40% 가까이 하락했다. 새 CEO 마이크 두스타드(Mike Doustdar)는 9,000명 인력 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했지만, 이사회·재단 간 갈등이 지속되는 등 불확실성이 남았다.
2. 카피캣(compounded) 의약품과 법적 공방
GLP-1 주사제는 한때 공급 부족으로 503B·503A 약국^1^이 대량 조제한 카피캣 제품이 급증했다. FDA가 2025년 상·하반기에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 품절 해제를 선언함에 따라 대량 조제는 법적으로 금지됐지만, 릴리·노보 노디스크 모두 “두더지 잡기”식 소송전에 막대한 시간·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1 503B·503A 약국: 미국 연방의약품화장품법(FFDCA) 503조에 따라 대량(503B) 혹은 맞춤형(503A) 조제를 허가받은 기관을 말한다.
3. 보험 보장과 기업 부담의 딜레마
한 달 평균 1,000달러(약 133만 원)에 이르는 약가로 인해, 메디케어(Medicare)·대다수 민간 보험은 비만 치료 목적의 GLP-1을 아직 보장하지 않는다. 국제직원복리기금협회(IFEBP)는 2025년 설문에서 “비만·당뇨 모두 보장” 기업이 36%로 1년 전 대비 2%p 늘었으나, 고용주 총 의료비 중 GLP-1 비중이 10.5%에 달해 기업의 부담이 커졌다고 밝혔다.
일부 고용주는 체질량지수(BMI) 임계값, 치료 기간 제한 등을 조건으로 비용을 관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심혈관·수면무호흡·알츠하이머 등 추가 적응증이 확대되면 보험 확대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4. 경구제(알약)의 등장이 바꿀 판도
노보 노디스크는 25mg 경구 세마글루타이드의 비만 적응증 허가를 연말 목표로 추진 중이다. 별도 3상에서 릴리의 경구제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보다 약간 더 높은 체중 감량을 보였지만, 고용량 섭취 전·후 금식(空腹) 등 복용 제약이 많다.
반대로 오포글리프론은 소분자(small-molecule)라 흡수력·대량 생산성이 뛰어나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 경구 GLP-1 시장 240억 달러 중 릴리가 60% 점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의들은 “주 1회 주사가 더 효과적·내약성이 높아 알약이 주사 시장을 곧바로 대체하긴 어렵다”고 분석
하지만, 주사 공포·약가 인하 요인으로 알약 수요가 일정 부분 발생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5. 후발주자·신기술 경쟁 구도
암젠(Amgen)의 마리타이드(MariTide)는 월 1회 또는 그 이하 투여를 목표로 3상에 돌입했다. 중간 결과는 1년 체중 16.2% 감소(모든 대상자 기준)였으나, 부작용·중도 중단율이 높아 8주 단계적 증량 프로토콜로 내약성을 개선하고 있다.
이 밖에 머크(Merck)는 중국 한솨오제약(Hansoh Pharma)의 초기 단계 경구 GLP-1 권리를 20억 달러에 확보했으며, 아밀린 유사체(amylin analog)·GIP/GLP-1 이중 작용제 등 다양한 메커니즘을 겨냥한 파이프라인이 늘고 있다.
시장 전문가는 “체중 20% 이상 감소 효과는 이미 충분하며, 앞으로는 근육 보존, 부작용 최소화, 투여 편의성을 높인 약물이 차별화 포인트”라고 진단했다.
6. 기자 관전평 및 전망
① 가격 정책: 메디케어가 2027년부터 세마글루타이드 가격 협상을 시작하면, 민간 보험·고용주에도 연쇄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
② 공급 안정성: 릴리·노보 노디스크가 공장 증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도, 경구제 승인 전까지는 주사제 수요 초과가 이어질 전망이다.
③ 기술 다변화: GLP-1 단독 작용제에서 GIP/GLP-1, GLP-1/글루카곤 삼중 작용제, 아밀린 유사체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후발주자일수록 차별화된 메커니즘”이 필수다.
결론적으로 블록버스터 바이오 시장의 성패는 ①보험 보장 확대 속도 ②가격 인하 폭 ③공급망·생산능력 ④부작용·내약성 개선에 달려 있다. 현재 판도는 릴리 우위로 기울었으나, 노보 노디스크의 구조조정·경구제 카드, 그리고 머크·암젠 등 빅파마의 가세가 향후 시장 구도에 변곡점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