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힐스·노스웨스턴, 154억 달러 규모 합병 추진…미국 전력 수요 급증 대응

154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유틸리티 합병

미국 전력·가스 기업 블랙 힐스(Black Hills)와 노스웨스턴 에너지(NorthWestern Energy)가 19일(현지시간) 전액 주식 교환 방식으로 합병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양사 합병이 완료되면 시가총액 기준 154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규제 전기·천연가스(regulated electric & natural-gas) 유틸리티가 탄생하게 된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인공지능(AI)과 암호화폐(가상자산)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 소비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AI 및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는 막대한 전력과 냉각용 전기를 요구하며, 이에 따라 미국 전체 전력 수요가 수년 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두 회사는 합병 이후 2025년부터 2029년까지 70억 달러 이상을 전력망 확충·현대화, 가스 배관 교체, 신재생에너지 수용 능력 증대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래 조건에 따르면 노스웨스턴 주주는 보유 주식 1주당 블랙 힐스 주식 0.98주를 받게 되며, 이는 주당 59.14달러로 환산된다. 로이터 계산에 따르면 거래의 자본(지분) 가치는 36억 달러 수준이다.

발표 직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노스웨스턴 주가는 4% 넘게 상승해 57.23달러를 기록했다. 투자은행 지버트 윌리엄스 샹크(Siebert Williams Shank)의 애널리스트 크리스 엘링하우스는 “

100bp(1%p)에 달하는 성장률 상향(주당순이익 성장률 1%p 가산)이 두 종목 모두의 저평가 해소에 도움이 될 것

“이라고 평가했다.

엘링하우스는 또한 “합병으로 생성되는 대형 재무제표(large balance sheet)가 더 많은 성장 기회를 자금조달 측면에서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지배구조·통합 경영 구상

합병 법인은 블랙 힐스 본사가 위치한 사우스다코타주 래피드시티(Rapid City)에 본사를 둔다. 지분 구조는 블랙 힐스 주주가 약 56%를 보유하게 되며, 노스웨스턴 CEO 브라이언 버드(Brian Bird)가 통합 법인의 최고경영자에 취임한다. 린 에번스(Linn Evans) 블랙 힐스 CEO는 거래 종결 후 은퇴할 예정이다. 거래는 12~15개월 이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합병 첫해부터 주당순이익(EPS) 즉시 증가(Accretion)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연 5~7% EPS 성장을 제시했다. 서비스 지역은 사우스다코타·네브래스카·몬태나·아칸소·콜로라도·아이오와·캔자스·와이오밍 등 8개 주로 확대돼, 규제 전기·가스 시장에서의 성장 기회가 다각도로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제 유틸리티’란 무엇인가?

규제 유틸리티(도시가스·전력 등 공익사업)는 주(州) 정부 공공서비스위원회(PSC)나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의 요금 인가·투자 계획 승인을 받는 사업 모델을 뜻한다. 투자비를 일차적으로 요금에 반영할 수 있어 현금흐름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대신 수익률(ROE) 상한이 규제당국에 의해 결정된다. AI·가상자산 산업과 전동화(EV) 확대로 장기 수요가 가시화되는 환경에서, 안정적 수익률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 투자 전략이 통합 법인의 밸류에이션 재평가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 시각과 향후 변수

합병은 규제 승인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각 주 PSC가 합병이 소비자 요금·서비스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는 절차가 관건이다. 과거 미 연방 및 주 당국이 전력·가스 통합 거래를 승인하는 데 평균 10~14개월이 소요된 점을 고려하면, 양사 경영진이 제시한 2025년 말 완결 시나리오는 현실적 범위 내라는 평가다.

또한 이번 거래는 미 전력 산업의 ‘규모의 경제’ 확보 경쟁을 부각시킨다. 최근 드미니언(Dominion), 듀크(Duke) 등 대형 사업자도 전력망 및 신재생 통합 투자를 위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필자는

전력망 현대화 속도가 규제 프레임 개선·투자비 회수 메커니즘과 동행해야 한다

고 본다. 자본집약적 성격상 부채비율 상승을 동반할 수 있어, 장기채 금리가 높은 현 국면에서는 자금조달 효율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전망이다.

지방 규제기관의 요구에 따라 통합 법인은 재생에너지·배전 자동화·가스 저탄소화 로드맵을 구체화해야 한다. 이는 고객 요금 구조와 장기 수익성에 직결되므로, 주주뿐 아니라 소비자단체·지방정부의 협의도 중요한 변수로 남는다.

종합하면, 블랙 힐스·노스웨스턴 합병은 미국 전력 수요 구조적 증가라는 거시 흐름에 대응한 ‘선제적 투자·규모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규제 과정, 금리 환경, 신재생 전환 속도 등 복합 요인이 통합 법인의 재무·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