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65억 달러 규모로 에너지 데이터 기업 엔베러스 인수

블랙스톤(Blackstone)사모펀드(Private Equity) 업계 최대 규모의 대체 자산 운용사 위상에 걸맞은 대형 거래를 재개하며 에너지 데이터‧애널리틱스 선도 기업 엔베러스(Enverus)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2025년 8월 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이번 거래를 통해 경기 불확실성 완화와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글로벌 M&A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블랙스톤은 거래 금액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엔베러스의 기업가치가 약 65억 달러(한화 약 8조6,000억 원)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이 사모펀드 ‘거래 가뭄’이라 부르던 침체기를 지나 ‘딜메이킹 회복’ 단계에 진입했음을 방증한다.


거래 배경과 시장 환경

지난해까지 이어진 무역‧관세 변수와 고금리 기조는 글로벌 인수합병 시장에 ‘거의 완전한 정지’ 상태를 야기했다. 그러나

딜메이킹 정지는 이미 끝났다

는 조너선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 겸 COO의 지난달 발언처럼, 금리 인하 가능성과 누적된 투자 수요가 맞물리면서 재도약의 토양이 조성되고 있다.

이번 계약은 블랙스톤의 에너지 영역 확장 전략에 일환이기도 하다. 블랙스톤은 올해 1월 버지니아주 774메가와트 규모 천연가스 발전소를 인수하기로 하며, 석유‧가스부터 친환경 인프라까지 투자 외연을 넓혀 왔다.


엔베러스란 누구인가

1999년 설립된 엔베러스는 미국 전역의 에너지 생산업체 및 4만여 공급업체로부터 확보한 방대한 원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분석과 벤치마크 지표를 제공한다. 본사는 텍사스 오스틴에 있으며, 50개국 8,000개 이상의 고객사(탐사‧시추 기업, 전력‧유틸리티, 금융기관 등)를 보유하고 있다.

엔베러스 마누즈 니칸즈(Manuj Nikhanj) CEO는 보도자료에서

“블랙스톤은 AI와 실시간 인텔리전스가 에너지 미래를 규정할 것이라는 우리의 신념을 공유한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에너지‧인프라‧데이터 산업 전문성이 우리 성장 가속도를 높일 것”

이라며 “이번 거래는 단순한 인수가 아니라 ‘런치패드’“라고 표현했다.


거래 구조와 자문사

로이터가 지난 5월 단독 보도했듯, 현 지분 보유자인 헬만 & 프리드먼(Hellman & Friedman, H&F)은 엔베러스 매각 절차를 개시해 복수의 사모펀드와 전략적 투자자를 끌어들였다. H&F는 2021년 젠스타 캐피털(Genstar Capital)로부터 엔베러스를 42억5,000만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이번 딜에는 RBC 캐피털마켓과 로펌 심프슨 대처 & 바틀릿(Simpson Thacher & Bartlett)이 블랙스톤 측 자문을 맡았다. 씨티(Citi),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커클랜드 & 엘리스(Kirkland & Ellis)는 엔베러스 및 H&F를 대리했다. 거래 종결 시점은 2025년 말로 예상된다.


전문가 해설: ‘대체 자산’과 ‘사모펀드’

국내 투자자에게 ‘대체 자산(Alternative Asset)’이란 전통적인 주식‧채권 외의 투자처(부동산, 인프라, 사모주식, 헤지펀드 등)를 의미한다. 블랙스톤처럼 대체 자산을 주력으로 운용하는 회사들은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과 상관관계를 낮춰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를 추구한다.

‘사모펀드(PE)’는 비상장 기업 또는 일정 지분을 비공개 방식으로 인수해 기업가치 제고 후 매각 차익을 노리는 투자 기법이다. 상당수 사모펀드는 대규모 레버리지(차입)를 활용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며, 규제 완화‧세제 혜택 등 제도적 환경이 투자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시장 파급효과 및 전망

이번 인수는 에너지 데이터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재정립할 가능성이 있다. AI와 머신러닝을 결합한 실시간 분석 수요가 늘면서, 데이터 중심 플랫폼 기업은 ‘에너지 전환’ 시대의 필수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블랙스톤이 확보한 막대한 드라이 파우더(dry powder, 집행 가능한 자금)가 잇따른 빅딜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확산된다. 실제로 글로벌 사모펀드 업계는 높은 이자 부담과 금리 정상화 기대 사이에서 자산 매각을 서두르는 셀러와 공격적인 바이어 간 이해가 맞물리며 거래 가격 발견(discovery)이 활발해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블랙스톤–엔베러스 거래는 단순한 M&A 사례를 넘어 ▲대체 자산 시장의 회복 신호에너지 데이터 비즈니스의 고성장성AI 기반 분석 도구의 필수화라는 세 갈래 트렌드를 동시에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