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Blackstone)이 프랑스 파리 도심 트로카데로 지구에 자리한 센터 다페르(Centre d’Affaires) 빌딩을 약 7억 유로(미화 8억1,9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확정했다고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거래는 팬데믹 이후 위축됐던 프리미엄 오피스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점차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트로피 오피스’※ 매각 사례로 평가된다.
2025년 9월 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독일계 기관투자사 유니온 인베스트먼츠(Union Investments)로부터 100여 년 역사를 지닌 이 건물을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유니온 인베스트먼츠는 2003년 해당 자산을 2억8,400만 유로에 사들인 바 있으며, 이번 매각으로 20년 만에 약 2.5배의 차익을 실현하게 됐다.
“우리는 유럽 오피스 시장의 잠재력을 확신하고 있으며, 입지가 우수한 자산은 여전히 매력적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본다.” — 제임스 세팔라(James Seppala) 블랙스톤 유럽 부동산 총괄
로이터는 앞서 블랙스톤의 입찰 소식을 전하며, 미국 부동산 투자사 하인스(Hines)를 포함한 복수의 글로벌 투자자가 해당 자산 인수를 저울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 오피스 가격은 급락했다. 최근 일부 대기업들이 ‘출근 복귀’를 의무화하면서 수요가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대규모 오피스 거래는 여전히 드문 상황이다. 그럼에도 블랙스톤의 이번 베팅은 ‘입지·상징성·높은 임대료 수용력’을 갖춘 자산이라면 시장 침체 국면에서도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해당 빌딩은 연면적 4만1,000㎡ 규모로, 사무 공간 외에도 57가구의 럭셔리 아파트, 레스토랑, 카페 등 지원 시설을 갖추고 있다. 거래 종결일은 2025년 4분기로 예정돼 있으며, 향후 블랙스톤은 내부 리노베이션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증 강화를 통해 자산 가치를 한층 높인다는 구상이다.
‘트로피 오피스(Trophy Office)’와 ‘사모펀드(Private Equity)’는 무엇인가?
트로피 오피스란 명성이 높고 상징적 입지에 자리해 임차 수요가 견조하며, 시장 침체 국면에서도 가치가 쉽게 하락하지 않는 초우량 오피스 자산을 의미한다. 반면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비상장 주식·부동산 등에 투자하며, 투자 수익 극대화를 위해 적극적 관여 전략을 구사하는 기관을 말한다. 블랙스톤은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로, 부동산·인프라·헤지펀드 등 다양한 자산군에 1조 달러 이상을 굴리고 있다.
현재 유럽 부동산 시장은 고금리와 경기 둔화 우려로 매물·거래 모두 위축돼 있으나, ‘그린 프리미엄(친환경 인증 건물에 대한 임대료 우위)’ 트렌드가 뚜렷해지면서 도심 핵심 입지 오피스의 가치 방어력이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블랙스톤의 공격적 매입이 동종 자산에 대한 벤치마크 역할을 하며, 향후 대형 거래 재개 신호탄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거래 공시와 함께 블랙스톤은 “이번 인수를 통해 파리 오피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동시에, 임대 안정성과 자본차익을 모두 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연 4.5~5.0% 수준의 초기 임대수익률IRR과 향후 매각 시 추가적인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환율 참고 : 1달러 = 0.8542유로(2025년 9월 3일 기준)
※ ‘트로피 오피스’는 금융·IT 대기업 등 블루칩 임차인이 선호하는 랜드마크급 건물을 지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