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퇴직연금 자금을 사모시장으로 연결하는 전담 조직 신설

뉴욕발블랙스톤(Blackstone)퇴직연금 자금을 전 세계 사모시장(private markets)으로 보다 원활히 유입시키기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출범이 미국 내에서만 잠재적으로 ‘수조 달러(multi-trillion-dollar)’ 규모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5년 12월 2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직은 블랙스톤의 사모·대체자산 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퇴직연금의 사모주식·사모신용·부동산·암호화폐대체자산 참여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회사는 파트너십 구축과 상품 개발을 통해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시장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했다.

해당 분야의 확대 움직임은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노동부 장관증권거래위원회(SEC)에 대해, 일반 투자자가 401(k) 등 대중적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대체자산에 더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한층 탄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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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자산은 통상 사모주식(Private Equity), 사모신용(Private Credit), 암호화폐(Cryptocurrency), 부동산(Real Estate) 등을 포괄한다. 전통적 공모·상장 증권 대비 비상장·사적 시장에서 운용되는 비중이 높아, 수익률과 분산효과를 기대하는 동시에 유동성·평가·수수료 측면에서 특유의 리스크가 존재한다.

블랙스톤은 성명에서, 새 조직이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을 위한 파트너십 체결맞춤형 상품 개발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DC형은 근로자와 고용주가 적립에 기여하지만, 퇴직 시점의 최종 수령액을 보장하지 않는 제도다.

이번 조직은 블랙스톤의 프라이빗 웰스(private wealth) 사업부 산하에 편제되며, 동 부문은 현재 약 2,800억 달러(USD 280 billion)회사 발표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대체자산에 대한 개인투자 확대를 지지하는 측은 더 많은 투자자에게 잠재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분산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비판적 시각은 전통적으로 401(k)가 선호해온 공모·상장 증권에 비해, 대체자산은 리스크가 크고 수수료가 높다는 점을 들어 신중론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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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크고 정교한 기관투자자들은 사모시장 투자가 제공하는 견조한 수익분산효과의 혜택을 누려왔다”고 블랙스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존 그레이(Jon Gray)는 성명에서 말했다. 그는 블랙스톤이 “퇴직연금 솔루션 제공사들의 최우선 파트너”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 측면에서 헤더 본 주벤(Heather von Zuben)이 새 조직을 총괄한다. 그는 기존에 오픈엔디드(Open-ended) 신용펀드를 책임졌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를 지냈고 오랜 기간 모간스탠리에서 은행가로 활동한 톰 나이즈(Tom Nides)의장(Chair)을 맡는다. 또한 블랙스톤 부동산 부문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폴 퀸런(Paul Quinlan)미국 사업 부문장으로 선임됐다.

한편, 아폴로(Apollo)블루아울 캐피털(Blue Owl Capital) 등 다수의 사모시장 운용사들도 타 자산운용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모·사모 투자를 혼합한 펀드를 확정기여형 시장에 제공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401(k) 계좌에는 6월 30일 기준 미국인 자산 9조3천억 달러(USD 9.3 trillion)가 예치돼 있다고, 업계 단체인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인스티튜트(Investment Company Institute)가 밝혔다.


용어 설명과 맥락

• 401(k): 미국의 대표적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제도로, 근로자가 세전 또는 세후 자금을 적립하고, 고용주가 일정 비율을 매칭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운용 결과에 따라 퇴직 시점의 계좌 가치가 달라지며, 원금이나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

• 확정기여(DC)형 vs. 확정급여(DB)형: DC형은 납입액이 확정되고 수령액은 변동되는 구조인 반면, DB형은 향후 급여 수준이 일정 공식에 따라 사전에 확정되는 구조다. 이번 블랙스톤의 신설 조직은 DC형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 사모주식·사모신용: 사모주식(PE)은 비상장기업 지분 투자 또는 상장기업 비공개화 거래 등을 포함하며, 사모신용(Private Credit)은 은행 외부에서 이뤄지는 대체 대출·직접 대출 등을 말한다. 두 자산군은 공모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을 수 있어 분산 효과가 기대되지만, 유동성·평가·수수료 관련 특성에 유의해야 한다.

• 오픈엔디드 펀드: 상시로 자금 유입·유출이 허용되는 구조의 펀드로, 사모신용에서도 투자전략에 따라 해당 구조가 활용된다.


의미와 전망: 퇴직연금의 ‘사모’ 접근성 확대가 시사하는 바

첫째, 자금 조달 지형 변화다. 대체자산 운용사들은 장기 자금 성격을 가진 DC형 퇴직연금에 주목해 왔으며, 상품 구조화·수수료 체계·유동성 관리를 정교화해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블랙스톤의 전담 조직 신설은 이러한 흐름을 제도권 안으로 더욱 체계화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둘째, 규제·수탁자 책임의 정합성이 열쇠다. SEC와 노동부의 가이드라인이 상품 공시·적합성·수익률 산정·평가의 투명성을 어떻게 요구하느냐에 따라, 401(k) 기본 옵션(default) 편입 가능성, 타깃데이트펀드(TDF)와의 혼합 등 다양한 설계가 달라질 수 있다.

셋째, 투자자 교육과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다. 대체자산은 평가 주기·성과 변동성·환매 제한 등에서 공모자산과 다르다. 따라서 성과보고 방식, 수수료 구조(관리보수·성과보수), 유동성 윈도우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며, 이는 장기 분산 효과를 안정적으로 체감하게 하는 전제 조건이 된다.

넷째, 산업 간 협업 확대다. 기사에서 언급된 아폴로, 블루아울 캐피털 등과 마찬가지로, 전통 자산운용사·레코드키퍼·플랜 스폰서 간 파트너십은 혼합형(public+private) 전략의 보급에 필수적이다. 이는 비용 절감과 운용 접근성을 동시에 높이는 효과를 겨냥한다.

요약하면, 블랙스톤의 새 전담 조직은 DC형 퇴직연금의 사모시장 참여를 제도권에서 본격화하려는 업계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2,800억 달러의 프라이빗 웰스 운용 기반을 활용해, 파트너십과 상품화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이다. 다만, 규제 정합성, 투자자 보호, 수수료 투명성이라는 3요소가 핵심 과제로 남아 있으며, 이는 401(k) 생태계의 설계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점검과 개선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