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일본 기술 인력 파견업체 테크노프로 5,000억 엔 규모 인수 추진

[도쿄]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중 하나인 블랙스톤(뉴욕증권거래소: BX)이 일본의 대표적인 엔지니어·IT 인력 파견 기업인 테크노프로홀딩스를 약 5,000억 엔(미화 33억 9,000만 달러)에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8월 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조만간 공개매수(tender offer) 방식을 통해 테크노프로 주식 한 주당 4,900엔에 근접한 가격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테크노프로 인수 가격으로 제시된 총금액은 약 5,000억 엔이며, 이는 현 환율(1달러=147.44엔)을 적용할 경우 미화 33억 9,000만 달러 수준이다.

“블랙스톤은 이번 거래를 통해 일본 내 인재 파견·아웃소싱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아시아 지역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는 시장 관계자의 평가가 나온다.

공개매수(TOB)란?
공개매수(tender offer, TOB)1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공개적으로 매입하여 일정 지분 이상을 확보하려는 방식이다. 주식 시장에서 단계적으로 매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가격 변동 및 규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사례처럼 인수 주체가 사전에 제시한 가격에 응한 주주들로부터 주식을 일괄적으로 매입함으로써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테크노프로의 기존 주주들은 시장가 대비 프리미엄을 받고 지분을 넘기게 된다. 반면 블랙스톤은 일본의 기술 인력 공급 시장에서 단숨에 선두권 지위를 확보하게 되며, 특히 반도체·자동차·정보기술(IT) 등 일본 대표 산업군에 맞춤형 인재를 공급하는 테크노프로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장기적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일본 엔지니어링 인력 파견 시장의 특징
일본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고급 기술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 친환경 모빌리티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전문 엔지니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테크노프로처럼 대규모 엔지니어 인력을 보유한 파견 기업의 가치는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글로벌 사모펀드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금번 인수 가능성이 알려지자, 시장에서는 M&A(인수·합병)를 통한 구조조정,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글로벌 고객사 확보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거론된다. 다만, 실제 계약 체결 및 규제 당국 승인 절차, 그리고 일본 노동시장 규제에 따른 변동성이 남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블랙스톤의 행보와 전략적 의미
블랙스톤은 최근 몇 년간 아시아, 특히 일본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려 왔다. 부동산·물류·인프라 등 전통 자산뿐 아니라, 인력 서비스·IT·헬스케어 등 성장 산업에 대한 다변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번 테크노프로 인수 추진은 ‘기술 인재’라는 무형 자산을 확보해 포트폴리오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엔·달러 환율 상황으로 인해 외국계 사모펀드가 일본 기업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인수할 수 있는 호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엔저(低円) 환경은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인수 비용 부담을 낮춰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로는 ① 공개매수 가격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수용 여부, ② 일본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 기관의 심사, ③ 인수 후 조직 통합 계획 등이 꼽힌다. 블랙스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와 일본 고용 관행을 어떻게 조화롭게 관리하느냐 역시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1일본에서는 TOB(Take-Over Bid)라는 표현도 널리 사용된다. 다만 국제적으로는 tender offer라는 용어가 더 보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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