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Blackstone Inc.)이 최대 60억 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에너지 전문 데이터 기업 ‘엔베러스(Enverus)’ 인수를 추진하며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해당 거래는 에너지 데이터 시장에서 단연 돋보이는 대형 인수합병(M&A)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엔베러스는 현재 다른 사모펀드(Private Equity) 소유 아래 운영되고 있으며,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블랙스톤이 협상 과정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점은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로이터는 “거래가 성사될 경우, 블랙스톤은 최대 60억 달러(한화 약 7조 8,000억 원)를 투자해 에너지 정보 분석·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하는 엔베러스의 지분을 전량 취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에너지 전환·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서 데이터 자산이 가지는 전략적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엔베러스는 어떤 회사인가?
엔베러스는 시추·탐사·생산·거래·탄소 배출 등 에너지 가치사슬 전반의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하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 기업이다. 업스트림(Exploration·Production)부터 미드스트림(운송·저장), 다운스트림(정제·판매)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탄소 관리 솔루션까지 확대하며 고객사를 늘려 왔다. 현재 6,000개가 넘는 글로벌 에너지·금융기관이 엔베러스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관측이다.*1
“엔베러스는 단순한 데이터 제공을 넘어, 예측 모델링·위험 관리·상업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플랫폼을 결합해 경쟁력을 키워왔다”— 에너지 기술 분석업체 관계자
사모펀드와 블랙스톤의 투자 전략
사모펀드(PE)는 비상장 기업이나 지분을 인수해 가치 제고 후 재매각해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 방식이다. 블랙스톤은 세계 최대 규모 사모펀드 운용사 중 하나로, 2024년 말 기준 운용자산(AUM)이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블랙스톤은 에너지·인프라·기후 기술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60억 달러라는 가격은 비교적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되지만, 블랙스톤은 “데이터·소프트웨어·인프라 융합이 장기적으로 초과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전략적 확신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에너지 시장이 변동성을 겪는 국면에서도 구독형 데이터 서비스는 안정적 현금 흐름을 창출해, 전통 에너지·원자재 투자보다 위험 대비 수익성이 높다는 논리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업계 파급효과
전문가들은 에너지 데이터 산업이 앞으로 탈탄소·AI 도입·탄소배출권 규제 등 복합 요인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 석유·가스 탐사 기업: 비용 절감과 성공률 제고를 위해 고급 시추 데이터를 필요로 함.
- 재생에너지 개발사: 풍력·태양광 입지 선정 및 수익성 모델링에 빅데이터 분석 도구를 적극 활용.
- 금융기관·사모펀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를 평가하기 위해 실시간 배출 데이터 의존도가 높아짐.
따라서, 블랙스톤이 엔베러스를 확보할 경우,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에너지 전환 시대의 정보 인프라 공급자’로 변신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향후 일정과 불확실성
현재 협상은 진행 중이며, “최종 서명 전까지는 언제든 조건이 변경되거나 무산될 수 있다”는 점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블랙스톤·엔베러스 모두 “루머나 추측에 대해 공식 코멘트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만약 거래가 확정된다면, 규제 당국 심사 기간을 포함해 약 3~6개월 후 클로징(거래 종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정부가 대형 데이터 인수에 대해 경쟁 제한·정보 보안 이슈를 예의주시하고 있어, 심사 과정에서 추가 조건이 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자 관전평
에너지 산업은 탄소중립·지정학적 위기·금리 변동이라는 삼중 압력을 받으며 ‘정보 비대칭 해소’가 투자 성패를 가르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따라서, 블랙스톤이 엔베러스 인수전에서 승리할 경우, 기존 오일·가스 자산보다 데이터·소프트웨어 자산 비중을 키우려는 사모펀드 업계의 전략 변화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1~2년 내 에너지 데이터·AI 분석 스타트업에 대한 추가적인 인수합병 러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본 거래는 그러한 흐름의 ‘시금석’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